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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verly Story Oct 13. 2022

Coffee Break_오일_넷

우리들의 수다 @ 뉴욕 New York City

친구를 만나러 커피숍에 갔습니다. 얼마 전 다녀온 여행은 어땠냐 물어봅니다.

그리고 신나게 여행 가서 느낀 점과 관광했던 것을 이야기하며 떠들다가, 의식의 흐름대로 뜬금없는 아무 이야기로 넘어가는 우리들의 수다.. 코비드 팬더믹 동안, 전에 항상 떠나던 여행이 그리웠고, 커피 브레익이 부쩍 필요했던 그때... 친구와 침 튀기며 이야기하던 비말 토크가 그리웠어요..



굿모닝 뉴욕..  

넷 ..수다가 반 가이드편


월스트릿 사인과 NYSE 입구 Photo by Agnes

소호의 패셔너블하고 트렌디한 면과 역사적인 면을 고루 보았다면, 로우 맨하탄(Low Manhattan)으로 내려갑니다. 


그 지역을 컬러로 표현한다면 회색이라 하고 싶어요. 세련된 블랙이야 원래 뉴요커들이 좋아하고 즐겨입는 컬러고, 월스트릿 또한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블랙수트에 흰 와이셔츠를 입고 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그 동네로 가면 건물들도, 공기도, 하늘이 잘 보이지 않는 좁은 길가의 우뚝 선 건물들끼리의 그림자도, 항상 꽉꽉 차있는 길거리도, 사람들의 표정도 온통 회색빛으로 느껴졌어요.


주말이나 크리스마스 연휴기간에 방문하면 그야말로 유령도시 같았지요. 재난 영화에 나오는 사람이 없는 도시 같은 느낌. 지금은 근처에 아파트 단지들도 생겨서 조금은 따뜻한 느낌이 조금 돌지만, 그래도 여전히 저에겐 딱딱한 느낌입니다.



월드트레이드 센터( World Trade Center) 와 코틀랜드 스트릿 역 (Cortlandt St.),

911 메모리얼 뮤지움(The National September 11 Memorial  & Museum)

쌍둥이 빌딩이 있어야할 자리에 새건물이 들어선지 오래다. 똑같이 생긴 쌍둥이 빌딩 꼭대기에는 멋진 레스토랑과 클럽도 있엇고, 무엇보다 개인적으로 가장 멋진 맨하탄 야경을 감상했던 곳이었다. 그 쌍둥이 빌딩이 영원히 강건하게 맨해튼을 지킬 줄 알았는데, 테러로 무너지고 새로운 현대식 건축들로 그 자리가 채워졌다.

한개의 최신 건물로 제작된 새 월드 트레이드 센터, 그곳 교통 중심인 코틀랜드 역의 오큘러스 빌딩 그리고, 911 메모리얼 풀(Pool)과 뮤지엄등 그 무너졌던 현장은 이제 멀끔한 뉴욕의 모습으로 재건립 되어졋다.


아트스쿨에서 우드락 보드를 잘라 만들던 조형물을 떠올리게 하던 오큘러스 건물은 처음볼 때 그 비상하는 모습에 감탄하였고, 천정 철강 골격까지 다 무너져 내렸던 코틀랜드 지하철역이 재건축 때문에 말도 많고 탈도 많아서 시민들의 불편함에도 불구 17년만에 재오픈 되었다는 것도 놀랄뿐이었다.    

오큘러스 빌딩(The Oculus), WTC-코틀랜드 스트릿 지하철 역이다. 코틀랜드 지하철 역이 붕괴된후 17년만에 재오픈되엇던 곳 Photo by Agnes


앞서 잠시 언급한 적이 있지만, 911 테러 당시 맨해튼에 있었던지라, 사실 그 메모리얼 뮤지움에 가지 않았다. 아직 마음에 아픔이 남아있는지 물이 아래로 흐르는 메모리얼 풀(Pool) 사진을 봐도, 그 흐르는 물들이 사람들의 눈물같아서 내 가슴도 함께 지하로 가라 앉는다. 매년 9월 11일 쌍둥이 빌딩의 자리에서 쏘아올리는 스카이라잇을 보아도 아직도 눈물을 훔친다. 아마 나 뿐만이 아니라 당시 거기 있었던 많은 이들이 나와 비슷하지 않을까 여겨진다. 하지만 관광으로 뮤지움을 가보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당시에 부숴진 소방차부터 여러가지 관련 이야기와 소품들이 전시 되어 있는데, 그 또한 뉴욕의 역사에 중요한 곳이라 간주된다.


월 스트릿 (Wall Street)과 NYSE

소호로 부터 불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인데, 로우맨하탄은 이제껏 우리가 여행했던 곳과는 또 다른 곳이다. 뉴욕과 전세계의 경제, 금융을 책임지고 있는 월 스트릿 (Wall street)이 있는곳. 그곳에는 뉴욕 증권 거래소, 나스닥과 금융기관, 대형 금융기업과 은행들이 모여있다.


월스트릿의 이름은 네덜란드어 성벽을 뜻하는 wal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네덜란드인이 영국인과 미국 원주민의 공격을 막기 위해 쌓았던 성벽이 있엇는데 그것이 wall의 기원이 되었다고 한다. 나중에 영국인의 의해 그 성벽은 해체되고 평범한 지역으로 있다가, 18세기 후반 - 19세기 중반 사이에 뉴욕 증권 거래소가 생기면서 금융가로 발전하게 되었다고 한다.

황소상 (Charging bull)과 월스트릿 끝에 잇는 트리니티 교회. 그곳에는 해밀턴을 포함한 미국 유명인사들의 묘가 있다.      Photo by Agnes


1792년에 설립된 뉴욕 증권 거래소( NYSE, New York Stock Exchange)는 세계 주요 기업들의 주식이 상장 되어있다. 이전에는 안으로 투어가 가능했엇는데, 코비드 때문인지 테러 때문인지 이유는 잘 모르지만 지금은 안되는걸로 안다. 방문전에 확인해 봄이 좋을거 같다. 그 바로 옆에 빌딩에는 검정색 죠지워싱턴 동상이 서있다. 그곳은 죠지워싱턴 박물관이다.


뉴욕 연방 준비은행

그리고 근처 리버티 스트릿 (Liberty St.)에는 뉴욕 연방 준비은행이 있다. 정말 평범해보이는 빌딩으로 무심코 지나치기도 했었다. 그곳은 영화 <다이하드3>에서 금괴가 쌓여있던 그 은행이다. 2-3주전에 미리 예약을 한다면 지하 5층에 있는 금괴창고(Gold Vault)를 투어할 수 있다.


황소상 ( charging bull)

월스트릿에 가면 황소상 ( charging bull) 도 잊지 않고 봐야 할것이다. 이곳이 소 경매장이었기도 하고, 주가가 상승할때 그 그래프가 마치 황소의 뿔같다고 하여 황소가 월가의 상징이 되었다고 한다. 미국 증권가에서는 주식이 오르는 강세장일때  bull market, 반대로 약세장일때 bear market 이라고 한다. 황소상의 고환을 만진다면 부자가 될 것이라는 속설에 황소의 거기는 반짝반짝 광이 난다. 어떤 루머는 남자는 황소코 혹은 뿔, 여자는 황소의 고환을 만져야 한다는데,여튼 부자가 되고싶다면 어디든 각자 알아서 만져보자. 거기를 만질때 민망함은 덤. 그것도 여행중 재미아닌가.  



배터리 공원( The Battery Park)

황소상에서 인증샷을 남겼다면 천천히 물가로 걸어나와 보자. 그곳에는 조각상과 성벽같은 캐슬 클린턴 (클린턴 요새)가 있는 공원이 나올것이다. 그곳에는 뉴욕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가 있다. 처음 방문했을때는 나도 모르게 묵념을 하게 되었던 곳이다.

냉전시대에 정치적으로 이런들 저런들, 한창 청춘을 즐겁게 놀 어린 20대의 나이에, 남의 나라 한국 전쟁에 와서 도와줬던 병사 한분한분에게는 가슴속으로 감사할 뿐이다. 그 때 불구가 되어 평생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노인도 보았고, 전쟁에서 살아 돌아왔다 하더라도 무시무시한 전쟁 트라우마는 평생 지속될거라 여겨진다.

비록 내가 태어나기 훨씬 전 일이지만 그래도 그곳에 가면 잠시 그 젊었던 그리고 다쳤던 영혼들을 위해 묵념을 하게 된다.


클린턴 요새로 가면 티켓을 사서 자유여신상 페리를 타고 뉴욕 리버티 섬으로 갈 수 있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배를 타면 기분이 좋다. 날이 맑은 날은 맨하탄 풍경이 너무 이쁘다. 반면 겨울은,, 얼굴이 칼에 베이는 느낌으로 추우므로 꽁꽁 싸매고 배를 타길 권해본다.

페리에서 바라본 로우맨해튼(Low Manhattan) 모습  Photo by Agnes

자유여신상(Statue of Liberty)

미국과 프랑스의 친목을 기념하고, 더불어 프랑스가 미국 독립 기념 100주년을 맞아 선물한 동상인 자유여신상.  두말하면 모해,,라고 하는 설명이 필요없는 뉴욕의 랜드마크로, 1984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등록되어져 있다.  


배를 타고 뉴욕 리버티 섬으로 가면  동상 안을 돌아볼  있다. 안에는 자유여신상 관련 박물관이 있는데, 제작하는 것부터 프랑스에서 미국으로 옮겨와서 다시 셋업될때까지의 모습등  역사가 전시되어 있다. 횃불은 원래 등대의 역할을 했었는데, 구름에 반사되어 선박운항에 오히려 방해가 되어 등대 기능은 없어졌다고 한다.**  

바닥에 드러누워서 자유여신상 꼭대기까지 전신샷을 찍는 관광객들을 많이  것이다. 물론 나도 처음 방문시 거의 눕다시피 낑낑대며 동상 횃불까지 한장의 사진에 넣으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난다. 와중에 V자 그리며 바람에 날리는 머리칼에 얼굴이 반 가려진 채 방긋 미소짓는 친구도 함께 사진속에 끼워넣느라 애썻다.

동상내 발코니까지는 엘레베이터로, 머리 왕관까지는 나선형 계단으로 올라갈  있었는데, 코비드 후에 아마도 스케쥴이 바꼈을  있으니 방문 전에 확인함이 좋을  같다.  


자유여신상과 스테이튼 아일랜드 페리 Photo by Agnes

자유여신상은 스테이튼 아일랜드 페리를 타고 지나가면서  수도 있다. 굳이 리버티 섬으로 들어갈 시간과 마음이 없지만 멀리서나마 잠시 눈으로 동상을 보고싶다면,  페리를 타고 스테이튼 아일랜드를 왕복하면서 보는것도 나쁘지 않다. 스테이튼 아일랜드 페리(Staten Island Ferry) 맨해튼으로 출퇴근을 하는 스테이튼 아일랜드 주민들의 교통편이다. 그래서 낮시간은 배가 널널하고, 어린 아이들은 배타는 것을 즐거워한다.


배 선착장에서 멀리 브루클린 브릿지가 보인다.

멋진 다리지만, 연인이 함께 건너면 헤어진다는 속설이 있는 만큼, 사랑하는 연인과 브루클린 브릿지는 건너지 말라고 우스갯 소리를 하며 글을 마무리 해본다.


오늘의 스토리 로드맵




수다편


메트로폴리탄에서 출발해 가장 남쪽 자유여신상까지 수다 떨며 여행해 보았습니다.

친구가 뉴욕을 방문하면 이렇게 수다가 반인 가이드를 하면서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고 했던 기억에 미소를 지어봅니다.


친구의 성향에 따라서 당시 힙하던 뉴욕 클럽 위주로 몇군데 가이드를 해준 적 있었는데, 20대의 우리들에게 세계 유명 DJ가 멋진 음악을 틀어주는 경험도, 문화적 쇼크를 경험해보는 것도 여행의 한 부분으로 흥미로웠습니다. ( 물론 미국 클럽에 20대 여성분들끼리 겁없이 가시면 절대 안됩니다. 만약 간다면 그곳을 잘 아는 친구분들과 함께 가시길 당부드립니다. )


사우스 시포트 (South Seaport), UN 본부, 휘트니 뮤지움, 첼시 마켓, 브루클린 하잇츠, 브루클린 브릿지, 강가 유람선 디너 등등 못다 이야기한 곳은 많지만 앞으로 간간이 이야기할 기회가 있으리라 봅니다



생각보다 길어진 나의 뉴욕 여행 에세이에 스스로 갸우뚱합니다.  

그리고 이 문구가 생각이 나네요.


"모든 여행은 끝나고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에야 그게 무엇이었는지를 알게 된다"

- 김영하님의 <여행의 이유>중


오랜 시간이 지난후에 브런치글을 쓰며 뒤돌아 본 그 오랜여행이 무엇이었는지 어렴풋이 알 거 같습니다. 



* 위키백과 참조   

**위키백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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