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의 현실감을 깨닫다.
매일매일 틀림을 배웁니다.
삼재라면 무엇을 해도 뒤로 자빠져서 코가 깨지는 것 같다는 말을 들었지만 그것은 그냥, 운명론에 심취한 이들의 신의 뜻을 알리는 어떤 목적이라고 생각하며 창업을 결정하고 밀어붙이듯 하나씩 준비했다.
사실 정신적인 과로, 육체적인 것보다 가스라이팅에 가까운 정신적 피로감은 계약직 사무 업무의 한계를 느끼기에 충분했고 스스로가 나태해지고 영혼 없는 출퇴근을 반복하게 했다. 그래도 실업급여와 퇴직금을 생각하며 조금 더 참았어야 했지만 가스라이팅이라 부르기 애매한 업무환경에서 매일이 지치고 숨 쉬는 것조차 싫어지는 하루가 반복되었다. 어느 순간 한 공간에서 일하는 이들과 밥도 같이 먹기 힘들어졌고 밥 먹는 시간만은 오롯이 나를 위해 보내고 싶었지만 그 마저도 허락하지 않는 상황으로 몰렸다.
계약직 사무직은 인력업체에서 직접 관리하기에 자발적 의사에 의한 퇴사로 서로가 협의했다. 그렇다고 해서 내게 득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퇴사하는 이유가 근무지에 함께 일하는 누군가의 의미 없고 협박성에 가까운 가스라이팅이라는 것을 알리기엔 준비성이 없었다. 게다가 누군가의 밥줄을 끊어놓는 독한 년으로 남기는 싫었다. 배려인 듯 배려스럽지 못한 스스로의 결정 덕분에 불편함으로부터 도망치듯 정글 같은 세상으로 아무 준비 없이 튀어나왔다.
늘 그랬듯 살기 위해 파닥거리는 애처로운 날갯짓으로 선택한 것은 창업이었다.
정상적인 가정 경제라면 최소 6개월 이상 생활비가 적립되어 있겠지만 그런 삶이 없어진 지 너무 오래되었고 절벽에 몰리고 쫓기듯 1년여 동안의 퇴직금과 생활비를 털어서 창업을 시작했다.
창업 이전에 계획은 다른 곳으로 이직이었지만 지난 6개월간의 몸상태와 앞으로 예상하기 힘든 코로나19 유행시대가 또 올 경우의 최선의 대비책이자 보험은 창업이었다.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돈을 털어서 창업을 할 수밖에 없었지만 후회하지 않았다. 시골에서 창업은 비용이 적게 들지 않았다. 아이템만 잘 정한다면 선점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을 수도 있겠지만 괜찮다 싶은 장사목은 권리금(바닥권)이라는 보존도 받지 않는 금액을 지불케 했다. 비합리적인 그 금액 덕분에 계획과 다른 현실에서 결정을 내렸다.
작업실을 온라인전용으로 유지하고 작업실을 작은 식당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개편과정은 나름 순조로웠다.
시작 2주째까지는 정말이지 아무 걱정 없이 계획대로 척척척이었다.
2주째 혼자서 준비한 창업 과정 전부에 문제점이 발생되었고 주변의 조언을 모두 수용하기로 했다.
셀프로 진행하던 내부인테리어는 무경험자인 내게 여러 문제를 발생시켰다. 오래된 건물의 벽은 1주일이 넘는 폭우에 다량의 곰팡이가 올라왔고 곰팡이 제거와 규조토 페인트로 다시 보수하고 마감해야만 했다.
한고비 넘기니 또 다른 고비가 나타났다.
진정한 셀프창업의 문제점, 무턱대고 사놓은 영업용 가스레인지(화구)가 문제였다. 작업실로 사용하기 이전 아주 오래전에 식당운영을 했었던 곳이지만 아주 오래전에 폐업했기에 새로운 허가가 필요했다.
영업용 가스레인지를 사용할 것인가 전기인덕션을 시공할 것인가. 아님 가정용 가스레인지도 최선일 수 있는데 이왕 사놓은 거 그래 제대로 하자.
영업용 화구는 가스안전공사의 가스 사용허가 필증이 필요했고 사용허가를 받기 위해 닥트 설치와 가스배관까지 규격에 맞게 재설치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혼자 시작해서 준비했던 나의 무지는..... 과정의 역순을 부른 것 같았다. 어쩌면 잘 몰랐기에, 일단 제대로 해보자 라는 오기가 부른 참사였다.
도시라면 모든 것이 빠르다. 사람도 많고 바쁘지만 빠르게 처리된다.
시골은 느리다. 사람의 생각도 느리고 일처리도 느리다.
창업자는 있지만 한번 정해진 업종의 가게는 대물림되듯 새로운 창업자를 만나고 그에 따라 필증도 따라간다. 설치 후 가스안전공사의 방문까지 7일 이상이 걸린다는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2주가 되었지만 소식이 없다.
심지어 가스안전공사에 접수조차 되어 있지 않단다.
시공업체에 문의하니 담당자가 교육 가면서 인수인계가 제대로 안된 거 같다는데... 여전히 확인 중이라며 소식이 없다.
에휴~
이번주에는 창업하고 바쁜 일정을 이곳에 남길 줄 알았는데 사업자등록증이 언제 나올지 몰라 푸념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창업 준비하는 몇주 행복하고 즐거운 기억이 많았다.
매일 저녁 투자금의 절반을 차지하는 주방을 보며 행복하고 일을 마무리하고 매장에서 라면을 끓여 먹으며 만족했다. 만족감을 느낀지 며칠도 안되었는데 한숨만 나온다. 만약 담당자의 장기적인 부재로 인해 신청 누락이면 도대체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사업자등록증이 나오지 않음으로 인해 계획이 미뤄짐으로 나는 갈 곳을 잃어가고 있다.
창업은 여유자금 확보라는 것을 이미 늘 잘 알고 있었으면서도 이와 같은 일을 저지르고 있다.
생각이 많아질 때마다 창업을 결심한 순간으로 되돌아가 고민에 빠진다.
결론은 다시 돌아가도 창업이다. 이곳으로 귀촌한 이후 매번 직장생활을 하며 힘들 때마다 고민하고 또 생각했었다. 이제 직장생활은 더 이상 할 수 없다. 나의 의지이기도 하고 책임감이기도 하다.
배부른 부르주아는 그냥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모든 불합리한 상황과 함께 아늑한 월급이 그립지만 정당한 육체활동으로 얻는 건강한 돈을 갖고 싶다. 창업을 준비하며 일주일 가까이 몸살을 겪을 때도 사업자등록증이 나오고 작은 가게에 손님이 북적일 그 순간을 기대하며 행복한 꿈을 꿨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이번주도 이렇게 가버리고 다음 주에는 되려나.
내일은 제발 답변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예상과 다른 기다리는 일정 덕분에 두려움과 창업의 현실을 느끼고 있습니다.
준비하지 못한 것에 대한 것들 역시 나의 무지이며 또한 여러 가지 부족함을 체감 중입니다.
이제와 창업을 후회해 봐야 어쩔 수 없을 거 같습니다.
그냥 기다릴 뿐, 민원을 넣으면 빨리 될까요?
애초에 200만 원으로 창업한다는 목표를 실행했던 나 스스로 대견하기도 하고 이제와는 참 용감했다는 생각뿐입니다. 무모함 덕분에 또 한 번 겸손해지고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고민합니다.
모든 것을 이겨낼 방법을 찾는 것이 인생이라 생각합니다.
오늘 하루도 감사합니다.
Thank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