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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감의 기술 Mar 12. 2021

묻는 말에도 배려가 필요합니다.

 나는 듣기는 싫으면서 말할 때는 무심코 뱉어 버려 상대방이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해서는 안 되는 말, 선을 넘는 말로 사이가 틀어지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런 말들을 주로 누구에게 하고 누구에게 가장 많이 들으십니까?

 가만히 보면 의외로 가장 소중한 사람일 확률이 높습니다. 일상에서 자주 얼굴을 마주하는 사람들인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함께 있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길수록 마음을 할퀴게 될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소중한 사이는 말할 필요 없고 옆에서 늘 부대끼는 사이라면 말에도 소중한 마음을 많이 담아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오늘도 곁에 있는 그 사람과 무난함을 위해서 말이죠.


 알고 보면 이 정도 생각은 다들 하면서 살아갑니다. 사회에서는 말 한마디 조심하고 좋지 않은 말버릇은 고치려고 노력합니다. 상처 주지 않으려고 의식하면서 배려도 하며 지내려고 합니다.  




 어떤 때는 의도치 않았는데, 전혀 인지도 못했는데, 욕은 고사하고 일말의 나쁜 감정도 섞지 않았는데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친한 친구에게서 미처 몰랐던 나의 사소한 문제 하나를 지적받았습니다.

 "난 이게 좋은데 너도 그렇지?"

 늘 이렇게 말하곤 했답니다. 누가요? 제가 말입니다. 그럴 때마다 친구는 마지못해 동의하거나 아니면 분란을 일으키고 싶지 않아 조용히 넘어갔다면서 배려 부족을 지적합니다.

 "난 우리가 이심전심, 잘 통하는 사이여서 그랬지."라고 항변합니다만 이미 엎질러진 물입니다.


 일상에서 의견을 내거나 조언을 할 때가 더러 있습니다. 내 생각만 일방적으로 강요하면 꼰대가 된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듣는 사람이 감정 상하지 않게 조심스럽게 이야기하려고 합니다만 그보다 먼저 염두에 두어야 할 게 있습니다.

'듣는 사람이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고 하는데 과연 그럴까?'

'받아들이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원하는 일인가?'

'상대방이 일말이라도 좋아하는 건가?'

 듣다가 언짢은 게 있으면 그때그때 알려달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상대방이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려버리면 말하는 사람으로서는 알 도리가 없습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도 바뀌지 않은 상대에게 실망감을 느낄 때도 적지 않습니다.


 배려가 필요합니다. 배려란 '도와주거나 보살펴 주려고 마음을 씀'이라고 정의합니다. 그러려면 자기중심적인 생각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이해는 안 가지만 나보다 지위가 높아서,

 말도 안 되지만 주장이 엄청 강하고 완고해서,

 혹은 힘들어 보이니 걱정해 줘야 할 것 같다면서 억지 공감을 하는 상황이 있습니다.

 그건 공감도 배려도 아닌 단순한 동조에 불과합니다. 듣는 사람이 그저 건성으로 한 대답을 이해한 거라고 착각하기 쉽습니다.

 배려는 스스로 우러나오는 마음에서 비롯되어야 하는 감정이지 반강제적으로 요구하는 감정이 아닙니다.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친구는 앞으로는 이렇게 말해보라고 진지하게 충고합니다.

 "난 이게 좋은데 너는 어떤 게 좋니?"라고요.

 아무리 생각이 비슷하고 마음이 통하고 취향이 같아도 상대방에게 닫힌 동의를 구하지 말고 열린 선택을 하도록 배려하라고 합니다. 친한 친구 사이라도 동상이몽이 있을 수 있음을 잊지 말라고 합니다.

 무심한 말버릇에도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라고 합니다. 배려는 거기서부터 비롯된다면서 말입니다.


 세상에 중심은 늘 '나'이기에 우리는 내가 그러면 남들도 그럴 거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넌 어떠니?" 묻지 않고 '너도 그렇지?'라고 단정 짓는 물음도 그런 이유입니다.

 가까운 사이에서도 진정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친한 사이일수록 말을 하고 나서 후회하는 일은 없어야 함은 물론이고요, 아울러 먼저 상대방 입장에서 마음이 절로 우러나오게 하는 씀씀이도 필요합니다.   




 대화술에 빠지지 않는 내용이 있습니다.

 '말 한번 한번 할 때마다 한 번 더 생각하라', '말 한마디 한마디 하기 전에 잠깐 2-3초 정도만 생각하라'고 합니다.

 함부로 말하고 나서 드는 후회도, 닫힌 동의만 구하는 묻는 말에도 먼저 배려가 필요합니다. 그래야 말을 뱉어 놓고 후회하는 경우가 줄어들고 관계는 훨씬 나아질 거니까요.

 오늘부터 시도하면 어떠실까요? 잔잔한 변화가 일어날 것 같은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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