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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입엄마 Mar 09. 2022

이렇게 사교육 시장은 살찌워진다




아이가 어린이집을 다닌 지 4개월

어느덧 시간이 흘러 만 1세 반으로 진급했다.

어린이집에서 진급 축하 선물, 수료증, 어깨동무상도 받아왔다.

(어깨동무상은 사교성이 좋아 친구와 잘 놀아서 주는 상이란다.)

별것도 아닌 것인데 그저 기특하고 귀여웠다.

그와 함께 진급 관련 공지사항 서류를 받아왔다.

그것은 바로, 특별활동 신청서.


과목은 체육, 영어, 코딩*오감.

아직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아빠, 엄마, 멍멍.. 밖에 하지 못하는 아기인데.

그런 아이에게 벌써부터 특별 활동이라니?

어린이집에 들어가면 그런 활동을 한다고는 들었지만,

이렇게 빨리 시작하는 줄은 몰랐다.


특별활동은 선택 사항이다.

신청하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다른 활동이 준비돼 있다고 한다.

하지만 다른 아이들이 다 같이 수업을 듣는데

우리 아이만 혼자 놀고 있을 상상을 하면

어떤 부모가 거부를 할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우리 아이만 혼자될 수 없지, 뭐 교육이란 건 하면 좋은 거니까~'

모든 활동에 선택란에 체크를 하고 어린이집으로 보냈다.


기분이 이상했다.

난 아이에게 사교육을 강요하지 않고

자유롭게 교육하리라 마음먹었는데

처음부터 이렇게 무너지다니.

그렇다고 말도 못 하는 아이를 혼자 놀게 둘 수는 없었다.


'그래.. 아직은 아기니까 강제라기보다는 그냥 놀이니까!'


아, 이래서 나중에 너도나도 하나씩 학원을 다니게 되는구나!

요즘은 특히나 아이들이 전부 학원에 있기 때문에

학원에 가지 않으면 친구를 사귈 기회도 많이 없어진다고 한다.


집에 봐줄 사람이 없으니까...

친구들이 다 학원에 있으니까...

다른 아이들보다 뒤쳐저 소외되게 할 수 없으니까...

내 마음이 불안하니까...


이렇게 사교육 시장은 살찌워져 가는 것이구나..

그리고 출산 후 불어난 내 살처럼 빠지지 않는구나..


아이가 초등학교에 갈 나이에 되면...

나는 과연 어떤 엄마가 돼있을까?

불안을 못 이기고 학원에 의지하는 엄마?

자유로운 교육을 하는 엄마?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나도 어쩔 수 없는 엄마가 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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