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세까지의 기록
훈육의 기로에서-때리지 않고 아이키우기
결혼만이 신혼이 있는 게 아니라 모든 것은 'Honey Moon' 기간이 있다고 한다.
새로 입학한 학교, 새로 입사한 회사, 새로 시작한 취미 등등. 처음에는 푹 빠져서 신기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달콤한(Honey)'기간이 있고 그 기간이 지나면 현실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육아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아이를 처음 키울 때는 힘들기도 하지만 마냥 귀엽기만 하다가 아이가 자라 3-4살이 되면 아이의 입에서 '싫어.', '안 해'라는 소리가 나올 때 초보 엄마는 당황하게 되면서 일단 아이를 다루는 것에 대해 어려워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시작되는 고민 중에 하나가 '훈육'
나도 한때 '훈육'으로 치열하게 고민했다. '소리 지르지 않고 아이 키우는 법'이란 책을 시작으로 '내 아이 고집 이기는 대화법'까지 많은 책을 읽고 또 책의 내용을 아이에게 적용시켜 보기도 하고, 또 나는 어떤 엄마인가 내 아이는 어떤 아이인가 밤잠 못 자고 고민한 적도 있다.
'훈육'을 하는 마음의 근본에는 아이에게 '옳은' 것을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제멋대로 행동한다던가, 다른 사람을 공격한다던가, 기분 나쁜 말을 한다던가... 등등의 모습을 볼 때 부모로서 가르쳐야 한다는 책임감 혹은 의무감이 든다.
그러나 이때 문제는 '쉽지 않다'라는 것에 있다.
분명히 아이에게 서너 번은 말했던 것 같은데 아이는 전혀 고쳐지지 않고 또 그로 인해 주변 사람들과 얽히게 되면 엄마로서는 아이의 훈육을 고민하게 되는데 그 훈육의 방법으로서 '때려서라도 가르쳐야 할 것인가?'라는 마지막 고민을 하게 된다.
나를 비롯한 많은 엄마들이 부모에게 '맞은' 기억이 있다. 심지어 나는 주기적으로 맞았던 기억이 있다. 아이를 키우며 자신의 어린 시절을 반추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그 기억이 아이를 키우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이야 당연히 좋은 것이고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고민하게 된다.
내가 맞고 자라서 그 기억이 싫었고 또 나만은 아이를 때리지 않겠다 결심했음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란 변명으로 아이를 때리기도 하는 엄마도 있으리라.
나도 한번 아이의 엉덩이를 때리고 잠든 아이를 보며 많은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많은 엄마들은 자신이 아이를 때린다는 것을 솔직하게 얘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아이들은 집 밖에 나와서 엄마에게 맞았다고 얘기하지 않는다.
나도 아이를 때린 사실을 스스로 밝히지 않으면 그저 좋은 엄마로 보일 수도 있었지만 나뿐만이 아니라 많은 엄마들이 고민하는 것이리라 생각해서 솔직해지기로 했다.
그렇게 아이를 때리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니 분명히 '잘못된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이만이 아니다. 사람이 사람을 때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부모라도 말이다.
물론 아이를 엄하게 교육을 시켜야 한다는 측면이 있다는 것도 인정한다. 그러나 아이를 때리는 것이 엄한 것이 아니다.
훈육을 잘하는 엄마란 때리는 엄마가 아니라 말 한마디로 눈빛 하나로 아이에게 주의를 줄 수 있어야 한다.
12가지 인생의 법칙을 쓴 조던 B 피터슨의 강연 중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내가 싫어하는 행동을 아이가 하도록 내버려 두지 마라'라고 하면서 내가 싫어하는 행동은 남도 싫어하게 되어 있으니 아이가 남이 싫어하는 행동을 하게 하지 말라는 뜻인데 그 이야기에는 굉장히 심오한 뜻이 있었다.
보통 사람들은 싫어하는 티를 내지 않기 때문에 그 아이가 (자신이 싫어하는 행동을 하는) 싫더라도 사람들은 가식적인 호의로 대하게 되고 아이는 그 가식의 세계를 접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나중에 그 호의가 가식이란 걸 알았을 때는 세상에 대해서 실망할 수도 있게 된다는 뜻이었다.
마치 어떤 남자가 나를 단순히 친절로 호의적으로 대했는데 그걸 호감이라고 착각하고 혼자 설레다가 단순한 친절이란 걸 알았을 때 자신을 탓하기보다는 호의적이었던 그 남자를 탓하게 되니 말이다.
나도 그렇다. 다른 아이가 좀 버릇없는 행동을 해도 못마땅해도 웃으며 넘어간다. 마음속으로는 그 아이가 싫어도. 그렇게 가식적으로 대하다가 정말 못 참을 정도가 되면 한 마디 하기도 한다. 아이의 입장에서는 어떨까? 늘 웃던 옆집 아줌마가 갑자기 돌변했을 때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남의 아이가 아니라 내 아이를 대입해 본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답이 나온다.
내 아이를 훈육하는데 단호함은 필요하지만 때려서는 안 된다는 것, 그리고 훈육의 치열함도 또 아이가 커가면서 지나간다는 것도.
7살인 지금은 훈육도 지나갔다. 하지만 그 치열한 훈육의 고민이 아이와 엄마와의 관계, 아이와 친구의 관계 등의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닐까 싶다.
훈육의 기로에서 엄마와 아이는 어떤 갈림길에 들어설 것인지, 애착만큼이나 또 하나의 중요한 시기의 중요한 과정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