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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는 사진장이 Sep 07. 2023

시골 소읍을 북적이게 만든 <봉동짬뽕>

맛의 본고장 전주에서도 원정와 먹는 짬뽕맛집



'봉동짬뽕'이 둥지를 튼 전북 완주군 봉동읍은 전체 인구수라고 해봐야 2만 명 남짓한 소읍이다. 바로 옆동네 한 개 동에 불과한 전주 송천동 인구가 6만4,000여명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작고 아담한 동네다. 그러다 보니 5일 단위로 열리는 오일장 장날쯤이나 돼야 시장 주변 음식점들을 중심으로 좀 사람들이 북적거릴뿐, 평상시엔 유동인구가 그리 많지 않은 비교적 한적한 동네에 속한다.


그런데 이 동네에서 예외적으로 장날 아닌 날까지 밥 한 끼 먹자고 길게 줄을 늘어서 북적거리는 음식점이 하나 있으니, 바로 오늘의 주인공 '봉동짬뽕' 되시겠다. 맛의 본고장임을 자랑하는 옆동네 전주에서조차 적잖은 사람들이 원정와 기꺼이 줄을 서서 밥 한 끼를 먹고 가는 맛집이다. 또 대개의 중국집들이 짜장면을 주력 메뉴로 삼는 것과는 달리 간판 이름조차 짬뽕으로 내걸 만큼 짬뽕에 아주 매우 많이 진심인 리얼 짬뽕 맛집이기도 하다.



이 집이 자랑하는 짬뽕 맛의 비결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특제 파기름을 기본 베이스로 한다. 3시간 동안 끓여 만든다는 이 특제 파기름은 봉동짬뽕에서 만드는 모든 요리들의 근간을 이루며 남다른 맛과 향을 내는 데 톡톡히 일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소화액 분비를 촉진해 위장 기능을 향상시켜 주고, '파'라는 재료가 갖는 따뜻한 성질에 기반해 몸 속 찬 기운을 눌러줌으로써 면역력을 높여주는 건강한 맛까지 더해준단다.


불향이 진하게 느껴지는 이 집 시그니처 메뉴 짬뽕은 모 제품 TV광고 카피문구처럼 '국물맛이 끝내준다'는 게 많은 이용자들의 평가다. 새우, 오징어 등 해산물과 돼지고기, 버섯 등 야채류를 듬뿍 넣어 시원하면서도 얼큰한 국물맛을 구현한 게 특징이다. 일반 짬뽕과 고추짬뽕 두 종류가 있는데, 매운 맛을 좋아한다면 고추짬뽕을 주문하면 좋다. 1~3단계로 맵기를 조절할 수 있어 매운음식 마니아에게 특히 안성맞춤이다.


내 경우 매운맛을 좋아해 고추짬뽕 3단계를 시킬까 하다가 안전하게 2단계를 주문했는데, 처음 입에 넣을 땐 일반 짬뽕과 별 차이가 없네 싶다가 목구멍으로 넘기는 순간 매운맛이 알싸하게 올라와 식도를 기분좋게 자극해줘 좋았다. 매운맛 음식을 하는 음식점들 중엔 무식하게 캡싸이신이나 필리핀 고추 같은 매운 재료만 잔뜩 때려넣어 쓴맛이 날만큼 맵기만 더럽게 매운 곳도 종종 있는데, 이 집은 맛있는 매운 맛이라 입이 즐거웠다.



봉동짬뽕 모든 요리는 미리 만들어놓는 게 아니라 주문과 동시에 요리를 시작하는 게 특징이다. 덕분에 갓 요리한 중국음식 특유의 강한 화기가 느껴지는 뜨끈뜨끈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단점은 그러다 보니 다른 중국집 대비 시간이 좀 오래 걸린다는 건데, 그 지루함을 달래주기 위함인 듯 실내 곳곳에 아기자기한 볼거리들을 배치해 놨으니 기다리는 동안 천천히 둘러보면 좋다.


이를테면 수저통 뚜껑에 새겨놓은 '기다리기 지루하신 분들은 주방에 들어오셔서 양파를 까주셔도 됩니다' 같은 문구도 그 중 하나다. 장난기 있거나 호기심 넘치는 손님들 중에선 실제로 주방을 향해 한 번 들이대보는 사람들도 있을 법한데, 아쉽게도 내가 밥을 먹는 동안은 그런 손님이 없어 정말 양파를 깠는지 어쨌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실내를 둘러보다 보면 짬뽕이란 음식의 유래도 알게 된다. 원래 짬뽕이란 음식은 1889년 일본 나가사키에서 음식점을 차린 중국 북경 출신 진해이준이라는 사람에 의해 처음 만들어졌다고 한다. 동병상련이라 머나 먼 타국에서 음식점 장사를 하다 보니 그의 눈엔 가난한 중국 유학생들이 들어왔고, 그들을 위해 장사하고 남은 야채, 고기, 어패류 등 재료들을 볶은 뒤 중화면을 더해 가성비 좋게 만든 음식이 바로 짬뽕이었다. 그후 1905년 우리나라에도 들어와 고춧가루가 더해지면서 중국과 일본에는 없는 국물 빨갛고 매콤한 한국식 짬뽕이 탄생하게 됐다.



문 연지는 몇 년 안됐지만, 짬뽕 국물맛이 특히 '존맛'이라는 소문이 입에서 입으로 퍼지면서 봉동짬뽕은 현재 길게 줄을 서서 먹는 맛집이 됐다. 오전 10시50분에 문을 여는데, 11시20~30분이면 자리가 꽉 차 그 다음부턴 대기명부에 이름을 올린 뒤 기다려야 할 정도다. 직장인들 점심시간인 12시 맞춰 도착하면 최소 30분~1시간 정도 웨이팅을 해야 한다고 하니 이용 시 참고하면 좋을 거다.


영업시간은 오전 10시50분~오후 2시30분, 저녁 5시~7시이며, 주5일 근무제 워라밸 시대에 부응하려는 듯 금~토요일은 휴무다. 특이하게도 술 종류는 일절 팔지 않으며, 주차장은 음식점 앞 공영주차장을 이용하거나 자리가 없을 경우 인근 골목길에 주차하면 된다.


이상 내돈내산, 내돈내먹 리얼 찐 이용후기 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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