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5년 전쯤 군산역 앞 새벽시장을 찾았을 때 일이다. 장터 사진에 갓 매력을 느껴 한창 여기저기 돌아다닐 무렵이었다.
지금도 여전히 낯선 사람들 투성이인 장터에서 카메라를 들이대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그땐 더 어려웠었다. 뭘 찍어야 할 지도, 어떻게 들이대야(?) 할지도 전혀 감을 잡지 못했기에 더 그랬다.
그저 하릴 없이 장터를 맴돌다가 조금이라도 곁을 내주는 느낌이 보이면 무턱 대고 들이대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을까? 배추를 팔던 야채장사 아저씨들이 고맙게도 사진촬영을 허락해 주셨다.
문제는 같이 있던 아주머니 한 분이었다. 거절하자니 마음이 안됐고 허락하자니 뭔가 걸리는 듯 잠시 망설이시더니만 "그럼 얼굴은 안 나오게 찍어주소"하고 반허락을 해주셨다.
그러면서 덧붙여 말하기를 "울 딸 보면 맴 아프요" 하시는 것이었다. "맴이 아프긴 머시가 아파. 저희 엄마 아버지가 이렇게 힘들게 일해서 지들 키워준 걸 알면 고마워하고 더 열심히 살아야지" 하는 아저씨들의 말이 이어졌지만, 아주머니는 조용히 웃으며 묵묵히 할 일만 하셨다.
그 뒤 여러 장터를 돌아다니며 장꾼들을 상대로 한번씩 들이대는 일을 반복할 때마다 나는 예의 아주머니를 떠올리곤 했다. 내 사진이 누군가의 어머니이고 아버지인 그들이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좋은 모습들만 보여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그리고 최소한 내 사진이 누군가의 마음을 아프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다짐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