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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룸 Dec 12. 2020

02 끌림

어른이태권도





지난 주에 면접 본 회사에서는 아직도 연락이 없다. 

소개 받았던 일자리 센터를 통해 알아보니 이번주 금요일까지는 연락 주기로 했단다. 아무래도 여기도 내 자리는 아니구나 싶다. 일주일 넘게 기다리게 하다니, 이게 무슨 똥매너람. 결국 목요일에 내가 먼저 쿨하게 거절 해 버렸다. 아니, 실은 혹여라도 출근하라는 연락이 올까봐 내가 먼저 선수친 거나 다름없었다.


  "관장님, 지난 번에 말씀하셨던 일이요. 그거 구체적으로 어떤 일 하는거에요?"

  "아, 그냥 시간 나실 때 도장 블로그랑 사무업무 좀 봐주시면 되구요. 그리고 - "


이젠 어디서나 컴퓨터로 업무처리를 하니, 태권도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여기서도 기본적인 문서작업이나 출결관리 시스템이 필요하고, 그래픽 작업도 좀 하면 더 좋고, 블로그 마케팅도 해야 하니 고급 개발자까지는 아니어도 내 정도의 기초적인 IT 지식 수준이면 충분히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아이들 등하원 차량 보호자로 같이 타 주시면 되세요. 두시 반 부터 여섯 시 반까지 해서 총 4번 나가시게 될 거구요. 차 타고 내릴 때 아이들 뛰지 않게 지도 해 주시고, 안전벨트 메는 것 좀 도와주시면 돼요."


와우. 대학시절, 공부할 때는 아이들 대하는게 정말이지 너무 어렵고 힘들어서 치를 떨었었다. 이쪽 분야로는 전혀 생각 없었는데 이제와서 이렇게 하게 될 줄이야.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때 만큼의 거부감은 없다. 오랜만에 생산적인 일을 하게 된 탓일까, 오히려 약간의 기대감 마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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