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놈일 땐 미처 알지 못했던 아버지이야기 #11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라는 말이 있다.
왜 그 무뚝뚝하고 감정 표현에 서툰 아버지들이
유독 며느리에게만은 관심과 사랑을 넘치도록 베푸시는 걸까?
답은 아버지 당신 역시 누군가의 아들이었기 때문 아닐까 싶다.
키워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대부분의 아들들은 딸들처럼 살가운 구석도 없고,
어른이 돼서도 물가에 내놓은 아이처럼 도무지 안심이 되질 않는다.
그런 아들 녀석을 남편이랍시고 믿고 결혼해 준 은인이요,
평생의 반려자로서 아들 녀석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사람이니
아버지로서 어찌 반갑고 고맙지 않을 수 있겠는가.
당장 당신 자신만 하더라도 반려자인 어머니 덕분에
힘든 세월을 서로 믿고 의지하며 한 세상 잘 살아오셨으니
아들 녀석의 행복이 전적으로 며느리 손에 달렸음을 어찌 모르겠는가.
결국 아버지가 며느리를 사랑하는 건 아들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아들 녀석이 평생 행복하게 잘 살기를 바라기 때문이고,
아들의 아들 딸까지도 행복하게 잘 살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살아 생전 우리 아버지는 참 무뚝뚝한 분이셨다.
자식들에게 이렇다 할 관심이나 애정을 단 한 번도 표현한 적이 없으셨다.
그런 아버지가 유독 며느리에게만은 넘치는 관심과 사랑을 표하곤 하셨다.
심지어 임종하시기 직전 의식이 혼미한 상태에서도 아버지는
"제가 누군지 알아 보시겠어요?" 하는 가족들의 물음에
서운했던 아들놈들에게는 "나쁜놈", 아꼈던 며느리에겐 "예쁜 며느리"라 답해
경황이 없는 중에도 가족들로 하여금 웃게 만드셨었다.
그 마음을 결혼 적령기를 앞둔 자식을 둔 아버지가 되고 난 지금에서야
나는 어렴풋이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