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새해가 되면 목표를 세웠다.
그중에 다이어트는 항상 들어갔었다.
아가씨 때는 말이다.
이젠 아예 의욕조차 생기지 않는다.
나갈 일도 없고 만날 사람도 없다.
거울 볼 일도 없고 보기도 꺼려진다.
출산 후 계절이 변하고 새로이 입어보는 옷들은
점점 맞는 옷이 없어져 입을 옷이 없어진다.
처음엔 살 빼서 입겠다 생각했지만
이젠 포기하고 아예 버려버렸다.
이젠 여기서 더 안 찌면 그나마 다행인 일.
퉁퉁해진 몸
꼬질꼬질한 머리
항상 지저분한 옷
난장판인 집안
이게 진짜 나라고?
이제 진짜 그냥 아줌마구나.
유모차를 끌고 밖을 거닐 때
지나가는 20대 청춘들이 어찌나 부러운지...
나와는 이제 다른 세상 이야기가 돼버린
그 젊음이 그 청춘이 너무도 빛이나 보이고 부럽다.
매번 똑같은 일상.
육아와 살림의 무한 반복.
그마저도 발전적인 일이라기보다 현상유지 일뿐...
남들은 다 성장해 가는데 나 혼자 뒤쳐지는 기분.
누군가는 말할 것이다.
"이렇게 열심히 애를 키우고 있잖아?! 대단한 일이야"
"아이를 봐 멋지게 성장했잖아! 다 네가 이룬 일이지!"
맞다. 맞는 말이다.
난 누군가에게 이렇게 열심히였던 적이 없다.
한 생명을 키우는 고귀하고 대단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또 생색을 낼 일은 못 된다.
이것은 부모로서 당연한 책임이며,
누구나 그렇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