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다음 가구를 기다리는 요즘
감사하게도 직장과 신혼집 정리 일정이 잘 맞아 비교적 여유 있게 신랑과 함께 집을 정리하고 있는 요즘을 보내고 있다.
원래는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내 짐들을 신랑과 함께 챙기러 다니려 했는데 부모님께서 본가와 자취방 짐을 손수 정리해서 신혼집까지 옮겨주셨다. 미리 정리해 둔 짐들이 아니라 많이 힘드셨을 것 같은데 엄마와 아빠 덕분에 짐들을 보다 수월하게 정리할 수 있었다. 결혼 후 부모님께 참 많은 감사함을 느끼고 있는 요즘인 것 같다.
가전이 전부 들어온 다음, 주문한 가구를 기다리는 중에 취사도구가 먼저 준비되어 신혼집에서 첫 식사를 만들어 먹을 수 있었다. 비록 식탁이 아직 오지 않아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앉아 먹는 첫 번째 신혼집에서 만들어 먹는 저녁식사지만 친정엄마의 도움으로 야무지게 저녁 한상을 차려 신랑과 든든하게 챙겨 먹을 수 있었다.
부모님께서 자취방에 있는 식재료를 포함한 이것저것을 옮겨주셨고, 엄마가 직접 만들어다 주신 반찬들로 신혼집에서 첫 식사를 만들어 먹을 수 있었다.
크고 작은 짐들을 정리하고 있는 신랑을 보며 신혼집 첫 식사는 내가 준비하겠다고 나서던 참이었다. 요리를 잘하는 신랑을 만나 많은 요리들을 손수 만들어주던 신랑이지만 큰 짐을 정리하고 하는 데는 신랑의 힘이 더 많이 필요해 각자 잘하는 걸로 오늘의 살림을 나누어 움직이게 되었다.
엄마가 직접 만드셨다는 도토리묵과 양념장에 들기름을 얹어 첫 번째 반찬을 준비하였다.
두 번째 반찬은 계란말이를 만들어보았다. 부모님께서 자취방 냉장고에 있던 계란을 옮겨다 주셨는데 계란 3개를 활용해서 소금과 설탕을 조미하여 간단하게 계란말이를 만들어보았다.
다음으로는 낙지젓갈에 기름과 마늘 등의 재료를 추가로 넣어 만들어다 주신 친정엄마표 낙지젓갈과 메추리알조림, 그리고 진미채고추장볶음을 준비해 보았다.
자취방 식재료가 오기 전, 취사도구가 없어 며칠간 근처 대형마트에서 저녁식사를 구매해 와서 먹곤 했는데 남은 닭강정을 그릇에 준비해 보았다.
닭강정은 차게 먹는 음식이라 냉장고에 보관해 둔 그대로 접시에 담아 놓았다.
결혼을 하고 함께 신혼집을 정리해 가는 요즘, 내가 결혼했구나를 새삼 실감하곤 하는데 특히 저녁식사를 준비하는 오늘, 국그릇과 밥공기, 각각을 두 개씩 준비하며 '내가 결혼을 했구나'를 새삼스럽게 깨달을 수 있었다. 엄마, 아빠, 그리고 형제와 함께했던 어린 시절 본가에서의 구성원에서 자취하며 생활하던 1인가구의 생활을 이어가 결혼 후 새로운 가정을 만들며 2인가구로 다시 시작하는 요즘, 감사한 일도 참 많고 새로운 일도 참 많은 그런 시간들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