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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JuBe Mar 25. 2024

애 낳으면 바보다.

저출산의 대한민국

60년대생 대표 아빠와 90년대생 대표 내가 한 7년 전쯤? 토론을 벌인 적이 있다.

MZ 세대가 살기 힘든가? 꼰대 세대가 살기 힘든가? 서로의 고충생색 자랑대회였다. MZ 세대 대표 나의 주장은 이랬다. IMF 때 태어나서 유년기에 경제적 힘듦을 함께 겪고, 학업과 자산에 대한 서열화, 빈부격차에 대한 좌절감, 높은 청년 실업률, 저임금 저질의 일자리, 성별 갈등, 기대되지 않는 대한민국의 잠재성장력, 정신적 피폐함, 기성세대 부양에 대한 부담감, 기성세대와의 자산 격차 등등으로 MZ 세대가 꼰대 세대보다 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그에 반박으로 꼰대 대표 아빠는 MZ세대보다 더 극심한 빈부격차(학교 담임선생은 그냥 학생이 돈 없다고 체벌), 세대적 빈곤함(외식은 무슨. 졸업식에나 짜장면 1번 먹지, 교복은 얼마나 오랫동안 물려 입는데), 기회의 불공정(촌지, 낙하산), 복지의 부재, 보다 더 심한 저임금 저질의 일자리(노동법은 무슨. 주 5일제는 무슨), 부모 부양의 사회적 의무, 자녀 양육의 고충, 50살에 퇴직 후 경비, 치킨집의 제2의 인생 등등으로 가족 토론에선 4:0으로 60년생이 더 힘든 세대일 수 있다고 결론을 지었다. 그치만, 이에 대해선 합의를 했다. 좌절의 고통이 100이 가장 심하고 0이 행복에 가깝다고 가정한다면, MZ세대는 100과 0에 대해 첨도가 1 이하로 양극단에 내몰린 사람들이 많다면 꼰대세대는 정규분포가 좌절 쪽으로는 가깝지만, 비교적 첨도가 3 정도로 많은 수가 평균에 많이 몰려있다고 결론지었다. 그래서 그냥 굳이 누가 누가 더 좌절한 세대냐고 얘기하기엔 일반화로 논하기엔 어렵지만 그런 세대적 특징을 가진 것 같다. 그치만 난 이렇게 생각한다.

"항상 더 어린 세대는 그 윗 세대보다 더 능력이 좋다. 그리고 더 어린 세대는 그 윗 세대보다 항상 더 불행하다. "

마치 손흥민이 차범근보다 축구를 더 잘할지는 몰라도, 과거 세대보다 축구를 더 잘하도록 배우기엔 어려운 환경이었을 거다. 이 논리가 마치 모든 영역에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우리 엄마아빠 세대에서 영어를 배우는 것보다 지금 태어난 애기들이 영어를 배우기에 더 유리한 환경이니깐. 당연히 그 환경 속에서 자란다면 애기가 우리 부모세대보다 영어를 더 잘하는 건 사실이니깐. 그치만 그 애기가 영어를 더 잘해서 우리 부모세대보다 더 행복한 유년생활을 보냈다곤 생각하지 않는다. 바로 나만 보더라도, 난 2000년대생들보다는 내가 더 행복한 유년기를 보냈다고 생각한다. 비록 내가 공부할 때는 아이패드로 공부하지는 않았지만.

내가 학교를 다닐 때는 도박이라고 해봤자 판치기로 동전 몇 개 더 따는 거였고, 그 돈으로 피카츄 사먹을까 고민 정도였고, 아파트 단지 안에서 친구들이랑 축구하고, 비 오는 날 놀이터에서 흙으로 댐이나 만들고, "안녕하세요. 저 xx인데요, 집에 xx이 있어요?" 등 나름 소소하게 행복한 유년시기를 보냈다고 생각한다.

그치만 요즘 학교에선 모바일로 불법도박 하고, 그 수익금으로 나쁜 약물에 손댄다거나, 초등학교 들어가기도 전에 이미 의대 갈 거라고 학원 다닌다거나, 누구는 어디 사니깐 같이 놀지 마, 누구네는 전세더라, 누구네 차는 뭐더라.라고 하는 사회가 된 것에선 인생 선배로서 비통한 일이 아닐 수가 없다. 그래서 난 나보다 어린 세대는 나보다 더 힘들 것이고 더 어린 세대는 더더욱 힘들 것이라 생각된다.


근데 갑자기 애 낳으면 바보인 얘기를 왜 세대얘기를 하는지 의문이 들 텐데, 그냥 한국이란 국가에서의 많은 제도적으로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들이 있어서 정리해 보려고 써본다. 굉장히 오랫동안 고민하고, 굉장히 방대한 양들이 있어서 정리하기가 막상 두려웠지만, 이런 걸 나라도 써서 기록을 해두는 일이 뭔가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써본다.


2023년 대한민국 합계 출산율 0.70명, 서울의 합계 출산율 0.55명 한해 태어나는 신생아 수 23만 명. 난 아직도 많다고 생각된다. 아니 아직도 그래도 10명의 여성 중에서 7명의 아이를 낳는다고?! 뭐 물론 1명이 여럿 낳을 수도 있지만 그것도 놀랍다. 애를 둘 이상 낳을 거라고?! 난 한국의 출산율이 0.45명까지는 내려가야 한다는 생각 한다. 통계적 오류가 있나? 한국인+한국인 커플이라면 저 수치가 가능한가? 다문화 가정이 평균을 많이 올린 것 아닌가 생각한다. 난 왜 애를 낳으면 바보가 되는지, 그리고 왜 애를 낳을 수가 없는 구조인지에 대해 내 생각을 써보려고 한다.



1. 농경사회의 특징.

우선 첫 번째로 난 동아시아 국가가 쌀농사 중심의 농경사회이기 때문에 현대사회에 들어서 인구 버블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시아 국가는 대부분 쌀농사 중심의 농경사회이고, 서구 문화는 밀농사 중심의 농경사회다. 그래서 이 차이가 인구에 굉장히 큰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 인도, 중국, 한국, 일본, 베트남 등 쌀을 주식으로 하는 국가에선 인구가 곧 생산력이다. 효율성과 생산성 높이기 위해선 관개공사 등의 많은 육체노동이 필요했고, 그런 육체노동을 할 수 있는 남자가 곧 그 집안의 자산이었다. 그리고 쌀은 토지 면적 대비 인구 부양력이 가장 높고, 물을 많이 필요로 하기에 노동력이 많이 들어가는 작물이다. 그래서 쌀농사 중심의 농경사회는 남아 선호사상이 생겨났고 인구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반면 밀은 물이 많이 필요로 하지 않고, 땅이 어느 정도 척박해도 잘 자란다. 노동력도 그리 많이 필요로 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토지 면적 대비 인구 부양력이 낮기에 인구가 그리 폭발적으로 늘어나지도 않고, 노동력이 많이 필요로 하지 않아 남아 선호 사상이 없다. 그러나 현대사회로 들어오면서 생산성이 늘어나고 노동력이 많이 필요로 하지 않기에 더 이상 많은 인구와 남자아이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사회가 변했기에 더 이상의 많은 인구는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인구 감소는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2. 청년 빈곤 문제.

중국에는 '따마, 따바'라는 세대가 있다. 우리 말로는 큰엄마, 큰아빠라는 뜻으로 50,60년대생을 지칭한다. 1960년대 중반 중국의 문화대혁명 시기에 홍위병으로 지주, 지식인 계급을 탄압하고 학살했다. 전국민 대중적 극좌 공산당 운동이다. 그 당시 2000만 명 이상의 지주와 지식인 계급이 학살당했다. 단지 돈이 많고, 많이 안다는 이유로. 그리고 그 따마, 바 세대는 주로 학생이고 어린 나이에 학교도 가지 않고 교육을 받지 못한 채 유년기를 보냈고, 이후 성인이 되고 나서도 저임금 노동자 계층으로 살았다. 우리가 생각하는 중국인들의 이미지(광장에 모여서 춤추고, 시끄럽고, 무례함)는 저 세대로부터 만들어졌다. 중국이 70년대 중반부터 문호개방을 하면서 경제적으로 많이 성장했고 이에 자연스레 중국 내 자산가치가 많이 상승했다. 따마 세대는 기존 주택 가격이 많이 올라 어느새 중산층으로 자리 잡았다. 경제적으로 성장하니 80,90년대생의 자녀들에게 많은 교육을 시켰다. 한 자녀 정책에 의해 1명의 자녀에게 굉장히 많은 교육 투자가 이루어졌다. 대학을 졸업하고 석박사 진학률이 중국에서 엄청나게 높다. 그래서 그 자녀 세대. 즉 청년 세대들은 고학력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중국 경기가 그리 좋지 않아 청년 실업률이 굉장히 높다. 중국 내 청년 세대는 시진핑 집권 기간 동안 애국주의 교육, 반시위 교육을 받았다. 그치만 역설적이게도 부모 세대는 그에 반하는 시위, 데모를 하고, 무학력 혹은 초졸로 제대로 된 근로소득도 없는데 중국 경제 호황기에 살았다고 부를 축적했다. 그에 반해 자신들은 석박사를 졸업해도 취직을 못해 돈도 못 벌고, 자신들이 단칸방 세를 살고 있는데 집주인은 대부분 팍팍하게 굴고 갑질하는 따마세대다. 이들이 전 세계 금시장을 주도할 정도로의 부를 축적한 것과 대비대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그 부모 세대보다 더 많은 교육, 더 치열한 경쟁에서도 살아남았는데 부모세대로부터 착취당하고, 청년 빈곤 문제에 빠져있어 중국 내에 세대 갈등으로 야기된다. 마치 중국 내 이 문제가 어쩌면 대한민국의 문제와도 유사하다고 생각된다. 부모 세대가 공부하라 해서 공부 열심히 하고, 더 경쟁에서 살아남고 더 높은 학력을 가졌다고 해도 부모 세대가 가진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다. 대학가 원룸촌에는 퇴직한 50,60년대생이 노후 자산으로 보유한 원룸빌딩에서 청년들은 살아간다. 주택 가격은 계속해서 올라서 더 이상 주택 구매에 대해 좌절감을 겪는데, 그 마저도 전세사기로 전세금 마저 다 잃는 상황이 많이 발생한다. 한국 역시 마찬가지로 청년 세대가 착취당하고 빈곤문제에 계속해서 빠질 수밖에 없다.


3. 기성세대 부양 문제.

그치만 대한민국의 노인 빈곤율은 거의 50%에 육박한다. 다들 뭐 했길래 그렇게나 빈곤할까. 노인 빈곤율은 현금흐름 지표에만 중점 되어 있다. 20억 상당의 서울 원룸촌 원룸 빌딩을 소유한 할머니가 국민연금 60만 원씩 수령하기 때문에 실제 쓸 수 있는 현금은 60만 원 밖에 없기에 이 할머니는 노인 빈곤층이다. 20억 빌딩 있고 60만 원으로 용돈 쓰며 노는 할머니가 빈곤한지, 아니면 대학 다니면서 공부하고 야간에는 편의점 알바, 주말에는 행사 알바 뛰는 대학생이 빈곤한지.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다. 또 말한 국민 연금 제도도 문제다. 2007년도부터 국민연금 개혁안을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기성세대는 알면서도 철저하게 무시했다. 나만 아니면 되니깐. 옹알거리고 코 묻은 애한테 '너 나중에 커서 우리 노인들 먹여 살려야 해~ 너가 돈 열심히 벌어~ 우린 지금 골프 좀 칠게! 대답해.' 그때 옹알거리는 애가 '옹'이라고 말한걸 자기들끼리 '응'이라고 듣고 그렇게 넘겨짚고 있는 게 말이나 되나. '정치인들도 수 더 많은 노인들 표 떨어질까 걱정돼서 옳은 소리 하지 못하고 여태껏 미룬 폭탄을 이제 천천히 터질게 가시화되니깐 이제야 슬슬 '어? 우리도 못 받겠는데? 일단 우리까지만 받아보고 뒤로 미루자.'라는 안을 내서 얼굴도 보지 못한 코 묻은 애한테 다시 떠넘기는 게 우리 사회 어른의 모습인가.



4. 부동산 소유 불균형 문제.

다들 이런 얘기는 심심치 않게 들어봤을 거다. 시부모가 집 사주고 “내 집에 내 마음대로 들어오지도 못하니?!”라는 말. 뭐 막상 들어보면 자본주의 사회에선 틀린 말은 아니다. 그렇지만 개 같을 뿐이다. ’ 사준건 맞지만 용돈은 요구하시잖아요.’ 이게 지금 현재 대한민국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앞서, 기성세대는 영끌해서 주택을 하나 더 소유하고 현금 흐름이 없다. 그 없는 현금을 자식에게 당당하게 요구한다. 그리곤 여유 주택은 자식에게 세를 주면서.. ‘효’라는 가치로 불공정 임대차 계약을 맺는다. 결혼하고 사회로 진출한 자식세대는 여전히 부모에게 목줄 잡힌다. 그리곤 가정에 하나하나 다 개입한다. ‘배달 음식 좀 그만시켜 먹어라, 집 좀 치우고 살아라, 애는 안낳을꺼니 등등’ 누가 영끌해서 현금이 없으라고 했나... 욕심내서 영끌했으면서 없는 현금을 왜 자식에게 요구하나... 그래서 난 내가 정치인이 된다면, 주택담보 연금 상품을 권하는 제도를 만들고 싶다. 부모가 살고 있는 주택을 담보로 연금 상품을 내고, 그 연금 상품을 비과세 혜택을 주며 가입을 권하고 싶다. 예를 들어, 10억 가치의 아파트를 담보로 30년 만기 월 500만 원 연금 상품(약 18억 가치)이다. 이전 연금 수령자가 사망한다면, 남은 연금액은 자식에게 상속이 가능하고, 상속세보다 낮은 세율로 만든다. 그럼 내가 생각했을 때, 자식 입장에선 부모 부양에 부담을 줄이고, 상속세도 절감할 수 있기에 서로가 좋지 않나 싶다. 그러면 쫌 시부모가 내 집에 내 맘대로 들어오지도 못하냐라고 말하는 상황이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그리고 주택시장에 가파른 가격상승을 억제할 수 있지 않을까. 노인 빈곤율을 조금이라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5. 지역 불균형 문제

대한민국은 서울 중심의 문화권과 그 외의 문화권으로 나뉜다. 그리고 극단적으로 말해서 그 문화권의 차이에 따라 난 사실상 다른 국가로 본다. 그리고 지역도 다 같은 지역이 아니다. 광교는 수원이 아니다. 광교다. 동탄도 화성이 아니다. 동탄이다. 판교, 분당, 위례, 중원구는 같은 성남이 아니다.

이 말은 즉, 교통과 주택, 직장에 따라 같은 지역으로 분류할 수 없을 정도의 격차가 존재한다. 지역개발에 따라 어마어마한 차이 있다. 그리고 서울 중심의 문화권(수도권과 다르다고 생각한다)과 지방은 어마어마한 격차가 존재한다. 마치 소득 수준도 엄청 다르듯.  부산, 인천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대구와 서울을 비교해 본다면, 1인당 평균소득이 서울은 4,683만 원 대구는 3,581만 원으로 서울의 76%밖에 되지 않는다. 아파트 가격을 비교하자면, 서울 평균은 10억 4,000만 원 대구는 3억 4,000만 원으로 서울의 33% 수준이다. 경제 수준으로 보았을 때 거의 다른 국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난 아마 지역 불균형은 점점 더 강해질 거라 생각된다. 20년 후 대한민국은 서울생활권, 인천 생활권, 부산 생활권, 대전·세종 생활권 4개만 남을 것 같다. 울산, 창원 이런 지역은 결국 부산으로 메가시티 개념으로 흡수될 것 같고, 광주, 대구 생활권은 천천히 소멸할 것 같다. 대구, 광주는 강원도나 제주도처럼 관광지 개념으로 천천히 쇠퇴하지 않을까..

지역 불균형 문제는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지역구의원 선거구가 개편되지 않는다면... 옛날엔 지역구가 각 군, 시 단위로 국회의원이 있었지만, 6만 인구의 거창의 지역구 의원이랑 100만 가까이 되는 송파구 지역구 의원이랑 의결권이 같은 1표가 불공평하니깐 개편하자! 해서 인구 30 만당 지역구 의원 1명으로 지역구의원 선거구가 개편되었다. 그러다 보니, 송파구는 갑을병으로 3명의 지역구 의원이, 거창의 경우에는 거창, 함양, 합천, 산청 4개의 군이 합쳐서 1명의 지역구 의원이 나온다. 경남의 경우, 거창, 함양, 합천, 산청, 밀양, 의령, 함안, 창녕 8개의 시·군에서 2명의 국회의원이 나온다. 경남의 절반에서 2명의 지역구 의원이 나온다. 반면 송파구의 경우에는 3명의 지역구가 나온다. 밀양시민의 의결권은 1/4표, 송파구민의 의결권은 3표. 지역 단위로 보았을 때, 표의 가치가 12배 차이 난다. 당연히 자연스레 개발은 송파구가 경남 작은 소 도시보다 12배 강한 의결권으로 개발되는 게 당연하다. 자연스레 정치적 제도에 따라 인구가 편중된 수도권 중심에서 개발되는 게 당연하다. 더더욱 지방은 낙후될 것이다. 부동산 호재로 작용될 GTX 노선은 의결권이 강한 수도권으로 개발되는 게 정치다. 더더욱 대도심 중심으로 유리한 대한민국이 될 것이다. 더 심한 지역 불균형이 초래되는데 지방에 계속 산다는 것은 도태되는 삶이라 생각한다.

지역 불균형 문제 해결하기 위해선 비례대표 의원 수를 절반으로 줄이고, 그중에 절반이라도 지역 균등발전을 위한 상원제도? 상하원 개념은 아니더라도 지역 균등발전을 위한 국회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근데 지역 불균형 문제가 왜 저출산과 연관이 있냐고?? 어차피 학교는 서울로 갈 거니깐.. 그리고 그 서울로 간 학생들은 서울에 살고 싶어 하니깐... 그리고 서울로 가면 애 안 낳을 거니깐. 서울로 가면 왜 안 낳냐고? 지방에서 올라왔는데 서울의 주택 가격을 어떻게 부담하냐.. 지방 호족이 아닌 이상 지방에 사는 부모님이 서울 집을 사줄 부모는 소수다.



6. 육아 지원 제도 문제

맨날 애 낳으면 얼마 주겠다고 한다. 그럼 반대로 ‘내가 그 돈 주면, 네들이 내 애 좀 키워줄래?’ 300명 국회의원 중에 몇 명이나 그 돈 받고 내 애를 대신 키워줄까. 즉, 돈이 문제가 아니란 소리다. 아니지. 어쩌면 돈이 문제지. 참 역설적이다. 대졸 평균 30세 이상에 취업해서 55세에 퇴직해서 연금 수령 나이 65세까지 빈털로 살다가 100만 원 남짓 연금으로 남은 35년 동안 나눠서 살아야 하는데 육아는 고사하고 내 몸 하나 건지기 힘들다. 30세에 본격적으로 돈 벌어서, 차 사고 집 구하고 대출금 갚기에도 빠듯하고 40대쯤 여유 생기면 육체적으로 아기를 가지기 힘들다. 그렇게 힘들게 가진 애도 중학교 들어갈 때쯤은 부모가 실업자다. 애가 대학 들어갈 때쯤엔 연금 생활해서 어떻게 애를 대학 보내는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안 낳는 게 아니라 못 낳는다. 그렇게 힘들게 가진 애도 맞벌이 직장 다니며 돌보기도 힘들다. 그렇다고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 키우게 하면 또 용돈에 용돈을 더 하는 그 금전적 어려움. 서로를 위해 안 낳는 게 맞다. 어렵게 키운 애도 학교 보내면, 가방 신발은 명품으로 사줘야 따돌림 안 당하고, 엄마가 아반떼 타고 픽업하러 가면 엄마 차 쪽팔린다고 학교로 데리러 오지 말란 소리 듣는다. 친구들 사이에선 누구 집은 전세네, 누구 집은 LH 임대아파트네 얘기하면서 지들끼리 또 나눈다. 학교에선 계급 격차를 지들끼리 만들어낸다. 사교육 없이 수재가 될 수 있을까. 수입차, 좋은 아파트, 명품 신발 가방, 빵빵한 사교육 지원을 해줄 수 있는 경제적 여유 없이는 양육이 불가능한 사회다. 이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부족한 부모로 낙인찍힌다. ‘엄마가 나한테 해준 게 뭔데!!’ 쾅하고 문 닫고 방에 들어갈 거다. 짜식. 니 방 있는 게 어딘데.

홍콩처럼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필리핀 가사도우미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월 300 이상 주면서 애를 어떻게 키워.



오랫동안 생각해 오던 문제들을 급작스레 쓰다 보니 두서없지만,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애를 낳아 키운다면 정말 바보다. 옛날에도 그랬다. 편하게 살면 되지 왜 바보같이 독립 운동하냐고. 그런 바보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다고 생각된다. 바보들이 애국자고 바보들이 대한민국이 만들어 간다고 생각된다. 그렇지만 난 겁쟁이라 바보 같은 용기가 없나 보다. 오늘날의 바보들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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