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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의 한 달 살기-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나라에서

한국에서 한 달 살기 : 다섯 번째 이야기

by 리라로

올해 한국에서 여름을 지내는 동안, 넷플릭스를 통해 케데헌이 전 세계적으로 붐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케데헌의 배경이 한국인만큼, 한국에 있는 동안 한국에서 먹는 음식들과 풍경들이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케데헌을 아이와 함께 본다는 건 정말 더 재미있고, 의미 깊은 경험이었다.


특히 아이는 케데헌에 나오는 김밥을 너무 좋아해서, 한국에 머무는 내내 매일 김밥을 먹으며 자기도 마치 케데헌 속 주인공이 된 듯한 동질감과 자부심을 느끼는 듯했다. 작년만 해도 단무지를 쏙쏙 빼고 먹던 김밥을 올해는 입안 가득 야무지게 잘 먹는다. 케데헌 몬스터의 이야기 자체도 충분히 즐겁지만, 나는 노래를 작곡한 이재의 이야기와 그 외 제작진들의 다양한 백그라운드 스토리에 더 깊게 빠져들게 되었다.


오랜 아이돌 연습생 시절을 거쳤지만 끝내 데뷔하지 못했고, 결국 미국으로 건너가 작곡을 공부하게 된 케데헌의 다양한 곡의 작곡가 이재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 한켠이 무거워졌다. 어린 나이부터 한 목표를 향해 쉼 없이 달려왔는데, 그 꿈이 좌절됐을 때 느꼈을 상실감과 박탈감은 얼마나 깊었을까. 그 아픔은 나이나 상황을 떠나, 간절한 꿈을 품고 살아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 그녀는 그 시기를 견디고, 작곡가로서 여러 아이돌들의 히트곡을 만들어내기 시작했고, 케데헌에 등장하는 노래들을 직접 작곡하고 부르기도 했다. 데뷔곡이 빌보드 차트 1위를 기록하며 화려하게 주목받게 되는데,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며 왠지 모르게 남몰래 흘렸을 눈물들, 연습생 시절 동료들이 먼저 데뷔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느꼈을 복잡한 감정들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하지만 그녀는 좌절하지 않았고, 작곡가로서, 그리고 케데헌의 메인 보컬로서 전 세계를 뒤흔드는 센세이션을 만들어냈다. 그런 그녀의 등장은 나에게 진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주었고, 그녀가 마침내 누구보다 멋지게 자신의 꿈을 이룬 모습에 나도 모르게 감정이 이입돼서 기쁨이 벅차올랐다. 언젠가 나도 그녀처럼 그리고 골든이라는 곡처럼 up up up 날아오를 날이 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마 그래서 Golden이라는 곡도 아이들을 떠나 대중적인 사랑을 세계적으로 많이 받는 게 아닐까 싶다. 사람들은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마음속 깊은곳에 자신만의 꿈과 이상향같은 것이 있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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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해외생활중이고 현재는 스위스에서 생활중 입니다. 교육, 여행, 해외생활에 대한 다양한 글을 나눕니다. 말랑 말랑한 감성에세이를 종종 끄적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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