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태어나기 전 난 항상 밤 9시 30분부터 잠 잘 준비를 했다.
성인치곤 꽤 일찍 잠자리 준비를 했다.
난 꼭 8시간을 자야 몸이 피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7시간을 잔 날은 몸이 무겁고 피곤하고 체력이 뚝뚝 떨어졌다.
하지만 아이가 신생아 시절, 7시간은 커녕 4시간이라도 자면 다행이었다.
그 덕에 몸은 항상 천근만근 피로에 쩌들었다.
내 꿀잠을 위해 다른 건 몰라도 수면 교육만은 꼭 성공하리라 다짐했다.
내 수면교육이 정말 효과가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우여곡절 끝에 아기는 70일이 됐을 때 11시간 통잠을 자기 시작했다!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이제 드디어 원래의 내 루틴을 실행할 수 있게 됐다.
밤 9시 30분.
씻고, 바르고, 가습기를 켰다.
잠 자기 위한 완벽한 준비가 끝났다.
그리고 스마트 폰을 봤다.
하지만 난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뭐지? 이것은 혹시 시간의 왜곡인가?!
잠시 본다는 스마트 폰의 시계는 벌써 새벽 1시를 가리켰다.
'육아할 때는 그렇게 피곤하고 시간이 안 가더니... 왜.. 육퇴 후 내 눈은 이리도 총명하며 왜 시간은 빠르게 흘러 가는가..'
나는 어쩔 수 없이 휴대폰을 접고 아쉬운 마음으로 잠을 청해 본다.
아침 8시 10분.
아이가 일어난 소리가 들린다.
몸과 눈이 너무 무겁다.
아이가 14개월이 된 지금도 여전히 이 블랙홀 속에 빠져있다.
미련한 행동인 걸 알면서도 육퇴 후의 시간은 너무도 달콤했다.
그렇게 아이가 태어난 후 나는 매일 후회한다.
'아... 어제 휴대폰 보지 말고 일찍 잘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