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태권도
교육센터에서 배운 특기를 살려 폭풍 검색을 했다.
우리동네 '성인태권도' 로 검색해서 나오는 도장의 블로그들과 지도를 보며 꽤 신중하게 선택한 도장 한 군데. 사실, 이 동네에는 성인 전문 도장이 없었기에 그냥 집에서 제일 가까운 곳으로 갔다.
늦은 오후 쯤 도장에 찾아가니 꼬맹이들 수련이 한창이었다. 상담실에는 관장님의 각종 자격증과 상장, 트로피들이 가득 했다. 잠시 후 덩치 큰 관장님이 쪼그만 아가 주스를 건네며 들어오셨다.
"태권도를 하셨었다구요?"
"네, 한 3년 전에 신촌에서 성인태권도장 다니면서 파란띠까지 땄었어요."
"아~ 그러셨구나.. 근데, 우리 도장은 어떻게 찾아 오셨어요?"
"인터넷 검색해서요. 여기가 본관, 분관 두 개나 있고 커 보여서요."
"하핫, 맞아요. 잘 찾아오셨어요. 근데 검색해서 우리 도장이 잘 나오던가요?"
"네, 블로그 나왔어요. 아유, 근데 수련 시간표나 프로그램 같은 게 궁금했는데 블로그엔 다들 운동하는
사진만 잔뜩 있어서 알아보기가 쉽진 않았어요. 홈페이지 같은 게 딱 있으면 좋았을텐데. 아 참, 근데 블로그에 나와있던 여기 도장 홈페이지는 없어진 거 같던데요?!"
순간, 마스크 위로 보인 관장님의 눈이 반짝였던 거 같다.
"아, 그건 이제 안 쓰는 거에요. 근데, 혹시 홈페이지 쪽 일 하세요?"
그렇게 나의 근황을 털어놓게 되었고, 뜻밖의 알바 제의를 받게되었다. 참으로 솔깃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