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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ssam Feb 25. 2017

[졸업, 볼 빨간 사춘기]

성장통 #part 63

녀석이 중학생이 되면서 시작된

성장통 일기

어느새 3년이 되었다


돌아보면

녀석보다는

엄마인 내가 더 심하게 앓았던

3년간의 성장통


얼마나 아픈지

어떤 모습으로 오는지

온몸으로

온 마음으로 겪어 낸

녀석과 나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아니 영원히 끝나지 않을지도 모르는

어디쯤 왔는지 모르겠지만

크게 한 걸음 내디뎌

작은 언덕을 넘은 듯

잠시 바람에 흘린 땀을 식히듯


녀석의 졸업식을 보는 내내

내 마음은

그러했다



좀 더 잘 해줄걸

더 많이 품어줄걸

많이 아팠을 녀석에게

미안한 마음과

이렇게 잘 자라준

못난 엄마 잘 견뎌준 녀석에게

고마운 마음이

가슴 깊은 곳에서

아프게 밀려왔다



트렌디한 엄마가 되고 싶어 준비한

목화송이 도깨비 꽃다발에

"괜찮네~"

 여전히 시크한 녀석은

정든 교실 한가운데 앉아

선생님과 친구들을 바라보며

햇살처럼 웃고 있었다


자신의 꿈을 위해

한 발 한 발

길을 찾아가는 녀석과 친구들에게

마음속으로 응원을 보낸다


가끔은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사는 듯 보이지만

저마다의 고민과

선택의 연속인 치열한 누구나의 삶 속에서

녀석도 하루하루 살아내고 있다는 걸

알지만

소리 내어 격려하고

소리 내어 믿어주지 못했던

아쉽고 후회스러운 순간들이었다


다시 한번 하라고 하면

녀석도 나도

더 잘할 수 있을 텐데

사춘기 왕초보 둘이서

참 어렵게도 어찌어찌 여기까지 왔다


아직은

물건 하나 사는 것도 서툴고

혼자서 해먹을 줄 아는 게 라면밖에 없는

나갈 때는 반짝반짝 꾸며도

나간 뒷자리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허당인 녀석


그래도

오늘 엄마 눈에 녀석은

훌쩍 자란 다 큰 아이같이

낯설고 시리다


진심으로 축하한다


녀석의 볼 빨간 사춘기를

곁에서 지켜보고

함께 겪을 수 있어서

감사했다고


마음 달랠 길 없어 쓰기 시작한

성장통 일기지만

어느새 너를 기억하고 추억할

소중한 기록이 되었다고


녀석에게 언젠가 말할 수 있을까


오늘 나는

자랑스럽게 빛나는

녀석의 엄마다


2017. 2. 3.

녀석의 행복한 졸업식날에...



악동뮤지션[초록창가]:출처ㅡ유튜브

https://youtu.be/CshWLEn-OEg





성장통 #part63 [사랑]


네가 예쁘고

네가 밉다

너무나 사랑해서

눈물로도 말할 수 없는

가슴 터지도록 묻어둔

그리움

외로움

미안함

고마움


그리고 사랑




글, 사진: kossam


※졸업식날 엄마랑 외할머니랑 같이 놀아준 착한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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