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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종윤 Dec 02. 2022

수평적 문화를 원하지만
수평적이지 못합니다.

수평적 문화를 원하는 이들 (Follower & Leader)의 오해

대게 스타트업 들은 수평적 문화를 가진 조직으로 생각들 하십니다. 

제가 소속된 회사도 수평적 문화를 지향하고 있으며, 새롭게 입사하는 분들도 수평적 문화에 대한 기대감을 인터뷰에서 직접 언급해주곤 합니다. 

저는 회사의 조직원으로서 팀원들을 이끄는 리더이자 임원진의 결정을 따르는 팔로워인 

중간 관리자로서 바라본 수평적 문화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수평적 문화와 수직적 조직 구조

수평적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문화"와 "조직 구조"를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리 수평적인 문화가 잘 갖추어진 회사라도 조직구조는 수직적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부서의 원활한 업무와 성과를 위해 모니터링하고 지휘하고 결정하고 책임지는 누군가는 필요하고, 

조직 구성원이 많아질수록 결정권과 책임의 범위가 구분되는 만큼 수직적인 조직체계가 생깁니다. 


그럼 누가 결정하고 책임지는 역할을 담당하게 되는 것일까요? 

아이디어가 많은 신입사원과 직무 경력 10년 인 사람 중 누가 결정하고 책임지는 역할에 적합할까요? 

조금 더 넓은 시아를 가지고 번쩍이는 아이디어에 숨겨진 리스크를 예측할 수 있으며, 재무적 실행 가능성까지 고려하여 아이디어 실행력을 가진 사람이 결정하고 책임지는 역할을 하는 것이 적합하고, 

보편적으로 그런 역량을 가진 사람은 신입사원보다 경력을 가진 사람이 확률적으로 높은 편입니다. 


따라서 적 문화를 가졌다고 해서 조직구조마저 수평적일 수 없습니다

수직적인 조직 구조 안에서 어떤 방식의 수평적 문화를 가질 수 있는지가 오늘 이야기의 주요 주제입니다. 




팀 리더로서 팔로워에게 말하는 수평적 문화

팀원 채용 시 인터뷰에서 회사에 바라는 점에 대한 답변으로 "수평적 문화"를 가장 많이 들었습니다. 

사내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팀원들의 요구 사항으로도 "수평적 문화" 요청이 간혹 있습니다. 


스스로가 생각하는 '수평적 문화'의 정의가 무엇이냐 여쭈어 보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소통하며, 실행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문화"라는 맥락의 답변이 대다수였습니다. 이 답변은 대기업 출신으로 스타트업의 수평적 문화를 원하여 이직 인터뷰 보는 경우에서도 많이 나타나는 답변이었습니다. 


"다양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소통하며, 실행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문화"  정확한 답변입니다. 

다만 "제시한 의견이 항상 실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거절될 수도 있다"는 것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스타트업의 수평적 문화라 하여 모든 아이디어가 거절되지 않고 실행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앞서 수직적 조직구조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아이디어 뒤에 숨은 리스크와 재무적 실행 가능성 ROI 등을 따져보고 실행에 옮겨지는 것은 기업의 크기와 관계없이 동일합니다. 오히려 스타트업이 작은 인원으로 기업의 성장과 매출 안정화를 위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상황인 것입니다. 


다양한 의견 제시는 언제나 환영! 의견이 반려되었을 때, 어떤 부분이 부족하여 보완해야 하는지, 

어떤 점 때문에 실행할 수 없는 것인지 기안서 복기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팔로워로서 리더, 임원에게 요청드리는 수평적 문화

팀을 리드하는 리더이면서도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거절당할 수 있는 팔로우인 중간관리자의 관점에서 

수평적 문화가 이루어지려면, 임원분들과 리더들, 팀 리더로서 저에게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팀 리더로서 팔로워에게 말한 내용처럼 

다양한 의견 제시는 언제나 환영이지만 아이디어 뒤에 숨겨진 리스크나 실행 불가능한 다양한 사유들 때문에 아이디어가 실행될 수 없는 상황이 전제되어야 하고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팔로우가 그것을 받아들이고 복기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우거나 인정하기 위해서는 

결국은 리더의 피드백이 몹시 중요하며, 피드백의 방식에 따라 수평적 문화 성패가 달려 있습니다. 


아이디어가 어떤 부분이 부족하였는지, 어떤 점이 실행 불가능한 것인지 

리더로서 아이디어 제시자가 납득할 수 있는 채택 불가능 이유 설명 없이 묵살될 경우 

"다양한 의견을 제시"는 했으나 "실행" 할 수 없고 "실행 불가능한 이유" 조차 모른 채 무시당한 기분으로 남습니다. 

객관적으로 아이디어가 실행할 수 없는 이유를 소통하지 않고, 

"내가 예전에 해봤기 때문..." / "내가 리더니까 그냥 내 결정 따라!" / "말도 안 되는 소리 한다" 

등의 피드백이 나올 경우 직원들의 입은 더욱더 견고하게 닫힐 것입니다. 


"나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 하는 사람이니까 편하게 말해"라고 하더라도 

직원들이 입을 닫고 있다면, 나를 돌이켜 보아야 합니다. 

객관적인 피드백이 아닌 수직적인 조직 구조적으로 의견을 묵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객관적으로 돌아봐야 합니다. 


물론 모든 직원의 의견에 대해 수락할 수 없는 이유를 모두 설명할 수 없는 노릇입니다. 

너무 기본적인 것들에 대한 피드백을 해줘야 하는 답답함(?)에 따라오는 짜증은 불가피합니다. 

아니 이 기본적인 것도 이해를 못 하고 있는 거야??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도 적지 않게 발생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리더이고 팔로우인 수직적 조직 구조가 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리더만큼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해당 내용을 접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모르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수시 아이디어 접수 및 정기 아이디어 점검 회의 등을 통해 

객관적인 피드백과 아이디어 선택 여부가 결정되는 이상적인 문화를 위해 리더의 책임과 역할이 무겁습니다.




마치 육아와 같은 리더십

아이를 훌륭하고 인성 좋은 사람으로 키우고 싶은 것은 모든 부모가 똑같지 않을까 합니다. 

육아를 하다 보면 알 수 없는 고집을 부리는 아이에게 화도 나지만, 

아직 어려서 모르니까 하는 행동이려니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화내지 않고 차분히 설명하려는 노력을 합니다. 


수평적 조직 문화가 잘 이루어지려면 마치 육아를 하듯이 평정심을 가지고 

팔로워들이 아이디어 거절 사유를 충분히 납들 할 수 있게 해 주고, 보완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방향성을 알려주는 객관적이고 인간적인 피드백!


팔로워가 더욱 신선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성장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

리더들의 피드백이 그 어떤 것 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재차 반복하며 이번 주제를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팀원들이 입을 닫고 있다면
종합검진이 꼭 필요하다
서비스, HR 어떤 곳이든
엄청난 문제가 복리로 누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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