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피영희 Oct 21. 2023

세상은 내가 아는 만큼이 아니라 행동하는 만큼 베푼다.

저는 초등학생 시절 아주 심한 공상가였습니다정말 다양한 상상을 했는데 그 중 몇 가지가 생각납니다.

텔레비전속에 나오는 물건 중 갖고 싶은 건 텔레비전 속으로 손을 넣어 꺼내고멋진 숲속 오두막에 작가가 되어 한 달 식량을 채워둔 창고를 가지고 있기도 하고만화영화의 주인공처럼 하늘을 날아다니기도 했습니다.

지금 와서 보니 넷플릭스 드라마 소재가 될 법한 것들입니다

그나마 현실적인 공상을 꿈꾼 날이 있었더랬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초

나는 올해 상장을 3개 받을거야우등상글짓기상그림상운이 좋으면 표창장도 받고 개근상도 받을 거니까 5개가 되겠구나.’

그때 어린 저는 마치 제가 5개의 상장을 다 받고 난 것처럼 흐뭇하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그해 제가 받은 상장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즉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거죠.

분명 상상속에서는 전교생 앞에서 자랑스럽게 상 받는 내가 있었는데 현실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아마 제가 생각만큼 행동으로 실천하지 않았기 때문일겁니다.

다른 건 몰라도 우등상이나 개근상은 지금 뒤돌아보면 제가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것들이었는데 말이지요.

텔레비전 속 물건을 내 맘대로 가지거나숲속 오두막 작가가 되거나하늘을 나는 황당한 일들도 그렇습니다다른 관점으로 보면 그것들도 얼마든지 실현될 수 있습니다.

제가 경제력을 키우면 물건이야 얼마든지 살 수 있고글쓰기도 노력하면 작가가 될 것이고하늘을 나는 방법은 무수히 많으니까요.     

결국 머릿속에 존재하는 것들을 이루기 위해 얼마나 현실에서 노력하고 실천했느냐가 중요한 것입니다


늘 그렇게 말했습니다.

인생은 오픈북 시험 같아답을 몰라서 어려운 게 아니야답을 보고 옮겨적기를 하는데 그게 잘 안되는 느낌이야.’

살을 빼는 법부자가 되는 법공부를 잘하는 법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사실 세상에 비법이라는 거 별거 없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그리 헤메일까요?

알고 있는 그것을 그대로 실현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이 큰 탓입니다.

저는 대학을 졸업하면서 중등 영어 교사가 되고 싶었습니다.

바램과 달리 백수로 지내던 어느 날 부산교육청에서 초등학교 영어 전담 교사를 뽑는다는 공고가 떴습니다.

1999년 이전까지 초등학교에 영어교육과정이 도입되지 않았는데 갑자기 시작하려니 영어를 가르칠 교사가 부족했고 그 인원을 중등 영어 교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중에서 임시로 뽑은 것입니다.

정규교사가 아니고 전담 교사로 뽑는다는 공고를 보고 살짝 고민을 했습니다.

정규 초등교사도 아닌데 가야하나?’     


그런던 차에 심한 몸살을 만났습니다

당시는 모든 것이 아날로그이니 원서접수를 위해서는 울산에서 부산교육청까지 버스를 타고 갔어야 했는데 살짝 올라오던 고민이 몸살을 핑계로 확고해졌습니다.

즉 원서접수를 하지 않은거죠

당시 저뿐만 아니라 몇몇 친구들도 비슷한 이유로 지원을 하지 않았지만 반대로 원서접수를 했던 친구들은 모두 합격하여 초등학교 영어 전담 교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말이지요몇 년이 지난 후 교원자격증을 가지고 학교 현장에 들어온 그들은 연수를 통해 정규 초등교사로 전환이 되었습니다.

아마도 땅을 치고 후회한 사람들이 분명 있었을 것입니다.

다행히 저는 제가 생각한 다른 곳에 취업했기에 아쉬움은 덜 했지만 무척이나 당황했습니다

인생은 처음부터 또렷하지는 않구나시작은 미약해도 발전하면서 완성되는 거구나.’

그렇게 몇 년을 교사가 되려고 노력했었는데 정작 쉬운 기회가 왔을 때 저는 그것을 너무 허무하게 흘려보내 버렸던 것입니다.     


그날 이후 전 당장 눈앞에 결과가 또렷하지 않아도 일단 시도하고 보자는 의식이 생겼습니다.

설사 노력에 비해 결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지만 그 이면에 기다리고 있을 기회를 다시는 놓치고 싶지 않았거든요

“세상은 내가 아는 만큼이 아니라 행동하는 만큼 베푼다.”

우리는 세상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알고 있는 것에서 실행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결코 쉬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는 것이 삶입니다.

행동하지 않는 지식은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들어본 것입니다.

인생은 내가 제대로 인지하고 현실로 끌고 올 때 제대로 된 결과를 줍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고 싶습니다그러니 오늘도 나는 새벽을 달립니다.

가을이 가까운 풀벌레 소리시원하고 상쾌한 바람반짝이는 태양이 나를 축복합니다.

이렇게 나는 이 하루만큼 세상의 베품을 받았습니다.

진심 감사합니다사랑합니다!

이전 03화 인간관계의 집착을 내려놓습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