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비의 로맨스〉

by 알레프



작은 힘으로 활을 당기며
나는 앞을 보고 서 있었지
조용히 머물던 그의 시선
어느 순간 내 뒤에 닿아 있었어



부드럽게 포개진 그의 손
내 손 위에 머물렀을 때
생각보다 단단한 온기
숨이 고요해지던 그 순간


내 숨이 너의 중심에 닿을 때
흔들리던 마음이 멈춰 서
머뭇거리던 활이 떠오르는 사이
우리 둘만 같은 자리에 서 있던
과녁보다 더 분명했던 너의 중심
그 작은 자리에 내가 섰지



활 시위를 함께 들어 올려
우린 같은 방향을 바라봤지
가까워진 어깨와 어깨
말 없이 이어지던 공기



놓인 활은 잠시 멈춰 섰고
나는 너의 숨을 세어 봤어
하나


손끝에 남은 떨림
닿을 듯 말 듯 이어진 거리




내 숨이 너의 중심에 닿을 때
흔들리던 마음이 멈춰 서
머뭇거리던 활이 떠오르는 사이
우리 둘만 같은 자리에 서 있던
과녁보다 더 분명했던 너의 중심
그 작은 자리에 내가 섰지



시간이 느려진 고요한 자리
우리만 남은 듯했어 (아주 천천히)
표적은 어쩌면 중요하지 않았지
지켜야 할 것은 서로의 자리


내 숨이 너의 중심에 닿을 때
흔들리던 마음이 멈춰 서
날아가던 화살 끝을 따라가다
뒤늦게 내 심장 소릴 들었어
과녁보다 더 분명했던 너의 중심
그날의 자리에 아직 서 있어

월, 목,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