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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룸 Dec 25. 2020

11 놀면뭐하니

어른이태권도




태권도장 휴관 3주차.

회사 다닐  부러워 했던 겨울방학 같은 시간. 슬기로운 집콕생활을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무언가를  봤다.



◆ 태권도장 블로그 리뉴얼

깜빡하고 비포 화면을 남겨두지 않은 것이  아쉽지만, 그만하면 아주 훌륭해 졌다. 마케팅을 해야 하는 '학원업' 블로그 치고는 너무 기초적인 수준의 블로그였다. 디자인 부터 약간의 코딩까지 해서 홈페이지형 블로그로  바꿔놓았다. 개운하다. 이제 카테고리 별로 컨텐츠만   정리하면 된다.


◆ 스마트밴드 제대로 써먹기

원래는 통학차량 운행할 때 아이들 스케줄 관련 메시지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샀지만, 도장이 휴관하는 바람에 밴드도 놀게 되었다. 게다가 무려 최신 버젼으로 산 건데, 궁금해서 견딜수가 있어야지. 동네 하천 산책로를 따라 달리기를 했다. 사실, 스마트밴드를 핑계 삼아서라도 몸을 계속 움직여야 할 것 같았다. 이제야 겨우 좀 풀리나 싶던 참이었는데 다시 그 저질체력으로 돌아갈 순 없다. (3주 동안 네 번 밖에 못 했지만 '그게 어디'라 생각하기로..)


◆ 건강관리 빙자 지름신 접신

평소 눈 건강이 좋지 못한 엄마를 위해 루테인을 고르고 주문하다가 발견한 오메가쓰리. 눈 건강에도 좋고 혈행개선에도 좋다지만, 내가 혹 했던 것은 기억력 증진! 일단, 1단을 따려면 그 많은 품새를 다 외워야 한다... 일찍 자는 것 만큼이나 어려운 약 꼬박 챙겨먹기를 시전하는 중이다. (먹었나 안 먹었나 기억이나 해야 할텐데..)


◆ 발 홈케어

세수하고 샤워하면서 발을 씻기는 했었지만 그러고보니 한번도 정성껏 때를 밀지는 않았던 것 같다. 태권도를 다시 시작하고, 마스크 때문에 보이게 된 눈가 주름 만큼이나 신경쓰이던 발뒤꿈치 각질을 정리했다.


◆ 기타 딩딩 등등

주말마다 하던 밴드연습도 코로나 때문에 못 한지 일년이 되어간다. 몇 개월만에 기타를 꺼내들고 딩딩거렸다. 다행히 손이 많이 굳지는 않은 것 같다. 그동안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던 소설 '쇼코의 미소'도 읽고 있다. 그리고 아주 오랜만에 화장을 하고 외출복을 입고 친구들과 랜선 송년회도 했다. 또 요즘 유행하는 그 부캐놀이, 나도 해 보는 중이다. 나의 부캐는 브런치 작가이다.


◇ 게을 부리다가 결국 못 한것

치과 가서 사랑니 좀 뽑을 껄. 탄력이 예전같지 않은데 피부과도 한번 가 볼껄.

안 까먹으려면 코딩 공부도 좀 했어야 했는데 말이다.



사실, 쉬는 동안 브런치에 연재를 시작 한 것이 제일 큰 사건이다. 글을 쓰면서 열흘 간의 일상에 대해서도 돌이켜 생각 해보게 되었고, 사람들 얼굴을 떠올리고 그림을 그리면서 보고싶은 마음을 조금씩 달랜 것 같다. 이것 좀 봐 달라는 핑계로 지인들과 연락하고 소통하면서 나의 소확행도 즐겼다. 하다보니 글쓰기에 대한 욕심도 점점 생겼다.


길고 지루한 시간이었지만 지나는 마당에 이렇게 돌아보니 또, 짧은 것 같은 나의 집콕 일상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이제 자고나면 크리스마스다. 어느 때보다도 길고 지루한 한 해지만 다들 오늘 하루 만큼은 더없이 무탈히, 따뜻하고 편안히 보내시기를 기도해 본다.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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