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하는 사람들

여행의 조각 3

by stream

식당에는 테이블마다 사람들이 가득 찼다.

테이블에는 차려진 음식보다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가 더 철철 흘러넘친다.

우리 가족도 그 속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외국어로 쓰여 있는 메뉴판, 종업원이 와줄 때까지 기다리기.

메뉴판을 파파고와 쳇지피티로 검색하며 그나마 영어와 스페인어 소통이 좀 되는 딸이 나서서 어렵사리 음식을 주문했다. 어리둥절 앉아 있다가 마침내 나온 음식을 먹는데 주변이 왁자지껄하다. 우리 가족은 서로를 멀뚱멀뚱 본다.

‘도대체 저 사람들은 무슨 얘기를 저렇게 하는 걸까?’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쉴 틈 없이 오가는 대화, 미소와 웃음소리, 마주 보는 눈빛.

반면에 우리는 별로 할 말이 없다. 어색하게 낯선 음식만 한 점씩 먹다가

“우리도 대화를 해 보자.”

라고 말했더니 둘 다 그러잔다. 뭐라도 하나하나 이야기를 시작하다 보면 실타래처럼 이야기가 풀리겠지. 원래 말수가 적은 우리 가족은 식탁에 넘치도록 풍성하고 즐겁게 대화 나누는 그들이 부러웠다.

어렵사리 첫 말을 뱉어내고 한 번 두 번 서로 받아서 말하다 보니 제법 이야기가 오고 갔다. 평소라면 이어지지 않았을 주제도 대화해 보기로 작정하고 노력하다 보니 우리도 제법 대화를 나눌 줄 알게 되는 듯했다. 리듬을 타며 대화가 잘된다 싶을 때는 뿌듯했다. 식당 안의 출렁이는 대화의 물결에 우리 가족도 합류하여 함께 출렁였다.


우리는 대화하는 것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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