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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라로 Oct 27. 2024

스위스에서의 2개국어란  

스위스라는 나라는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로만슈어의 4개 국어를 사용하는 나라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2개 국어는 물론, 3-4개 국어를 하는 사람도 많다. 다른 나라에서 살 땐 영어랑 한국어 정도만 잘해도 “아, 영어 잘하시네요!”라는 소리를 듣곤 했는데, 여기선 2개 국어 정도 한다고 해도 특별할 게 없다는 취급을 받을 때가 있다. 물론, 영어뿐만 아니라 여기서 쓰는 언어인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도 잘하면 덜하겠지만, 이곳에서 생활하려면 현지 언어를 잘해야 하니까, 아무리 영어를 유창하게 해도 아직 현지 언어를 잘 못하면 “어서 이 나라 언어를 배워야지!”라는 얘기를 듣게 된다.


특히, 친구들이 영어로 수다를 떨다가 갑자기 프랑스어로 현지 사람들과 유창하게 이야기하고, 독일어권에서 온 사람들과는 자연스럽게 독일어로 대화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얼른 이곳 언어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해진다. 영국이나 미국처럼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나라 사람들은 영어가 국제 공용어라 다른 언어를 구사하는 경우가 드문 편인데, 스위스에 사는 영국인이나 미국인들조차 대부분 프랑스어를 유창하게 한다. 그래서 프랑스어가 원래 배우기 쉬운 언어인가 하는 착각이 들 때도 있다.


스위스는 여러 언어를 쓰는 만큼, 지역마다 공용어가 달라 독일어권에서는 독일어, 프랑스어권에서는 프랑스어, 이탈리아어권에서는 이탈리아어를 사용한다. 지역별로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다 보니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들끼리 만나면 각자 자신의 언어로 대화하거나, 필요한 경우에는 영어를 공통어로 사용한다. 이런 환경 덕분에 스위스 사람들은 대부분 두세 가지 언어에 능숙하고, 서로의 언어로 자연스럽게 소통을 이어간다. 언어가 생활의 일부가 되어, 다중 언어 구사가 이곳 사람들에게는 기본이나 다름없다. 이처럼 여러 언어가 공존하는 환경에서도 각 지역 언어의 고유성을 존중하며 살아가는 점이 스위스의 독특한 문화로 자리 잡았다.


스위스와 프랑스는 같은 언어를 쓰지만, 두 나라의 문화에는 다른 점도 많다. 예를 들어, 프랑스 사람들에 비해 스위스 사람들은 사회 규칙을 잘 지키는 걸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며, 이를 어길 경우 큰 벌금을 부과하기도 한다. 그래서 스위스 거리를 보면 굉장히 깨끗하고, 소매치기가 난무하는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스위스는 비교적 안전한 편이다. 이렇게 보면, 언어가 같다고 해서 문화까지 똑같다고는 할 수 없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도 같은 언어를 사용하지만 지역에 따라 미묘하게 다른 문화가 존재하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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