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25일 : 둘째 출산 일기
2025년 3월 25일 오전 10시 53분. 드디어 둘째 딸아이가 세상에 나왔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여러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느껴진다. 날 것 그대로 이 날을 기억하고 싶다.
첫 째는 코로나로 인해 병실 입장도 불가능하여 1분 정도 잠시 얼굴 보고 나가야 하는 처지였다.
하지만 둘째 출산 때는 직접 탯줄을 자르는 영광을 얻게 되었다.
탯줄을 맞이한 첫 느낌은 신기했다. 탯줄 색상이 하얀색이라니, 예상했던 색상이랑 달라서 살짝 당황했다.
덜 익은 곱창 자르는 느낌이라던 다른 후기들과 달리 고무 튜브 같은 것 자르는 느낌이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게 탯줄이었는지, 탯줄을 감싸고 있던 어떠한 튜브 같은 건지 모르겠다.
첫째가 벌써 5살이니 제법 어린이 느낌이 난다. 그만큼 신생아가 엄청 작고 쪼그만 하다고 느껴졌다.
그려면서 동시에 이만한 아이가 뱃속에서 웅크리고 있었다고?? 큰데??라는 생각이 동시에 느껴졌다.
아니 첫째도 있는 아빠가 이제 그걸 느끼냐고??
첫째는 코로나로 인해 얼굴만 살짝 보고 병원에서 쫓기듯이 나갔어야만 했고, 실제로 만난 건 3주나 흘렀거든.
태어난 지 5분도 안된 아이를 본 것은 생전 처음이었다. 작으면서도 크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초음파로만 만났던 아이를 직접 마주해서 너무 반가웠다.
매달 정기 검진받으러 갈 때마다 '건강히 있어라~ 건강히 있어라~' 맘속으로 걱정하고 기도했던 마음이
한순간에 안도되는 기분이 들었다.
어제 수술 안내를 자세히 받아서 그런지, 둘째 아이 탯줄 자른 이후 와이프 수술 마무리까지가 신경 쓰였다.
사실 첫째 때는 이 정도 자세한 안내도 받지 않았었고, 위험성에 대한 인지도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
이번 의사 선생님의 상세한 설명으로 출산 과정이 얼마나 무섭고 위험할 수 있는지 알게 되었다.
그래서 딸아이 건강히 태어난 것에 대한 기쁨도 잠시,
와이프가 수술 다 마무리되고 회복실 올 때까지 마음을 완전히 놓을 수는 없겠더라.
둘 째니까, 한번 해봤으니까 긴장은 덜하지?? 가 아니라
오히려 첫 째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둘째라서 더 긴장하게 되었던 것 같다.
다행히 와이프도 무사히 수술을 마무리하고 회복실로 왔고,
아이도 와이프도 모두 건강하게 잘 출산한 것에 감사하더라.
결혼했으니 아이는 당연히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가졌던 첫째.
아이를 키우다 보니 생각보다 많은 책임감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생각 이상으로 참고 버텨야 할 일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육아의 어려움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 여러 가지 어려움 때문에 둘째를 쉽게 결심할 수 없었다.
모르고 맞았던 이 어려움들을
이제는 알면서도 또 한 번 맞아야 한다는 걱정,
더군다나 첫째까지 있는 상태에서 복리로 맞이해야 한다는 걱정이 너무 커서
둘째를 결심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첫째를 키우며 느끼는 형용할 수 없는 행복감 때문에,
앞서 이야기한 여러 책임감과 버텨야 할 것들, 어려움을 넘어서는 행복감 때문에 둘째를 결심했고,
2025년 3월 25일 오전 10시 53분
우리는 두 딸의 부모가 되었다.
건강하고 행복한 우리 가족이 되기를!
그렇게 되도록 함께 만들어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