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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ssam Jul 08. 2016

[중딩의 감성 충만]

성장통 #part 49


싱글맘 그것도 과외쌤의

시험 전 2,3주는 최악의 스케줄이다

다른 아이들을 챙기느라

녀석은 늘 뒷전이다


밖에서 일하는 엄마라는 핑계로

녀석의 몸상태 마음 상태를

살피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더더욱 알아서 좀 해주면 좋을 텐데

하는 말도 안 되는 욕심을 부려보지만

정작 녀석도 엄마가 제일 필요한 시간인 것을 어쩌랴ㅜㅜ


시험이 다가오면

녀석은 나름의 스트레스로

컨디션이 엉망이 된다


잠자는 시간이며

영양가 있는 음식을 챙기려 애를 써도

배가 아프다 머리가 아프다 하니

마음껏 먹이지도 못한다


또 계속 옆에서 챙겨주지도 못하면서

녀석이 징징거리면

온 신경이 곤두서서 오히려 짜증과 버럭질이다


"그러니까 일찍 자랬잖아!"

"이불 잘 덮고 자, 감기 걸려~"

"라면 말고 밥을 먹어야지"

잔소리가 봇물 터지듯 넘쳐난다


아프지 말기를

노력한 만큼 성취하기를

오만 걱정이 앞서

걱정보다 화가 먼저 불쑥거린다


"엄마는 네가 아플까 봐 걱정돼"

"너무 힘들면 좀 쉬어~"

하면 될 것을

어쩌면 그리 맘에 없는 소리만 나오는지ㅜㅜ


시험 전 날,

잠시 밖에 나온 사이

녀석에게서 카톡이 온다


열어보니 핑크빛 하늘이 가득한 사진 몇 장이

전송됐다


"이거 보정한 거 아니야. 지금 하늘이 이래. 대박이지?"

"셤 공부 안 하고 뭐하는 거야~"


으이그ㅜㅜ

"응~ 이쁘다 고마워~"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답을 해놓고 바로 후회가 된다


모자라도 한참 모자란 엄마다


녀석 덕분에 하늘을 본다

온 세상을 품을 듯

다정한 핑크빛이다


그래,

중딩이라고 예쁜 거 아름다운 거 모를까

오히려 어른들보다 훨씬

감성 충만할 때인데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닫힌 공간에서 얼마나 답답할까

이 예쁜 녀석들이

매일 하늘을 바라보며 꿈꿀 수 있을 만큼

세상이 조금만 더 여유롭다면

얼마나 좋을까


녀석이 아니었음

놓치고 지나갔을 자연의 아름다움에

지친 하루를 감사히 마칠 수 있음에

비록 내일 다시 전쟁을 치를지라도

몸은 지칠 대로 지쳤지만

마음이 행복한 저녁이다

녀석 덕분이다



글: kossam

사진: da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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