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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입엄마 Mar 07. 2022

육아는 왜 자존감을 갉아먹는가



매년 새해가 되면 목표를 세웠다.

그중에 다이어트는 항상 들어갔었다.

아가씨 때는 말이다.


이젠 아예 의욕조차 생기지 않는다.

나갈 일도 없고 만날 사람도 없다.

거울 볼 일도 없고 보기도 꺼려진다.


출산 후 계절이 변하고 새로이 입어보는 옷들은

점점 맞는 옷이 없어져 입을 옷이 없어진다.

처음엔 살 빼서 입겠다 생각했지만

이젠 포기하고 아예 버려버렸다.

이젠 여기서 더 안 찌면 그나마 다행인 일.


퉁퉁해진 몸

꼬질꼬질한 머리

항상 지저분한 옷

난장판인 집안


이게 진짜 나라고?

이제 진짜 그냥 아줌마구나.


유모차를 끌고 밖을 거닐 때

지나가는 20대 청춘들이 어찌나 부러운지...

나와는 이제 다른 세상 이야기가 돼버린

그 젊음이 그 청춘이 너무도 빛이나 보이고 부럽다.


매번 똑같은 일상.

육아와 살림의 무한 반복.

그마저도 발전적인 일이라기보다 현상유지 일뿐...

남들은 다 성장해 가는데 나 혼자 뒤쳐지는 기분.


누군가는 말할 것이다.

"이렇게 열심히 애를 키우고 있잖아?! 대단한 일이야"

"아이를 봐 멋지게 성장했잖아! 다 네가 이룬 일이지!"


맞다. 맞는 말이다.

난 누군가에게 이렇게 열심히였던 적이 없다.

한 생명을 키우는 고귀하고 대단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또 생색을 낼 일은 못 된다.

이것은 부모로서 당연한 책임이며,

누구나 그렇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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