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입엄마 Apr 11. 2023

아가씨인 네가 미친 듯이 부럽다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간은 누가 뭐래도 20대가 아닐까 싶다.

생기 가득, 무엇을 해도 아름답게만 보이며 어리숙해도 용서가 되는 나이.

30대가 되고 엄마가 되니 더욱이 부러웠다.

전신이 후줄근한 나와 달리, 청춘은 그 존재 자체로 빛나보였다.


육아에 찌들어 있던 날, 나에게 자유가 절실했다.

무작정 뛰쳐나가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다.

중학교 때부터 연을 이어온 친구의 32살은 나와 달랐다.

사회에서 자리 잡고 멋진 커리어우먼이 되었다.

난 집에서 도태되는 것 같은데 친구는 멋지게 자신의 삶을 꾸리고 있었다.

그의 내면에서 나오는 당당함이 너무도 눈부셨다.


"너 오늘 너무 이쁘다. 정말 멋져! 너무 부럽다"


사랑을 주체 못 하는 풋내기 어린애처럼 계속 고백했다.


"자신의 삶을 잘 꾸릴 수 있는 네가, 아가씨인 네가 미친 듯이 부럽다 진심."


이렇게 말하면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이 보기엔

'그러면 남편과 아이가 다 싫다는 건가?'

'본인 삶의 불만족스러운가?'

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더욱이 그들에게 이런 푸념은 조심스럽다.


난 내 삶에 후회 없다. 

남편도 아이도 충분히 사랑하고 행복하다

하지만 그들이 부러운 것 또한 사실이다.

매번 사냥하지 않아도 되는 안정적인 동물원에 갇힌 새가

자유로이 날아가는 새를 부러워하듯

그 자유가 그토록 부러운 것일 뿐이다.




이전 12화 당신의 삶을 사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