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의 돌파구-아이와 단 둘이 떠난 '한달 살이'

0~7세까지의 기록

by 북도슨트 임리나

0~7세까지의 기록

육아의 돌파구-아이와 단 둘이 떠난 '한달 살이'

육아의 벽에 부딪힐 땐 떠나라~


아이가 37개월이 되었을 때 아이와 단 둘이 <비에이 한달살기>를 선택했다.

혼자도 아닌 어떻게 아이와 단 둘이 타국에서 한달 살기를 할 수 있었냐고 대단하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막상 지나고 나니 아이가 없어서가 아니라 아이가 있어서 가능한 한달살이였다.


아이를 키우며 수없이 자문했다.

아이가 없이 혼자라면 어땠을까?

지금 당장, 맛집을 찾아 외출할 수도 있고 여행을 떠날 수도 있다. 그것만이 아니다. 집에서도 내가 자고 싶을 때 자고 먹고 싶을 때 먹을 수 있는 그 자유가 그리웠다.

그리고 부부 사이의 알콩달콩함도 더 했을 것 같다. 주말마다 가뿐히 부부 외출을 하던, 혹은 일년에 한번 리조트로 여름 휴가를 떠나던 그 로맨틱함도 아이가 생긴 후로는 같은 리조트를 간다 하더라도 육아 노동의 연장선이란 생각만이 들었다.

그래서 아이가 생기고 난 후 달라진 것이 다 부정적으로만 생각되었다.

그러나 비에이 한달 살이를 다녀오고 나서야 깨달았다. .

아이가 없었다면 할 수 없었던 많은 것들이 있었다는 것을.

무엇보다 아이가 없었다면 난 ‘엄마’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듯이 내가 딸을 만든 것이 아니라 딸이 나를 ‘엄마’로 만들어준 것이라는 그 단순한 진리를 비에이 한달을 살고 나서야 피부에 와닿게 느낄 수 있었다.

아이를 키우는 37개월 좌충우돌,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비에이 한달살기>는 나를 진짜 엄마로 만들어 주었고 수도 없이 벽에 부딪혔던 나의 육아도 자리를 잡았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벽에 부딪힌 느낌이 들 때가 많다. 벽에 부딪힌 것 같아 돌아가보려 해도 그곳도 벽인 그 느낌. 그 캄캄함과 막막함에서 내 스스로 문을 만들어 나올 수 있었던 건 바로 <비에이 한달살기>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육아란 아주 작은 걱정들이 크게 나를 덮칠 때가 많다.

사람이 밤 되면 당연히 잘 줄 알았던 그 잠이 당연하지 않은 것이며 하루에 몇 번씩 아이의 잠투정과 씨름을 하다 보면 ‘잠’이란 글자만 보아도 스트레스가 된다. 또 때 되면 당연히 먹는 줄 알았던 밥이 아이와 밥상머리에서 먹네 안 먹네 실갱이를 하다 보면 사람 보다 동물이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걷기 시작한 후, 말을 하기 시작한 후에 불완전한 생명체가 일으키는 사건 사고들은 나의 인내심을 매일같이 테스트하고 있었다.


당연히 나와 같은 엄마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 엄마들은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하려 인터넷을 뒤지거나 책을 찾아볼 것이다. 내가 그랬듯이. 그러나 과감히 어디론가 떠나보는 건 어떨까. 굳이 멀리 떠나지 않아도 좋다. 해외가 부담스러우면, 제주도, 제주도도 부담스럽다면 자동차로 이동이 가능한 근교도 괜찮다.


여행이 주는 장점은 일상을 벗어나게 해주는 것인데 일상을 벗어남으로써 자신이 처한 문제가 작게 보이는 아주 좋은 효과가 있다. 육아란 문제를 밥이나 잠에 국한되지 않고 큰 그림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바로 아이와 떠나는 여행의 의미가 아닐까 싶다.


누군가 나에게 아이가 잠을 안자는 문제를 호소하거나 잘 먹이는 방법을 묻는다면 수면교육 얘기를 하거나 밥상머리 교육을 얘기하지 않고 ‘아이와 함께 떠나라~’라고 조언할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아이와 떠나서 얻어진 것이 진짜 자신의 노하우가 될 것이라고 장담한다.


그렇다면 아이는?
멋모르고 엄마 아빠를 따라 비행기를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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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집에 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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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리를 신나게 오르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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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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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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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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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호수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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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밭에서 뛰어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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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도 오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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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에 그네도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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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불꼬불 미끄럼틀도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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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놀이터를 섭렵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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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 놀이터에서 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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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풀에서도 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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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장난감으로도 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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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들처럼 잘 기어올라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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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도 탈 줄 알게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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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당에서 공놀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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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에게 먹이도 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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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니피그도 만져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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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이 생선 먹는 것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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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개는 좀 무섭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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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니가 응가하는 것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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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선 기다리며 장난감으로 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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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망원경만 보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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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님도 달님도 보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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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처음 온천도 가보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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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때문에 억지로 미술관에 갔지만
잃어버린 낙엽을 찾아주는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을 알게 되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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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도와 청소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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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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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 눈도 치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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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경찰아저씨에게 걸린다는 것도 알게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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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에도 물놀이를 할 수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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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소중함도 알게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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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한테
'원숭이처럼 꼭 안아달라'고 말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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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얼굴만 내밀고 찍는 물개 사진도 찍어보았다.
원숭이인들 물개인들 어떠리 너와 나, 엄마와 자식이라는 인연으로 만났으니 함께 웃고 울며 그렇게 살아가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