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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ssam Sep 20. 2015

[중2와 스마트폰]

성장통 #part18

요즘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스마트폰을 들고 산다


나의 스마트폰 갤러리에 있는

녀석도 대부분 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 녀석에게서 폰을 뺏는 일은

정말 큰 잘못을 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 일이다



거의 친구들과의 채팅이나

연예인 사진 검색, 웹툰 읽기

또는 음악 듣기가 주를 이룬다

여자아이라 그런지 게임을 즐기는 편은 아니라

그나마 다행이다 생각하면서도

밥 먹을 때도 한손에 폰을 들고 있는 것을 보면

가끔씩 혈압이 오르기도 한다


친구들을 만나도 수다를 떨기보다는

서로 각자 폰만 들여다 보는 경우가 많고

저럴 거면 왜 만나나 그런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그것이 지금은 녀석들의 평범한 일상이 되어버린 듯하다


물론 어른인 나도 폰이 없으면 불안하거나

하루에도 수십 통씩 채팅을 하는 편이라

될 수 있으면 큰 제재는 하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정작 중요한 때에 연락이 안된다든지

시험기간이나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을 때에는

폰으로 인해 불화가 생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아이와의 소통을 위해

원하는 폰을 사주고

메시지도 자주 보낸다

예쁜 이모티콘도 선물해주고

친구들과 먹으라고 설빙 기프트콘도 쏴주고

신세대 엄마인척 노력하다가도

전화를 버릇없이 끊는다든지

몇 시간 동안 연락이 안된다든지 하는 날엔

친구들이랑은 안 그러면서

엄마한테만 그런다며

집에  오자마자 잔소리를 해댄다



그런 녀석이 꼼짝 못하고

폰을 내놓는 날이 있다

학교에서 가끔 폰을 끄지 않았다가

선생님께 걸리는 경우인데

녀석의 학교는 일주일이 지나야 돌려받을 수 있다


덜렁거리는 녀석은 일 년에 두세 번 그런 일이 있는데

그럴 때마다 신기하게도 그럭저럭 잘 버티곤 한다

평소엔 폰이 없으면 하늘이 무너질 듯 유난을 떨지만 실상은 없으면 없는 대로 또 살아지는 법인가 보다


정 심심하면 안 보던 책도 뒤적이고

중요한 일은 컴퓨터를 사용하면 되고

집에 있는 냥이들과 뒹굴거리기도 하고

심지어 일찍 자기도 한다


부모들의 편함을 위해

또는 그런 환경 속에 어렸을 때부터 노출될 수밖에 없는 요즘 아이들인지라

마냥 녀석들만 탓할 수는 없는 일인 것 같다


그저 너무 과하지만 않기를

나쁜 것에 빠지지만 않기를

유익한 도구로 사용해 주기를

그런 바람으로 지켜보고 인내하는 수밖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가 않다


가족 간의 소통과 그 안에서의 예절과

바람직한 사용법을 함께 익히고 나누면서

그렇게 귀하고 예쁜 녀석들의 시간들이

잘 지나가 주기를 바란다


또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해서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스마트폰이 생각나지 않을 만큼의

즐겁고 좋은 경험들을 함께할 수 있도록

부모로서의 역할에도 좀 더 충실해 보려고 한다





*아래 글은 녀석이 중1 때(2014)

u클린 글짓기 대회에서 수상했던 작품이다

아직도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그 안에서 작은 실천들이 이어지도록 함께 노력하는 중이다



◆먹통폰을 소통폰으로!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말이 있다. 요즘 가족들은 수도 적어지고 멀 리 떨어져 사는 경우가 많고 다들 바쁘기 때문에 자주 만나기가 힘들다.

(중간 생략)

2년 전에 할머니 할아버지와 보다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 엄마가 스마트폰을 사 드렸다. 처음엔 메시지 하나 보내는 것도 긴 설명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영상통화나 채 팅도 하고 사진도 보내드릴 수 있어서 좋다. 예전에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으실 때에는 내 가 시험을 잘 봤다거나 대회에서 상을 탔거나 좋은 일이 생겨도 전화로 해야 해서 바쁘실 때에는 밤까지 기다렸다가 통화하거나 한 달을 기다려 할아버지 댁에 가면 얘기해 드리곤 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채팅으로 사진이나 소식을 보내드리면 바로 확인하시고 축하 메시지 나 이모티콘을 보내주신다. 할아버지 할머니께서는 내가 단체 채팅방에 문자를 남기기만 해 도 하루가 즐겁고 힘이 나신다고 한다. 처음에는 별 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내가 보낸 문 자 하나에 일 하시느라 힘드신 할아버지도 몸이 많이 아프신 할머니도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아지신다고 하니까 나도 지금은 하루에 한 번은 꼭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나는 작년에 우리 가족이 서로 더 많이 대화하고 서로 일상도 공유하고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밴드 앱으로 가족 밴드를 만들자고 제안을 했다. 밴드 앱은 어떤 모임끼리 밴드를 만들면 서로 사진도 공유할 수 있고 단체 채팅을 할 수도 있고 글을 게시할 수도 있게 해주는 앱이다. 일정표도 있어서 모임 일정을 등록해 놓을 수도 있고 사진첩을 만들 수 도 있다. 스마트폰 초보자인 할아버지 할머니께서도 쉽게 사용하실 수 있도록 설명해 드렸더니 내 사진을 매일 보실 수 있다고 좋아하셨다. 나도 거의 하루 종일 가지고 다니는 스마트폰이니까 생각나면 바로 안부 문자를 보낼 수 있어서 좋았다. 엄마는 거의 매일 내 사진을 찍어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보실 수 있도록 밴드에 올려주신다. 또,할아버지께서 함께 가족 여행을 가자고 하셔서 몇 년 전부터 우리는 가족들끼리 여행 갈 돈을 모으고 있는데, 지금은 가족 밴드가 있으니 밴드 채팅방에서 서로 서로 여행에 대한 의견을 묻고 돈도 모으고, 또  다녀온 후에는 사진과 동영상들을 밴드에 올려놓고 함께 보고 있다.

이렇게 밴드를 만들고 난 후부터는 가족끼리 대화도 늘고 서로에 대한 관심도 많아지고 의견 충돌도 많이 줄어든 것 같다.  격려할 일이 있으면 격려해 주고,칭찬할 일이 있으면 칭찬해 주고,어렵고 힘든 일이 있을 때도 바로 도움이나 위로를 받을 수도 있게 되었다. 실제로 만나서도 전보다 훨씬 얘깃거리가 많아진 가족들을 보면서 스마트폰이 잘만 사용하면 정말 쓸모 있고 유용한 물건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 가지 더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 나는 중학생이 되면서 엄마랑 관계가 전보다  힘들어졌다. 아무리 가족 밴드로 대화하고 좋은 얘기만 한다고 해도 집에서 자꾸 잔소리를 듣게 되면 엄마한테 짜증이 막 나기도 한다. 엄마와 내가 많이 부딪히는 이유 중에 하나가 스마트폰 때문이다. 스마트폰으로 채팅도 하고 SNS도 하고 인터넷 검색도 하고 음악도 듣고 동영상도 보고 거의 모든 것을 할 수 있으니까 내 또래의 아이들은 공부할 때와 잠잘 때만 빼면 계속 스마트폰을 들고 있다. 그런데 엄마는 내가 스마트폰을 너무 많이 한다면서 핸드폰을 압수하시고 내 채팅 내용이나 갤러리,SNS 같은 곳을 검사하려고 하신다. 물론 엄마가 내가 스마트폰 중독이라도 되거나 눈이 나빠지기라도 할까 봐 혹은 스마트폰으로 유해정보들 을 보게 될까 봐 걱정하신다는 건 알고 있다. 그렇지만 친구들이랑 대화한 것이나 엄마에게 별로 보여주고 싶지 않은 사진들까지 보려고 하시는 건 사생활 침해라고 생각해서 나는 비밀번호를 알려드리지 않았다. 이 문제로 엄청 크게 싸우고 서로 마음 상한 적이 있는데  그때 엄마랑 나를 화해시킨 것이 이상하게도 스마트폰이었다. 서로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얼굴 보고 하기는 힘든 말들을 메신저를 통해서 주고받으며 이해하고 마음을 풀 수 있게 된 것이다. 엄마는 항상 엄마랑 말다툼을 하거나 힘든 일이 생기면 먼저 사과나 격려의 문자를 보내주신다. 그러면 나도 짜증 났던 마음이 싹 풀리게 된다. 어떻게 그렇게 화났다가 사과 몇 마디랑 이모티콘 하나로도 기분이 확 풀리는지 참 신기하다. 아마도 얼굴을 보고 얘기하는 것보다 글로 편지를 쓰듯 주고받으니 좀 더 차분한 마음으로 진심을 얘기할 수 있기 때 문인 것 같다. 평소에 말로 미안하다는 말이나 사랑한다는 말은 손발이 오글거려서 잘 못했는데 채팅으로는 쉽게 말할 수 있다. 그래서 마음을 전달하기에 더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집집마다 스마트폰 때문에 부모님과 사이가 안 좋아진 친구들이 정말 많이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잘 이용한다면 부모님이랑 사이도 더 좋아지게 할 수도 있고,오히려 더 서로를 이해하게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렇게 되려면 아무리 가족이라도 서로 조심하고 예의를 지키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요즘 스마트폰 때문에 가족 간의 소통이 많이 없어진 것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데 사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우리 가족처럼 스마트폰으로 가족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길은 얼마든지 있다. 애초에 핸드폰은 언제 어디서나 쉽고 빠르고 간편하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었는데,언젠가부터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도 친구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각자 자신의 폰만 들여다보고 있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가족들에게 문자 하나 보내는데 한 시간 두 시간이 걸리는 것도 아닌데 왜 실천이 안 되는 걸까? 친구들과는 몇 시간씩 채팅하면서 가족들에게 문자 보내는 몇 분을 투자를 못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그 만큼 우리가 가족들의 소중함을 잊고 살고 있는 것 같다. 가족들과 스마트폰으로 대화하는 겨우 몇 분의 시간이 할아버지 할머니께는 자식들을 보며 또 내일을 힘내서 살아가게 하는 활력소가 되기도 하고 엄마에게는 멀리 떨어져 살고 계시는 부모님들께 해 드릴 수 있는 자식으로서의 도리가 되기도 한다. 또 나에게는 정말 많은 것들을 해 주시고 많은 사랑을 주시는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께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고 또 더 큰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스마트폰은 사용하기에 따라 가족을 단절시키는 불화의 이유가 될 수도 있고 가족을  소통시키는 행복의 이유가 될 수도 있다. 나는 우리 가족처럼 더 많은 가족들이 스마트폰을 통해서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자주 대화하면서 화목한 가족이 되고 따뜻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가족밴드 채팅방에 글을 올린다.
“오늘 하루 잘 보내셨어요?”


글, 사진: koss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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