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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도슨트 임리나 Aug 25. 2023

작가에게 영감을 주는 제목은?

제목부터 써라 9

제목은 한 단어가 아닌 것이 좋다.
제목을 붙이려고 할 때는 무언가 말해 보는 것이 좋다.
-데미안 허스트


나는 영감은 믿지 않는다.
그러나 작업을 하려면 제목이 꼭 있어야 한다.
그래야 길을 잃지 않는다.
-기예르모 카브레라 인판테

작가를 환대하는 하는 제목의 형식으로 '~의'가 들어가면 어떨까 얘기했다면, 이번에는 작가의 영감을 주는 제목으로는 전혀 상반된 것을 엮는 역설적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현재 베스트셀러 제목을 훑어보면 <<문과 남자의 과학공부>>가 바로 역설적인 조합이다.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는 어울리지 않지만 결합해서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미 저자인 유시민이 유명하므로 <유시민의 과학공부>라고 해도 될 것 같지만 과학과 대조적인 문과 남자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이 이 제목이 끌리는 큰 이유이다. 거기다 과학이 어려운 이에게 문과 남자가 한다고 하니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접근성을 제공하는 제목이다.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도 유명해진 (최근 여행한 태국, 일본 등의 서점에 들어서면 매대에 눈에 띄게 잘 진열되어 있다.)<<불편한 편의점>>도 모순적 꾸밈말이 붙은 경우다. 편의점이 편한 곳인데 불편한 이라니. 김호연 작가도 제목을 먼저 정하고 쓴다고 했다.

일본 작가 무라타 사야카의 <<편의점 인간>>이란 제목도 편의점과 인간이 결합된 역설적 제목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이후에 나온 <<불편한 편의점>>이 더 끌리는 제목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물론 주제는 같은 편의점이지만, 편의점 인간은 편의점처럼 인간이 변해가는 과정을 이야기하는 소설이라면, 불편한 편의점은 제목대로 불편한 편의점이 어떻게 사람들을 치유하고 용기를 북돋아 주는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기주의 <<언어의 온도>>도 언어라는 단어와 온도라는 단어가 이질적이지만 결합해서 힘이 느껴진다. 책에서 언어의 온도에 대해 일관적으로 얘기하고 있다.


고전인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도 달은 이상을 상징한다면 물질을 상징하는 6펜스와 결합되었다. '이상과 현실'이라는 제목보다 훨씬 근사하다. 또 동화 <미녀와 야수>도 이질적인 결합으로 아마 오랜 생명력을 가질 제목이다.


나의 책 중에서도 이런 역설적인 제목의 책이 있는데 <<사랑보다 나를 더 사랑하라>>이다. 내 책 중에 내가 처음 생각한 제목과 다른 제목이 붙어 출간된 유일한 책인데, '그 남자보다 나를 더 사랑하라'라는 의미를 전달하고 싶었는데 '사랑보다 나를 더 사랑하라'라는 식으로 다소 모순적으로 보이는 제목을 달았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7741250


최근 신간 중에 <<문장의 맛>>은 원제는 '수사학의 요소(Elements of Eloquence)'인데 '문장'과 관계가 멀어 보이는 '맛'이 결합되어 문장을 잘 쓰고 싶은 사람은 한 번쯤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든다.(이미 나도 장바구니에 담고 있다.)


최근 브런치스토리에서 인기를 끌어 책으로도 줄간된 <<손을 꼭 잡고 이혼 중입니다>> 손을 꼭 잡는 것과 이혼의 상반된 결합의 제목이 많은 이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금 쓰려는 글이 있다면 다소 이질적인 두 가지를 결합한 제목을 붙여보자. 그러면 그 제목 덕분에 영감이 폭발할 수도 있다. 오, '영감의 빅뱅‘ 이것도 이질적 결합의 강력한 제목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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