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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verly Story Oct 24. 2022

Coffee Break_육일_둘

우리들의 수다 @ 하와이 Hawaii

친구를 만나러 커피숍에 갔습니다. 얼마 전 다녀온 여행은 어땠냐 물어봅니다.

그리고 신나게 여행 가서 느낀 점과 관광했던 것을 이야기하며 떠들다가, 의식의 흐름대로 뜬금없는 아무 이야기로 넘어가는 우리들의 수다.. 코비드 팬더믹 동안, 전에 항상 떠나던 여행이 그리웠고, 커피 브레익이 부쩍 필요했던 그때... 친구와 침 튀기며 이야기하던 비말 토크가 그리웠어요..




굿모닝 하와이…

         

하와이는 폴리네시안인들이 첫 원주민이라고 하는데, 태평양의 섬들에서 거대한 카누를 타고 하와이로 이주했다고 한다. 나중에 다른 폴리네시안인들이 1200년경에 타히티에서 건너와 초기 정착자와 전쟁을 벌여 승리 후 지배계급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1959년 미국에서 50번째 마지막 주로 편입되었다. * -뜬금없는 역사 이야기


수다가 반, 가이드편


 카우아이 Kauai.. 북쪽 해안가 North shore

오늘은 북쪽 해안가를 구경하러 올라간다.

가는 길은 그저 좁은 섬길이었다. 우림지역 멋진 나무들이 우거진 차도로 들어서자 차창을 내리고 맑은 공기를 속 깊숙이 들이마시며 드라이브하였다. 맑음과 흐림, 그리고 비... 북쪽으로 갈수록 점점 축축해지는 느낌이다. 오래된 다리를 지나면 산 중턱에 무겁고 큰 구름이 걸쳐져 있다. 아마도 곧 비를 뿌릴 거 같다.   

하날레이 다리 Hanalei Bridge와 나무숲이 멋진 드라이브길  Photo by Agnes

보기에도 너무 오래되어 보이는 이 다리는 1912년에 지어진 북쪽 하날레이Hanalei 마을로 이어주는 하날레이 다리 Hanalei Bridge이다. 노스쇼어의 게이트라고 해야 하나.. 이 다리는 일차선 도로로 좁고, 낡은 마룻바닥으로 보여 진입하기 직전엔 살짝 긴장되기도 했다. 건너편에서 차가 오면 어쩌지,, 서로 눈치게임을 해야 할 셈으로 들어섰지만 다행히 아무도 없었다. 작은 다리를 지나 길을 계속 달리면 작은 마을이 나온다.


하날레이 만 지역 Hanalei Bay

그 작은 마을은 하날레이 마을인데, 그곳은 비와 바람에 침식된 건지 혹은 오래된 건지, 겉이 허름해 보이는 작고 귀여운 건물들로 구성되어있다. 그곳엔 상점들과 레스토랑, 아이스크림 샵, 커피숍 등이 있다. 실내는 현대식 인테리어로 이쁘게 단장된 곳도 있다. 그곳이서 간단한 요기도 하고, 주변을 둘러보며 쉬어가면 좋다.  

주문한 음료를 기다리다 옆사람과 그냥 여행객들의 심심한 대화를 하다 보면 가끔 우연히 그날의 날씨나 장소 관련 꿀팁을 얻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낯선이와의 짧은 대화는 기다리는 몇 분을  따분하지 않게 보낼 수 있다. 물론 요즘은 셀폰을 많이 들여다보지만,,


의자에 걸터앉아 커피를 마시며 마당을 내려다보니, 어미닭을 따라 작은 병아리들이 줄지어 따라다니며 여기저기 모이를 주워 먹는 모습이 보였다. 주변에 있던 아이들은 병아리가 귀여워 만지려고 다가가고, 어미닭은 긴장을 하며 너무 가까이 다가오는 낯선 손을 쪼으기도 하고, 깃털을 바짝 세워 경계를 하며 자식들을 보호했다. 그래서 나를 포함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의 '사생활'을 지켜주고 싶어하는듯 다정한 눈으로 그저 바라본다. 본인의 아이들도 병아리를  만지게 제재하면서 말이다.


블랙팟 비치 Black pot beach

하날레에만에서 보이는 폭포줄기들 Photo 구글맵 스크린샷

하날레이 베이 Hanalei Bay에서 보면 멀리 산위에서 내려오는 얇은 줄기의 폭포들이 보이는데, 내가 방문했을 때는 무거운 구름이 반을 가려 산꼭대기는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높이를 가늠치 못했을 때의 상상은 더 높은 곳이라 생각하였고, 그 높은 산을 병풍 삼아 여러 줄기의 폭포들이 선을 그리며 여기저기 흘러내리고 있음에 신기하고 경이로웠다.

이렇게 흘러내린 물들이 모여 하날레이 강을 이루어 바다까지 흘러내려온다고 한다. 그렇게 내려온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이 블랙팟 비치 Black pot beach이다. 산들이 팟 Pot 모양으로 동그랗게 이루고 있다 해서 그렇게 부른다고 한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그곳은 오랜 기간 퇴적물이 쌓여있어 해수면이 아주 얕다. 바닷가는 수심이 발목 정도 높이이고, 한참을 들어가도 1미터 조금 넘는다고 한다. 여러 사람들이 아주 멀리서 바다 수영을 해서 처음엔 놀랐는데, 알고 보면 물이 어른 가슴 높이 정도밖에 오지 않았던 것이었다. 이곳에서 주로 카약이나 패들보트를 많이 탄다. 해를 가린 흐린 날이면 그런대로 구름이 장관을 이루었고, 맑은 날은 또 초록과 파랑으로 아름다운 풍경을 만든다. 그래서 왜 사람들이 이곳은 대자연이 만드는 절경이 있는 곳이라 하는지 알 거 같았다.


하날레이 선착장 Hanalei Pier

그곳은 하날레이 비치 Hanalei Beach와 연결되어있는데, 유명한 하날레이 선착장 Pier이 있다.  이 선착장은 1958년 영화 <남태평양>이란 영화에 나와서 유명해진 곳이라 한다. 이곳은 1892년 전에 처음 나무로 지어졌지만, 1912년에 100미터의 길이로 완공되었다. 


긴 선착장을 걸어가서 끝에 다다르면 마치 내가 바다 중간에 떠 있는 느낌이었다. 

수심이 깊지 않아 패들보드나 카약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Photo by Agnes
하날레이 선착장과 그 옆에 위치한 블랙팟 비치 Black pot beach   Photo by Agnes



킬라우에아 등대 Kilauea Lighthouse

카우아이섬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킬라우에아 등대. 흰색 구조물에 빨간 지붕이 포인트인데, 방문한 날은 날씨가 흐려 사진에 잘 잡히지 않았다. 이곳은 섬의 최북단에 위치해 있고, 동양에서 오는 배의 해양 길잡이 역할을 하였다고 한다. 1976년 등대의 불은 꺼졌고 그 후 국가 사적지로 관리되고 있다. 옆 작은 건물 안에는 등대의 역사를 전시한 작은 박물관이 있다. 또한 그곳은 국립 야생 동물 보호지역에 위치해 있는데, 그래서인지 바로 옆 바위산은 사람들의 손이 가지 않는 새들의 서식지로, 아주 많은 양의 새들이 빽빽이 살고 있다. 또한 근처에는 하와이 몽크 바다표범과 스피터 돌고래를 볼 수 있고, 12월에서 5월경 시즌이 되면 이곳에서 혹등고래도 볼 수 있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야생동물들을 알림판에 잘 설명해놓았고, 곁에 우연히 하와이 거위 네네가 서있다. 바로옆 바위산은 새들의 서식지이다. Photo by Agne

 외에 북쪽 해안가에는 다른 사적지들과 아름다운 바닷가들, 하이킹 트레일  유명한 골프장들도 있다.


카우와이 박물관 Kauai Museum

카우와이 박물관은 라후에 공항 근처에 있는데, 오래된 유적같은 느낌의 입구와 건물 옆뒤 벽은 제주도처럼 현무암 돌담을 쌓아놓은 듯했다. 여러가지 건축 양식이 섞인듯한 작은 박물관인 거 같다. 그곳은 카우아이섬의 역사와 그동안 지나온 지도자들의 초상화들, 물건, 전통 카약과 모형배등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비가 많이 와서 야외놀이를 하지 못할때 방문하니 여행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어서 좋았다. 

카우와이 박물관 Kauai Museum Photo by Agnes


또 하나의 랜드마크로 스파우팅 혼 Spouting Horn이 있다.

스타우팅 혼 Spouting Horn Photo by Agnes

이곳은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용암동굴 구멍으로 파도가 솟아 올라오는데, 그 높이는 15미터 정도로 높이 분수하기도 한다. 또한 바람이 함께 들어오면서 내는 거대한 굉음이 특징적이다. 

지금은 가까이 가지 못하게 철조망으로 가려져, 멀리서 보았는데, 비가 오는 날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감동적이지는 않았다. 주차장에서 스파우팅 혼으로 가는 길은 작은 상점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비가 일주일 중 삼일 내내 내렸던 적이 있는 여행과 일주일 내내 날씨가 너무 좋아 행운의 대경관까지 마주했던 두 번의 여행.

다녀올 때마다 아쉬웠고, 다음에 간다면 재미있는 트레일 코스를 타고 폭포를 찾아 산행할 수 있는 여행을 하고자 생각 중이다. 


개인적으로 새를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하와이에는 고개를 돌려 유심히 바라보게 되는 이쁜 새들이 참 많다. 그러다가 문득 카메라를 들이밀다 결국 놓치지만... 블랙스완(검정 백조)도 많고, 여러 가지 다양한 이쁜 컬러들을 가진 새들도 많고, 야생닭들 또한 나름 귀엽다. 야생닭들만 보면 대부분 어린아이들은 쫓아다니느라 바쁘다. 그래도 유유히 적당히 걷고 적당히 뛰며 아이들을 따돌리는 야생닭들이 한수 위다.

이 섬의 모든 생명체들은 건강하고, 활기차며 참 자유롭다 싶은 마음이 든다. 


새들 사진을 올리며 이렇게 카우아이섬의 여행 에세이를 마무리 지어본다.

photo by Agnes






간단 수다 1.  오아후섬 Oahu Island

굿모닝 하와이 Photo by Agnes

호놀룰루는 하와이 주정부의 중심지이다. 

와이키키 해변 주변으로 브랜드샵과 맛집들이 모여있다. 육지보다 저렴한 세일즈 텍스(세금) 덕에 칼라카우아 Kalakaua Ave.의 명품관들도 인기있다.


팬더믹 전에는 일본의 작은 도시인가 싶을 정도로 그 거리가 일본인으로 가득 차 있어서 놀랐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팬더믹 후에, 작년까지만 해도 그런 일본 쇼핑 관광객은 거의 보이지 않았고, 미국 내륙인들로 가득했다. 또한 명품관에 신상은 고사하고 물건도 별로 없었다고 한다. 물론 코비드도 점점 줄어들고 경제, 무역도 부활하면서 서서히 모든 것들이 돌아오고 있다.


맛집들 또한 예약을 하지 않으면 레스토랑에 들어가서 밥 먹기도 힘들었다. 그래서 예약을 못한 맛집은 투고 To-go를 해서 식당 앞 테이블에서 먹기도 했다. 둘 이상의 인원이 함께 여행한다면, 이른 점심시간 즈음에 유명 돈가스집 - 우동집 - 하와이언 무스비 집 같이 가벼운 음식점을 골라 동선을 짜서 걸어가며 각 가게마다 조금만 시켜 맛보며, 동네도 걸어 구경하는 맛집 투어도 재미있다. 마지막 코스는 하와이안 쿠키 집에서 냠냠하고 더불어 선물도 사고. 


돌레 파인애플 농장 Dole plantation, 진주만, 쥬라기공원 Jurassic Park등을 촬영한 헐리웃 영화 촬영지 투어, 다이아몬드 헤드 하이킹, 아쿠아리움등 투어할 곳들이 있다. 와이키키 비치외 여러 아름다운 바닷가가 있고, 로컬들만 가는 숨겨진 장소들도 있다. 와이키키 트롤리, 렌트카, 택시등으로 이동할 수 있다.


사족으로, 이전에 하와이를 방문했을때 한참 미드 <로스트Lost>가 유행할 때였다. 어느날 섬에 떨어진 사람들이 겪는 미스테리한 이야기였는데 그 촬영지가 하와이였다. 그래서 로스트 미드 투어를 신청하였는데, 당시 드라마 촬영지 여러 곳을 들러보며 팬으로서 신기함과 반가움도 있었고, 허머 Hummer (미군의 군차량인 험비를 일반인이 탈 수 있는 용도로 만든 큰 SUV 차량)를 타고 그 험한 산길과 숲 속을 오르고 내리는 재미도 있었다. 물론 차 안은 안전벨트를 매지 않으면 안 될 만큼 덜컹덜컹거렸다. 아마 요즘 유행하는 드라마 중에 하와이에서 제작하는 것이 있다면 그런 이색 투어를 할 수 있으니 온라인에서 체크해보는 것도 좋은 거 같다.


오아후에는 디즈니 아울라니 리조트도 있어서 아이들이 신나게 놀 수 있는 곳도 있다. 아울라니에는 레이지 리버, 워러 슬라이드를 비롯한 여러 가지 물놀이 시설과 디즈니 캐릭터 식사, 아이패드로 리조트 내 지도를 찾아다니며 푸는 게임, 라군 Lagoon으로 형성된 안전한 바닷가등이 있다. 부모들이 편히 아이를 맡길 수 있는 키즈클럽도 잘 되어있고, 팬더믹 전에는 아주 만족할 만한 어린이들 교육 프로그램과 저녁에 캐릭터와 함께 하는 파티들이 많았는데, 아마도 곧 다시 오픈하리라 여겨진다.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는 곧 부모들에게 쉴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리조트 내에 다이빙이나 스노클링을 할 수 있는 큰 수족관이 있는데 아이들은 밖에서 유리로 다양한 물고기들을 접할 수 있다. 미키, 미니마우스와 함께 하는 루아우 쇼도 볼 수 있다. 아이들이 하와이안 댄스를 함께 추기도 하면서 즐거워한다.  리조트 밖에 찻길을 건너면 몰 mall이 있는데, 그곳 ABC 스토어에서 쇼핑을 하거나 레스토랑이나 아이스크림점도 있어 먹을만한 곳도 있다. 더불어 바로 옆은 포시즌 호텔이 있는데 해안가로 걸어가서 럭셜하고 조용한 분위기에서 저녁을 먹을 수도 있다. 아이들 뿐만이 아니라 어른들도 잘 쉴 수 있도록 조성된 곳 같다.

디즈니 아울라니 리조트와 비치 Photo by Agnes
아울라니 리조트 내에서 하는 루아우 저녁쇼, 레이지리버와 수족관 Photo by Agnes





간단 수다 2. 하와이섬 Hawaii Island ; 빅 아일랜드 Big Island

빅아일랜드는 관광객이 많은 복잡한 섬이 아닌 만큼 바다도 깨끗하고, 모래도 부드러워서 아이나 어른 모두 바다에서 놀기 너무 좋은 곳이다. 내려서 숙소로 이동하다 보면 다른 섬들과 다르게 푸르름은 덜하고 사막에 온듯한 느낌이다.

멀리 펼쳐진 광야 같은 곳은 검은색과 갈색들로 이루어져 마치 옷 벗은 지구에 온듯한 느낌이다. 

솔직히 20-30분 운전을 하고 가다보면 지겨워진다. 그런면 창밖 멀리 저 산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그 검은 마그마 길을 시뻘겋게 흘러내려오는 라바로 바꾸어보면 덜 지루하다. 저 위 산꼭대기에서 검붉은 라바가 흘러내려와서 두줄로 갈리기도 하고 바위를 들어오리기도 하며, 모든 것을 태우면서 꾸불꾸불 내 차 바로 앞까지 흘러내려왔다. 그리고 계속해서 그 라바는 바다 쪽으로 흘러내려간다. 바닷가에서 갑자기 차갑게 식은 라바는 울퉁불퉁한 검은 현무암으로 변했있을 듯.. 그렇게 상상을 하며 바라보면 참 재미있다.

그러다가 운 좋으면 그 검은 바위 위에 앉아있는 야생 산양 가족을 마주치기도 한다.


아직 활동하는 활화산이므로, 화산공원으로 간다면 끓는 라바를 볼 수 있다. 그리고 많은 하이킹 코스와 골프장 또한 준비되어 있다. 

사진출처 https://hawaiiankineadventures.com/

빅아일랜드에는 특별한 것은 화산 관람 외에도 하나 더 있다. 세계에서 한 곳 밖에 없다 하는 야간에 하는 스노클링이 있다. 

큰 가오리 Manta ray를 관람하는 스노클링인데, 아무래도 야밤에 스노클링은 지극히 위험한 액티비티인지라 조심시키는게 많았다. 그래서 드넓고 시커먼  태평양 바다에 홀로 떠있을 생각에 살짝 마음을 졸이며 갔었는데, 낮에 하는 스노클링과 달리 여러사람이 바Bar같은 것을 함께 붙잡고 매달려 있으므로 생각보다 무섭지 않았다. 


어두워질 무렵 우리는 배를 타고 나가 바다 위 어느 위치에 정박했다. 추우므로 모두 잠수복을 입었고, 천천히 늘어진 줄에 의지해 수영을 하며 깊은 바다로 나아간다. 이미 어둑해진 터라 관리하는 분들은 한명한명 조심스레 안내를 한다. 조명을 켠 바를 잡고 바다에 둥둥 떠 있었는데, 낮시간에는 볼 수 없었던 신기한 생명체들을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었다. 먼지처럼 작은 물고기가 밝은 빛을 내며 지나가기도 하고, 조명을 받은 산호초는 깊은 바닷속 잎에도 그 웅장함을 보였다. 배 위에서 바다로 떨어지는 파란 조명은 거대한 태평양이라는 수족관에 마치 내가 떨어져 있는 느낌이었다. 

얼굴을 들어 보면 밖은 어두운 망망대해이고, 물이 흘러내리는 수경 사이로 멀리 하늘의 별이 보였다. 우리 일행은 그 바를 놓치면 안 되었다. 바다의 물결은 생각보다 크게 울렁이고, 혹여 그 어둠 속에서 홀로 떠내려가면 많은 이들을 힘들게 하고 민폐가 되기 때문이었다. 상상도 하기 싫지만 만약 찾지 못하면 어두운 태평양 바다 위에서 고기밥이 될지도 모른다고 가이드가 농담처럼 무서운 주의를 주었다.

밤이어도 물이 무척 청정하여, 조명이 스며드는 바닥까지 그저 훤히 다 보였다. 그 와중에 마침내 거대한 맨타레이(가오리)가 지나갔는데, 그 모습은 신비롭기 그지없었다. 절대 건드리면 안 된다고 충고에 충고를 들었지만, 내가 간 날은 그렇게 건드릴만큼 가까이 다가오진 않았다. 한가지 단점은 물 위에 뜬 채로 가끔 오래 기다려야 할 수 도 있는데 잠수복을 입고 있어도 춥다. 맨타레이가 빨리 나타나 주면 땡큐일 뿐이다. 대신 보트에 올라오면 따뜻한 음료나 칵테일이 준비되어 있다.



PS: 하와이 편은 풍경이 많았던 관계로 사진이 많은거 같은데, 사실 글로도 사진으로도 내가 그곳을 다 표현하기엔 충분치 않은거 같다.





커피브레익중 아무 수다 편 - 드라마

그런데 말이지...


"우리 엄마는 드라마 퀸이에요 "


"....... "


부정할 수가 없다.

아, 여기서 아이가 말한 드라마 퀸의 뜻은 그저 드라마를 많이 본다는 뜻이다. 결코 내가 동네에서 드라마를 막 만들고 다니는 사람이거나 혹은 실제 방송 드라마 제작을 하는 사람은 아니다.


넷플릭스에는 아주 재미있는 핫한 드라마가 많다. 어릴 때도 이렇게 드라마를 즐겨 봤던가.. 싶고,

물론 재미있는 한국 드라마나 미드를 즐겨 보기도 했었지만.. 그러고 보면 미국에 온 후 오히려 한국 드라마를 더 봤던 거 같다. 그땐 그리웠던 거 같으다. 고향이..

결혼 후 출산과 육아 가사를 하면서부터는 재미난 드라마 한 편을 보고 자는 게 하루 일과의 마무리가 되기도 했다. 지친 현실에서 다른 세상으로 가서 잠시 휴식하는 느낌? 잠시라도 멍때리며 정신을 팔자.


팬더믹 중에는 탈출구가 없었다.

친구들과의 공동방에는 항상 당시 재미있는 드라마나 티비 프로그램 이야기를 했다. 결코 할 일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오히려 너무나 많은 바쁜 일상을 매일같이 햄스터처럼 반복하는 엄마 역할이었기에, 잠시나마 집 밖에서의 쉼 같은 것이 필요했고 잠시나마 머리를 식히고 싶어서였다. 지친 내 감정을, 다른 스토리 속 캐릭터들의 감정에 이입을 시켜 욕도 해보고 행복해지기도 하고, 그렇게 내 속의 지친 감정을 중화시켜본다. 그러고 잠을 자고 일어나면 내일의 일과는 새롭게 시작되는 것이다.


팬더믹 중에 하나가 더 달라진 게 있다. 맥주.

가족들이 잠들고 난 후, 맥주를 따고 넷플릭스 드라마를 틀고 널러진 빨래를 개기 시작했다.

(네, 엄마는 항상 멀티플레이를 해야 합니다. 어찌 감히 집안일을 눈앞에 두고 누워서 티비를 보겠습니까)

아니 요즘 한국 드라마는 특히나 더 재미있다. 스탑 하기가 힘들어서 빨래를 다 갠 후에도 다음 편 하나만 더, 하나만 더.. 하다가 눈이 벌게진 채 후회는 하면서, 한편 더 새벽까지 보기도 했다. 다행히 아이들이 학교를 가던 때가 아니라 잠이 덜 깬 채로 컴퓨터 켜주고, 곁에 아침을 두고 먹으며 수업할 수 있던 시절이었다.


아이들 앞에서는 드라마 보는 모습을 자주 보이지 않았다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아는 거 같다.


소녀들은 엄마라는 멋진 모습의 여성으로 자랐지만, 그 깊은 속엔 아직도 소녀가 남아있다.

어드밴처나 미스테리 드라마를 보며 모험도 떠나고 싶고, 청춘 드라마 보면서 풋풋했던 시절을 회상하며 가슴 콩당콩당 하기도 하고, 막장드라마를 보며 이런 @#%#&#하며 친구들과 열심히 목청껏 캐릭터를 씹어보기도 한다. 하지만 진짜 그 이전 소녀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는 것이 현실임을 알기에 가끔은 캐릭터들을 통해 대리만족을 하기도 한다.

아직 할머니가 되어보진 않아서 모르지만, 어쩌면 평생 그렇게 소녀를 품은 채 늙어 겉모습만 할머니가 될지도 모른다.


여러 사람들 앞에서 "엄마가 드라마 퀸"이라는 말에 적잖이 당황은 했지만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오우야~" 하며 오히려 겉으로는 깔깔 웃어주었다.


하지만,, 아이의 그 한마디에, 내가 왜 그렇게 드라마에 빠졌었던가.. 그게 왜 필요하며, 내 인생에 주는 의미가 있다면 그게 뭔가 하고 한번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드라마 보며 보냈던 시간이 그저 시간 낭비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드라마를 포함한 창작 및 예술 작품은 그 시대를 반영한다. 그만큼 엄마는 아직 세상이 보고 싶고 궁금하며, 엄마로서의 삶 때문에 세상과 단절하고 싶진 않다. 또한 그 이전의 삶을 포기하고 싶지도 않다. 단지 지금은 엄마 역할이 중요한때라 거기에 더 집중하고 있을 뿐. 더불어 내겐 피로를 푸는 하나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기도 하고.. 엄마가 행복해야 가정의 분위기가 행복하기에 스스로 자기 조절 중,,? (크..이 짠함은 모지)


드라마와 맥주 덕에 내 정신을 버틸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코비드로 인해 갇혔던 그 몇년의 시간동안 말이지요. 


그나저나 우영우 이후 재미난게 아직 없네요..


퀵스케치 by Ag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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