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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bin 이선종 Sep 13. 2022

정답 주의가 아닌 수정 주의

2022년 8월 월간도모


매월 도모는 월간도모라는 행사를 통해 사례 공유와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이렇게 나를 3인칭으로 쓰는 것이 무지하게 힘든 일이지만 ROBIN TALK라는 시리즈도 만들어주셨다. 변화가 컸던 1920 시즌엔 이달의 뉴스를, 생산성에 집중했던 2021 시즌엔 쓸모 있는 기록으로 한 달의 주요 성과를 공유했다. 2122 시즌엔 조금 빈도는 줄었지만 조금은 다른 관점에 생각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지난 8월 월간도모에서 이야기 한 내용은 이렇다. 

   



ROBIN TALK ARCHIVE

5월 | 갖고 싶어서 갖는 게 아니라 같고 싶어서 갖는 코스트 의식 

도모얀 한 명의 한 시간을 경비로 환산한다면 38,222원    - 시간의 가치를 소중히 하고, 우린 중요도는 높으면서 긴급함은 상대적으로 낮은 신뢰 포지션으로 간다고 말씀드렸습니다


8월 | 정답 주의가 아닌 수정주의

오늘 저는 프로세스 이코노미라는 새로운 경제 용어를 알려드릴 예정입니다

또한 살아남는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공통점과 마지막으로 도모얀으로서 새로운 성장법을 제시할 예정입니다


#1 프로세스 이코노미 | "이제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팔아야 합니다"


킥 스타터의 저주

미국의 대표적인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 '킥 스타터'에는 매일같이 수많은 신상품이 소개됩니다

하지만 상품이 출시된 지 2주가 지나면 기존 상품에 비해 성능이 조금 떨어지지만 가격은 반값인 유사품들이 중국에 대거 등장합니다

이런 킥 스타터의 비극은 프로세스에 '왜'가 빠지면 누구에게나 쉽게 따라 잡힐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게다가 모방품들은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에 나오니 원제품은 가격경쟁력에서도 뒤처집니다

이것이 우리가 프로세스 이코노미를 실천할 때 반드시 '왜'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I-LAND에서 탄생한 엔하이픈

2020년 8월, I-LAND라는 프로그램을 엔하이픈이라는 아이돌의 데뷔 과정을 지켜봤습니다

23명의 소년들이 7명의 최종 데뷔자로 선택받기 위한 서바이벌 오디션

대한민국 아이돌 역사상 최단기간 앨범 초동 판매량 100만 장 이상 판매한 가수입니다(1년 8개월)


하이네켄 광고가 보여주는 프로세스의 힘  

프로세스를 공유하면 인간은 자신과는 전혀 다른 정치적 관점이나 사상을 지닌 사람과도 친해질 수 있습니다

과정을 함께하는 동안 서로를 동료라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2022 Open Your World https://www.youtube.com/watch?v=dKggA9k8DKw

하이네켄 광고에서는 좌파와 우파, 페미니스트와 안티 페미니스트, 트랜스젠더와 안티 트랜스젠더, 기부변화 회의론자와 환경 보호론자가 각각 둘씩 짝이 되어 커다란 창고에서 처음 만납니다

서로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는 두 사람은 만나자마자 함께 의자와 테이블을 조립합니다

혼자서는 하기 어려운 크기라 서로 도우면서 의견을 주고받아 조립에 열중하던 두 사람은 마침내 멋진 바 카운터를 완성합니다

그때 두 사람 앞에 사전에 녹화해둔 인터뷰 영상이 흘러나옵니다

그제야 두 사람은 처음으로 서로의 생각과 사고방식이 완전히 반대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영상이 끝나면 "방에서 나갈지 아니면 함께 맥주를 마시며 대화할지 선택하세요"라고 합니다

두 사람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다들 고민 없이 "그야 당연히 맥주지!"하고 한 손에 하이네켄 병을 들고 건배하며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두 사람은 "오늘 함께 일해서 즐거웠다", "우리의 생각은 다르지만 이렇게 함께 맥주를 마시는 것은 즐겁다", "살아가면서 늘 흑백을 명확하게 나누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와 같은 이야기를 나누고 맥주를 마시면서 광고는 끝이 납니다. 참으로 감동적인 영상입니다


프로세스 이코노미  

물건만 좋다고 해서 잘 팔리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간혹 이제껏 본 적 없는 신기술이 개발되더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 신흥국의 후발 브랜드에서 비슷한 제품을 내놓기 때문에 결국 가격경쟁력에서 밀리고 맙니다

개인 콘텐츠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터도 마찬가집니다

전 세계의 누구라도 언제든지 인기 콘텐츠를 따라 만들 수 있습니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서 한번 인기를 끈 콘텐츠는 비슷한 콘셉트로 우후죽순 재생산됩니다

이제는 완성품만으로는 차별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이처럼 사람도 물건도 쉽게 묻혀버리는 세상에서는 완성품이 아닌 '과정'을 판매하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바로 '프로세스 이코노미'다. '프로세스(과정)'은 어느 누구도 흉내 낼 수 없습니다

진심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프로세스 이코노미'라는 강력한 무기가 필요합니다


#2 생존하는 브랜드의 공통점 | "왜?"

사람들은 '무엇'이 아니라 '왜'에 지갑을 연다

프로세스를 추진하거나 새로운 일을 기획할 때 반드시 '왜'를 공유해야 한다는 개념이 있는 것과 없는 것만으로도 큰 차이가 발생합니다

'왜'를 의식하지 않으면 우리 머릿속에 들어 있는 의도는 결코 상대방에게 전달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작가 사이먼 사이넥의 TED 강연 <위대한 지도자들은 어떻게 행동을 이끌어내는 영감을 줄까?>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면서 끈질기게 '왜'의 중요성을 반복해서 강조합니다

"애플은 왜 창조적이며, 다른 회사와는 달리 뭔가가 있는 것처럼 보일까요?"   

"마틴 루서 킹은 어떻게 인권 운동을 이끌 수 있었을까요?"   

"라이트 형제는 왜 다른 누구보다 빨리 유인 동력 비행기를 만들 수 있었을까요?"   

사이넥은 결론적으로 기존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프로세스로 사람들과 '왜'를 공유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사람들은 '무엇'에 돈을 쓰지 않습니다. 그들은 '왜'에 지갑을 엽니다"

사이넥의 강연에서 우리는 두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는 사람은 강력한 콘셉트, 다시 말해 '왜'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정답이 보이지 않을수록 사람들에게 '왜'를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정답은 언제든지 수정될 수 있다

누구나 오랜 시간 몸에 배어 있던 가치관에서 단번에 벗어나기는 어렵습니다

아직은 많은 사람이 아웃풋 이코노미에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공교육은 대체로 단 하나의 정답만을 찾아가는 정답 주의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선생님도 학생도 어떻게 하면 정답을 맞힐 수 있는지에만 몰두합니다

하지만 기존의 논리를 근거로 정답을 정해두더라도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세상에서는 기존의 논리 자체가 무의미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수정'을 기본 전제로 삼아야 합니다

정답을 도출해내는 데 골몰하기보다는 미완의 작품을 일단 대중 앞에 선보인 다음 그들에게서 다양한 의견을 받아 끊임없이 고쳐나가는 것입니다

요컨대 '정답 주의'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수정주의'로 이행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프로세스를 공개하고 반응을 살피면서 끊임없이 수정해가는 쪽이 오히려 급변하는 요즘 시대에는 잘 들어맞습니다

언제라도 중간에 방향을 바꿀 수 있음을 전제로 한 수정주의야말로 빠르게 변화하는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데 적합한 방법입니다   


#3 일하는 방식의 변화 | 가짜 일을 걷어내고 본질에 집중하는 법

펜데믹 시대 3년 차,

여전히 우린 숨이 꽉 찬 기분으로 하루를 보냅니다

생산성과 무관하게 지치고 있다며, 우리가 그동안 일하는 방식에서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편안하기만 했다면 그것 또한 외로운 일입니다


노동시간당 GDP

한국은 $38.19 vs OECD 국가 평균은 $54.47

우리가 5.0일 일해서 만들 가치를 다른 국가들은 3.6일 만에 만들어냅니다

우리가 알고 있던 ‘오래 앉아 있고, 늦게까지 일하면 잘한다’라는 일반화가 틀렸다는 것을 입증합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돈은 많이 번 스포츠 스타는 누구일까요?

50전 50승, 메이웨더라는 복서입니다

2017년 은퇴를 선언한 미국 프로복서로 10년간 9억 1,500만 달러(2위 호날두 8억, 3위 메시 7억 5,000만)

2009년 상대 582개 중 69개 명중(12%) vs 메이웨더 493개 중 290개 명중(59%)

2014년 상대 526개 중 117개 명중(22%) vs 메이웨더 505개 중 232개 명중(46%)

무작정 휘두르기보다 상대를 맞춘다는 본질에 가장 가까운 복싱, 메이웨더가 전설이 된 비결입니다


본질을 버리고 바쁨의 함정에?

성과를 버리고 그저 바쁘게 보이는 것에 만족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일의 본질은 성과입니다

보람도 좋고, 기여도 좋고, 자아실현도 좋지만 조직에서의 일은 성과를 만들 수 있을 때만 의미가 있습니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성과와 무관한 일을 한다면?

가짜 바쁨으로 불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면?

수정하십시오, 우리는 지금 수정주의로 모드 전환 중입니다


지금까지 정답을 찾는 과정으로 일했다면 앞으로 수정을 기본 전제로 삼아서 일을 해 보세요 

왜? 로부터 프로세스 이코노미를 이해하는 당신의 경험은 성장의 밑거름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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