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태권도
태권도장 휴관 3주차.
회사 다닐 때 부러워 했던 겨울방학 같은 시간. 슬기로운 집콕생활을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무언가를 해 봤다.
◆ 태권도장 블로그 리뉴얼
깜빡하고 비포 화면을 남겨두지 않은 것이 좀 아쉽지만, 그만하면 아주 훌륭해 졌다. 마케팅을 해야 하는 '학원업'의 블로그 치고는 너무 기초적인 수준의 블로그였다. 디자인 부터 약간의 코딩까지 해서 홈페이지형 블로그로 싹 바꿔놓았다. 개운하다. 이제 카테고리 별로 컨텐츠만 좀 더 정리하면 된다.
◆ 스마트밴드 제대로 써먹기
원래는 통학차량 운행할 때 아이들 스케줄 관련 메시지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샀지만, 도장이 휴관하는 바람에 밴드도 놀게 되었다. 게다가 무려 최신 버젼으로 산 건데, 궁금해서 견딜수가 있어야지. 동네 하천 산책로를 따라 달리기를 했다. 사실, 스마트밴드를 핑계 삼아서라도 몸을 계속 움직여야 할 것 같았다. 이제야 겨우 좀 풀리나 싶던 참이었는데 다시 그 저질체력으로 돌아갈 순 없다. (3주 동안 네 번 밖에 못 했지만 '그게 어디'라 생각하기로..)
◆ 건강관리 빙자 지름신 접신
평소 눈 건강이 좋지 못한 엄마를 위해 루테인을 고르고 주문하다가 발견한 오메가쓰리. 눈 건강에도 좋고 혈행개선에도 좋다지만, 내가 혹 했던 것은 기억력 증진! 일단, 1단을 따려면 그 많은 품새를 다 외워야 한다... 일찍 자는 것 만큼이나 어려운 약 꼬박 챙겨먹기를 시전하는 중이다. (먹었나 안 먹었나 기억이나 해야 할텐데..)
◆ 발 홈케어
세수하고 샤워하면서 발을 씻기는 했었지만 그러고보니 한번도 정성껏 때를 밀지는 않았던 것 같다. 태권도를 다시 시작하고, 마스크 때문에 보이게 된 눈가 주름 만큼이나 신경쓰이던 발뒤꿈치 각질을 정리했다.
◆ 기타 딩딩 등등
주말마다 하던 밴드연습도 코로나 때문에 못 한지 일년이 되어간다. 몇 개월만에 기타를 꺼내들고 딩딩거렸다. 다행히 손이 많이 굳지는 않은 것 같다. 그동안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던 소설 '쇼코의 미소'도 읽고 있다. 그리고 아주 오랜만에 화장을 하고 외출복을 입고 친구들과 랜선 송년회도 했다. 또 요즘 유행하는 그 부캐놀이, 나도 해 보는 중이다. 나의 부캐는 브런치 작가이다.
◇ 게을 부리다가 결국 못 한것
치과 가서 사랑니 좀 뽑을 껄. 탄력이 예전같지 않은데 피부과도 한번 가 볼껄.
안 까먹으려면 코딩 공부도 좀 했어야 했는데 말이다.
사실, 쉬는 동안 브런치에 연재를 시작 한 것이 제일 큰 사건이다. 글을 쓰면서 열흘 간의 일상에 대해서도 돌이켜 생각 해보게 되었고, 사람들 얼굴을 떠올리고 그림을 그리면서 보고싶은 마음을 조금씩 달랜 것 같다. 이것 좀 봐 달라는 핑계로 지인들과 연락하고 소통하면서 나의 소확행도 즐겼다. 하다보니 글쓰기에 대한 욕심도 점점 생겼다.
길고 지루한 시간이었지만 지나는 마당에 이렇게 돌아보니 또, 짧은 것 같은 나의 집콕 일상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이제 자고나면 크리스마스다. 어느 때보다도 길고 지루한 한 해지만 다들 오늘 하루 만큼은 더없이 무탈히, 따뜻하고 편안히 보내시기를 기도해 본다.
메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