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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도슨트 임리나 Jul 31. 2024

<제주도의 푸른 밤>을 떠나오며

나의 제주도는 누군가의 여행 이야기를 들었던 것이 처음이었다.

중학교 때 선생님이었다.

신혼 여행으로 제주도를 다녀왔다며 제주도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땐 그랬다.

제주도는 신혼 여행을 가서 똑같은 곳에서 똑같은 사진을 남기던 곳이었다.

하지만 나는 다른 사진을 하나 기억하고 있다.


자동차 룸 미러에 선생님 부부가 각각 떨어져서 비친 사진이었다.

여행 당시 대여한 택시 운전사 아저씨가 찍어줬다고 하는데 독특한 구도에 멋있는 사진이라는 생각을 했다. 똑같지 않은 스냅사진.


그 당시 예지력 있는 선생님은 '너희 때는 해외로 신혼 여행을 갈 거야.'라고 했고

오히려 나는 그 말을 믿지 않았는데 내가 결혼할 때는 정말 선생님 말대로 해외로 신혼 여행을 가는 시절이 되었다.


당시의 이야기 '신혼 부부 몰려와 똑같은 사진 찍기 구경하기'는 <제주도의 푸른밤>노래 가사에 나온다.


나는 이 노래가 신곡이었을 때 최성원 가수가 라디오에서 나와 소개하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난다.

도시에 지쳐 제주도로 갔다가 보고 온 모습을 노래에 담았다고.

지금의 한달살기 선구자가 그가 아니었을까.


말로만 듣던 낑깡 얘기도 하고....


가사 미자막 부분에 나오는 푸르메는 제주도에서 만난 아이의 진짜 이름이라며 도시에서와 달리 자연 속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제주는 많이 변했다.

제주도에도 아파트가 많아지고, 술집, 카페도 생겼다.

변하지 않은 건 <제주도의 푸른 밤> 노래만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마지막날 딸과 함께 걸었던 밤바다는 나에게는 <제주도의 푸른 밤>처럼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https://youtu.be/vwLor7aoAOQ?si=By94jeUoNC14ot3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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