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통 #part 63
녀석이 중학생이 되면서 시작된
성장통 일기
어느새 3년이 되었다
돌아보면
녀석보다는
엄마인 내가 더 심하게 앓았던
3년간의 성장통
얼마나 아픈지
어떤 모습으로 오는지
온몸으로
온 마음으로 겪어 낸
녀석과 나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아니 영원히 끝나지 않을지도 모르는
어디쯤 왔는지 모르겠지만
녀석의 졸업식을 보는 내내
내 마음은
그러했다
좀 더 잘 해줄걸
더 많이 품어줄걸
많이 아팠을 녀석에게
미안한 마음과
이렇게 잘 자라준
못난 엄마 잘 견뎌준 녀석에게
고마운 마음이
가슴 깊은 곳에서
아프게 밀려왔다
트렌디한 엄마가 되고 싶어 준비한
목화송이 도깨비 꽃다발에
"괜찮네~"
여전히 시크한 녀석은
정든 교실 한가운데 앉아
선생님과 친구들을 바라보며
햇살처럼 웃고 있었다
자신의 꿈을 위해
한 발 한 발
길을 찾아가는 녀석과 친구들에게
마음속으로 응원을 보낸다
가끔은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사는 듯 보이지만
선택의 연속인 치열한 누구나의 삶 속에서
알지만
소리 내어 격려하고
소리 내어 믿어주지 못했던
아쉽고 후회스러운 순간들이었다
다시 한번 하라고 하면
녀석도 나도
더 잘할 수 있을 텐데
사춘기 왕초보 둘이서
참 어렵게도 어찌어찌 여기까지 왔다
아직은
물건 하나 사는 것도 서툴고
혼자서 해먹을 줄 아는 게 라면밖에 없는
나갈 때는 반짝반짝 꾸며도
나간 뒷자리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허당인 녀석
그래도
오늘 엄마 눈에 녀석은
진심으로 축하한다
녀석의 볼 빨간 사춘기를
곁에서 지켜보고
함께 겪을 수 있어서
감사했다고
마음 달랠 길 없어 쓰기 시작한
성장통 일기지만
어느새 너를 기억하고 추억할
소중한 기록이 되었다고
녀석에게 언젠가 말할 수 있을까
2017. 2. 3.
녀석의 행복한 졸업식날에...
악동뮤지션[초록창가]:출처ㅡ유튜브
성장통 #part63 [사랑]
네가 예쁘고
네가 밉다
너무나 사랑해서
눈물로도 말할 수 없는
가슴 터지도록 묻어둔
그리움
외로움
미안함
고마움
그리고 사랑
글, 사진: koss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