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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밝을 여름 Oct 10. 2023

우리 딸.

일상의 소중함


" 엄마! 설거지 다하고 나랑 디폼블록으로 같이 뭐 만들자."


"그래, 알겠어."




오래간만에 너의 얼굴을 정면에서,

그리고 가까이서 자세히 오래오래 쳐다본다.


흘러내리는 머리카락 때문에 유난히 더 더워 보이는 너의 얼굴.


반짝반짝 꽃모양의 단단한 머리띠로 잔머리까지 싹 올려주니, 내 속이 다 시원하다.

 

눈은 티브이 만화에 고정한 채, 손은 디폼블록으로 팽이 만든다고 뚝딱뚝딱.


머리띠에서 몇 올 빠져나온 잔머리가 선풍기 바람에 불려 이마 위를 간질간질.


요리조리 바쁘게 움직이는 크고 깨끗한 너의 검은 눈동자.


콧대 없 작고 반들반들한 코.


언뜻언뜻 보이는 볼살 솜털.


꼭 다문 작은 입.


연보라, 연분홍으로 색깔 입힌 손톱.


오동통한 앙증맞은 손.


흠칫흠칫 이따금씩 찌푸리는 미간.


오밀조밀 모여있는 네 얼굴을 보고 있으니, 네 모습이 그림이다.


글로 너를 그려본다.


'네가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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