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주한 아침의 기록
눈이 안 떠지는 아침이었다. 어젯밤, 예능을 보고 나서 책을 읽다 보니 늦게 잠이 들었고, 그 탓에 아침이 너무나 버겁게 느껴졌다.
마음은 고요한 시간을 갖고 싶었지만, 몸은 그럴 여유를 주지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는 게 이렇게 힘들 줄은 어제는 왜 몰랐을까.
그때, 큰아이에게 간단한 김밥을 싸주겠다고 한 약속이 떠올랐다. 비록 잠이 부족하고 몸은 무겁지만, 아이에게 약속한 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에 무거운 몸을 일으켰다.
남편이 아직 출근 전인 거 보니, 오늘은 늦은 모양이다. 하긴 요즘 매일 야근을 하고 피곤할 만도 하지.
출근할 때마다 서두르며 고구마나 빵을 챙겨 나가는 남편을 보며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던 참이다.
그래, 이왕 하는 김에 남편에게 김밥을 싸줘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촉박하다.
김밥 한 줄을 만들려면, 간단하게라도 계란말이와 햄은 넣어야 하고, 밥에는 참기름과 소금으로 간을 해야 한다. 급하게 움직이면서도, 그 작은 것들을 빠뜨리지 않기 위해 애썼다.
남편이 허둥지둥 씻고 다급하게 나가려고 할 때, 급히 김밥을 썰어 음료와 함께 전했다.
"김이 눅눅해지기 전에 먹어야 해"라며 챙겨 보내고 나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이제 아이들의 아침을 준비해야 한다. 첫째는 햄 계란말이 김밥을, 둘째는 어제저녁에 먹었던 된장국을 먹겠다고 했다. 두 아이의 아침을 차린 후, 장난치지 말고 먹기!라는 규칙을 말한 뒤, 잠시 침대에 다시 몸을 뉘었다.
딱 10분만 눈을 감고 있고 싶었다.
일어날 때마다 느끼는 그 무거운 기분, 아침에 맞닥뜨리는 분주한 현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작은 약속들이 나를 이끌어주는 것 같았다.
완벽하지 않은 아침이어도 괜찮다.
아이에게 약속한 김밥을 싸줬고, 남편에게 작은 배려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남편은 잘 출근했고, 큰아이는 학교에 갔고 작은아이도 무사히 등원했다.
너저분하게 집안일은 좀 쌓여있지만 그래도 오늘을 잘 시작한 기분이 들어서 마음만큼은 가뿐하다.
가뿐한 마음으로 오늘 하루가 끝날 때, 스스로 미소 지으며 잠들 수 있는 하루가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