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대부분의 경우 그렇다. 사람은 자기가 살아온 방식대로 계속 살아가고, 생각보다 훨씬 익숙한 패턴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래서 타인을 판단할 때도, ‘그 사람은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라는 전제를 두면 실수할 일이 줄어든다.
하지만 가끔, 정말 드물게 변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은 단번에 바뀐 게 아니라, 오랫동안 적립해 온 사람이다. 한두 번의 다짐이나 극적인 각성이 사람을 바꾸는 게 아니라, 작지만 반복된 적립이 누적되었기 때문이다. 작고 사소해 보여도 그걸 오래 지속한 사람이 결국 달라진다.
한 번의 독서, 한 번의 글쓰기, 한 번의 운동, 한 번의 훈련 같은 게 수백 번 쌓이면 사람이 달라진다. 눈에 띄지 않는 하루의 루틴이 수백 번 반복되면서 사람의 언어가 달라지고, 표정이 바뀌고, 사고방식이 변한다.
반대로 한 번의 미루기, 한 번의 나태, 한 번의 불성실, 한 번의 핑계도 수백 번 쌓이면 사람이 바뀐다. 오늘 한 번 대충한 습관이 내일의 기준이 되고, 그 기준이 쌓여서 결국 삶의 밀도를 바꿔버린다.
문제는 이 모든 것이 복리처럼 쌓인다는 점이다. 어제의 독서는 오늘의 독서에 더해지고, 오늘의 선택은 내일의 습관으로 넘어간다. 한 번의 긍정이 반복되면 삶 전체에 긍정의 속도가 붙고, 한 번의 무너짐도 반복되면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가 조금씩 꺾이게 된다. 모든 습관은 복리처럼 쌓이면서 나를 만든다.
내가 진짜 변화를 원한다면, 적립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단단한 변화는 반복에서 온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지만, 수백 번의 반복은 사람을 바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