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사람은 문제가 없는 사람이 아니라 해결법을 배운 사람이다.
나이가 한참이나 어리던 20대~40대에는 그리 생각했더랬습니다.
‘내가 지금 힘든 것은 외부적인 조건 때문이다. 내가 시험에만 합격하면 행복해 질거다. 나를 괴롭히는 저 조건만 없어지면 성공할 거다.’
그런데 정말 이상하리만큼 나를 괴롭히고 힘들게 하는 일들은 끊임없이 존재했습니다.
그 차이가 크고 작을 수는 있지만 한 번도 편안한 적은 없었습니다.
편안하다 싶으면 하다못해 눈다리기라도 날 정도였으니까요. ㅎ
대학교 3학년 어느날 등산을 갔더랬습니다.
산은 그렇게 높은 것도 아니고 유명한 곳도 아니었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등산이었지만 제 인생을 통틀어 제일 힘든 산행 중의 하나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가도 가도 정상이 쉬이 도달하지 않는 겁니다.
보통 산행은 비탈진 오르막을 헐떡이며 오르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정상에 도달하게 됩니다.
그 오르막이 힘들어도 일정 거리만 지나면 도달하는 목적지 덕분에 참을 수 있는 겁니다.
그런데 그날 제가 갔던 산은 형태가 특이했습니다.
한 봉우리를 오르고 나면 도로 산허리를 내려가는 길이고 그렇게 또 한 고개를 넘어서면 다시 숨어있던 내리막과 함께 또 다른 한 고개가 나타나는 식이었습니다.
이 봉우리만 오르면 되려나 하면 또 다른 봉우리가 나타나고 또 숨겨진 봉우리가 펼쳐지는 시간 속에 마음이 지쳐도 너무도 지치는 겁니다.
안달이 나고 짜증이 올라오면서 몸은 몇 배로 더 힘이 들었습니다.
등산의 특징 중 하나가 일정 거리를 오르고 나면 그 자리에 머물 수가 없다는 겁니다.
오르던 내리던 앞으로 나아가야지 그 자리에 머물러 있으면 낙오자가 되는 겁니다.
어린 나이에 같이 간 사람들이 있으니 억지로 끌려서 가는데, 숨이 막혀 쓰러지기 직전 상태까지 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날 이후 가끔 삶이 그 산행 같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습니다.
일정한 거리를 올랐으면 그곳에서 쉬고 또 오르고 해야 하는데 웬걸, 오른길만큼 내려가는 시간을 만나고 힘내서 또 오르면 다시 내려가는 봉우리가 나타나는 겁니다.
발걸음마다 턱! 턱! 턱! 큰 봉우리가 떨어지는 느낌! 이해하시겠죠?
내 힘으로 어쩌지 못하는 현실에 발이 동동거리고 마음이 날뛰어도 해결되지 않고 그러다 스스로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올라오는 거죠.
그러면서 늘 말합니다.
“야~ 사는거 참 어렵다. 쉬운게 하나도 없네. 도대체 어떻게 하면 되는거야?”
참 사는게 재미가 없더랬습니다.
내가 뭐 알고 주도하는게 있어야 열심히 할 맛이 나는 법인데 늘 생자배기 초짜가 되어 헤메이니 뭘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한다고 해도 노력만큼 결과가 나오지도 않는 겁니다.
우울했더랬습니다.
생각처럼 따라주지 않는 현실들, 해도 해도 끝날 것 같지 않은 고난, 과연 열심히 하는 것이 정답인지에 대한 의문들.
그럼에도 마냥 퍼질러져 울고 앉아 있지도 못했습니다.
힘든 줄 알지만 무한정 아무것도 안 하는 무기력도 스스로를 힘들게 하기는 매 한가지였거든요.
그런데 나이가 들고 삶을 점점 살아갈수록 깨닫는 것이 생겼습니다.
애초부터 제가 삶의 불가능한 목표를 기준으로 삶을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늘 문제가 없는 삶을 생각하며 안타까워했는데 사람이 살아감에 문제가 없을 수는 없는 겁니다.
살아가려면 먹고 자고 배설해야 하는 것처럼 우리에게 필히 무엇인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겁니다.
숨을 못 쉬어도 문제이고 잠을 못 자도 문제이고 심지어 화장실을 제대로 못가도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문제를 없애려는 시도를 할 것이 아니라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하는 겁니다.
배가 아프면 소화제를 먹어야 하고 배고프면 밥을 먹어야 하는 것처럼 내가 만난 문제에 가장 현명한 해결 방법을 찾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성공한 사람은 문제가 없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배운 사람입니다.'
우리가 부러워하고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들여다보면 한 사람의 예외도 없이 죽을 것 같은 고통과 숨 막히는 문제 속을 헤쳐나왔습니다.
그러니 우리도 그냥 걸어가 보는 겁니다.
딱히 너무 잘 하려고 해도 힘드니 자신의 속도에 맞춰 멈추지 않고 가는 겁니다.
그럼 한 봉우리 지나고 또 한 봉우리 그리고 다음 봉우리~
끝도 없이 나타나는 고갯길이지만 100% 확실한 것은 끝은 난다는 것입니다.
어린 시절 제가 갔던 그 산도 숨 막히게 힘들었지만 분명 정상은 있었고 저는 그곳에서 시원하고 맛있는 간식을 먹고 돌아왔습니다.
오늘도 우리에게는 크고 작은 문제가 눈앞에 펼쳐져 있습니다.
일어난 그 일을 원망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잘 해결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하루 또 하루 현명한 시간을 만나는 것이고 훌쩍 시간이 흐른 어느날 여유로운 미소로 삶을 바라보게 될 겁니다.
잊지 맙시다.
진정 행복한 사람은 문제가 없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현명함을 배운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