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가 되고 변한 것 중 하나는
드라마와 웹툰을 열심히 본다는 것
그것도 로맨스물을 말이다!
예전엔 오글거려 거들떠도 보지 않았던 로맨스가
연애를 할 수 없는 상황으로 변하자,
타인의 연애 얘기를 듣고 재미있어하거나
웹툰과 드라마를 보며 대리 설렘을 느끼는 영락없는 아줌마가 됐다.
그렇다고 연애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썸 타는 관계의 간지러움과 설렘이 재미있을 뿐
연인이 되는 순간 서로 맞춰가야 하는 티격태격은 번거롭기 때문이다.
그것은 내가 결혼을 조금 이른 나이에 한 이유에 한 몫했다.
요즘 난 로맨스 판타지에 빠져
웹툰의 있는 로판은 모조리 섭렵 중이다.
육퇴 후 열혈 웹툰 주행은 새벽시간을 순삭 시켰고
선글라스를 쓰지 않아도 자외선을 차단해 줄 것 같은
짙은 파란색의 다크서클을 남겨주었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따뜻한 바람, 마음만큼이나 가벼워진 옷차림.
괜스레 마음을 일렁이게 하는 봄이 왔다.
유독 봄을 타는 나는 봄이 되면 엉덩이가 가벼워진다.
괜히 친구들도 만나고, 혼자 돌아다니기도 한다.
그날도 따뜻함을 오롯이 느끼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
이제 막 피어나는 벚꽃을 발견했다.
설레는 마음을 담아 사진을 찍었다.
'벚꽃이 만개하면 아이랑 꽃구경을 맘 껏 누려야겠다.'
설레었다.
출산과 육아로 정신없이 사느라 잊었던 설렘을 아주 오랜만에 만났다.
나에겐 더 이상 연인의 낯간지러운 설렘은 없다.
그러나 이제 나에게 설렘은 내 가족과의 행복한 미래다.
나의 사랑하는 아이와 함께 하는 미래.
너는 나에게 꽃처럼 피어올랐다.
설렘이고,
사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