숯처럼 쓸모 있는 사람, 다이아몬드같이 화려한 사람
작고 여린 손에 잔뜩 힘을 주어 한 글자 한 글자 써 내려가는 연필, 그 중심에 연필심이 있습니다.
활활 타오르는 불판 주위로 온 가족이 모여 앉아 음식을 구워 먹습니다. 환한 웃음꽃을 피우며 행복한 표정들입니다. 불판에는 숯이 가득합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 중의 보석, 보는 이들로 하여금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보석이 있습니다. 누구나 갖고 싶은 다이아몬드입니다.
연필심도, 숯도, 다이아몬드도 모두 똑같은 원소인 탄소입니다.
형제이지만 연필심과 숯은 검은 덩어리에 불과하고 다이아몬드는 아름다움의 최고 상징입니다.
탄소가 땅속 깊은 곳에서 높은 온도와 상상을 초월한 압력을 견뎌내면 다이아몬드로 탄생하고 도중에 타버리면 검은 숯이 된다고 합니다.
이를 두고 자연이 주는 지혜라고 하죠. 고통이 닥쳤을 때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라며 배우라고 합니다.
사람이 어떠한 환경에서든 고통을 감수하고 견뎌내느냐에 따라 검은 숯덩이 같은 별 볼 일 없는 인생으로 남거나,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인생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고통은 숯을 다이아몬드로 바꿔주듯이 인간도 고통을 이겨내면 찬란한 삶이 된다고 말입니다.
어려움이 있다고 해서 좌절하지 말고 인내와 용기로 스스로를 보석 같은 존재로 바꾸어 나가라고 가르칩니다.
고통을 극복하지 못하면 내 안에 있는 다이아몬드는 끝내 까만 숯덩어리에 머물고 말 거라며 채찍질합니다.
숯은 고통을 이겨내지 못한 하등의 쓸모없는 광물이기에 다이아몬드처럼 빛이 나야만 성공한 인생이라고 말합니다.
일정한 모양도 없이 그저 까만색이 전부인 숯덩어리가 우리에게 주는 이로운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숯은 습기를 흡착하고 방출하는 기능이 있어 강력한 제습 및 습도 조절 작용을 합니다. 물먹는 하마입니다.
숯은 악취를 흡착하여 부패균의 발생을 억제시켜 악취를 제거합니다.
숯은 오염된 공기와 물을 정화시켜주는 최고의 고성능 필터입니다.
숯은 미생물, 곰팡이의 발생을 억제하며 부패되는 것을 막아주는 방부효과도 있습니다.
숯은 신체의 노화를 막고 심리적 안정을 주는 음이온을 무한정 방전하고 양이온을 흡착합니다.
숯은 혈액순환을 원활히 해주는 원적외선을 방출하여 신체를 따뜻하고 편안하게 해 줍니다.
의학적으로 숯은 진통효과, 해열 효과, 해독효과. 공해물질 및 농약 성분 제거 효과도 있습니다.
고사리 같은 손에 쥐어진 연필이 아이를 성장시킵니다.
벌겋게 타오르는 숯불 위에 둘러 모인 가족들이 음식을 나누며 애정을 돈독하게 합니다.
녹이 잘 쓰는 칼도 숯을 놔두면 녹이 잘 슬지 않고,
전자파, 매연을 모두 흡수해 주변의 공기를 신선하게 합니다.
공부방에 숯을 놓아두면 주위가 상쾌해져 머리가 맑아지고 집중력을 높여줍니다.
우리가 사는 곳곳에 숯은 쓸모 있는 역할을 합니다.
다이아몬드가 제아무리 화려하고 부러움의 대상인 보석이지만
얼어 죽을 것 같은 한겨울 추위에 손끝 하나 따뜻하게 해주지 못합니다.
아이의 손에 쥐여줘 본들 점 하나 찍을 수 없고
이웃과 모여 나눌 음식을 굽지도 못합니다.
몸을 치장한 화려한 다이아몬드가 쓸모 있는 거라고는 자기 과시와 허영심이 아닐까요?
오늘도 여전히 숯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다이아몬드는 보석 중의 보석이라며 찬사를 보냅니다.
오로지 금전적 가치에만 집착하는 우리는 다이아몬드를 하나라도 차지하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갑니다.
화려함과 남들에게 주목받는 것만이 인생의 목표가 되어 주위를 둘러보지 못합니다.
다들 빛나려고만 하니 사는 게 만만치 않습니다.
세상에는 다이아몬드처럼 찬란하게 빛나는 사람도 분명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세상을 살아가는데 더 필요한 존재는 찬란함도, 화려함도 아닌 쓸모 있는 사람들입니다.
다이아몬드의 화려함만 쫓으려 하지 말고
숯처럼 쓸모 있는 사람이 되겠다고 마음을 고쳐먹으면 누구나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숯이 주는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연필을 쥔 아이가 쓴 비뚤비뚤한 글자를 보며 흐뭇해합니다.
숯이 뿜어내는 음이온을 마음껏 느끼며 지친 심신을 달랩니다.
오늘은 가족들과 숯불구이를 먹을까 합니다. 마음 맞는 이웃도 부르고요.
행복이 별 건가요? 이런 게 다 사는 맛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