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했던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by 보통엄마

아이는 남은 두 알의 약 중 한 알을 완전히 빼고 아주 잘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3주쯤 지났을까.

점심을 먹으로 집에 온 아이는 그날따라 밥을 못 먹고 축 쳐졌다.

이상하다 싶어 열을 쟀더니 38.5도.

케톤식이 이후 경련이 사라진 지 3년이 다 되어가지만

아직도 치료중인 아이라 열이 나니 벌컥 겁부터 났다.

빨리 해열제를 먹이고 다시 학교에 보냈고,

학원은 가지 말고 학교 끝나는 대로 같이 병원에 가자고 했다.

병원에 가니 목이 부어 있지만 아직은 괜찮으니 항생제 없이 일단 기침약으로 주말을 보내자고 했는데...

주말 내내 아이의 열이 떨어지지 않았다.

밤새 2시간마다 해열제를 교차해 먹여도 열은 39.6~38.5 사이를 왔다갔다 할 뿐

그 아래로는 내려오지 않았고, 주말이 지난 후 결국 아이는 학교에 나가지 못했다.

기침과 가래까지 점점 심해져서 병원에 다시 갔다.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폐렴이 와 있었고, 검사하니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이 나왔다.

그것도 내성균까지 검출되어 일반 항생제로는 잘 듣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역시나... 항생제를 5일을 먹였지만 열은 38.5도 아래로 내려가지 않았다.

저당식이 중인 아이이니 일반 병원에는 입원을 할 수도 없어

내리 일주일을 고열과 기침과 가래로 완전 쌩고생을 해야 했다.

보통 감기 때는 낮에는 괜찮다가 밤에 열이 다시 오르곤 했는데... 이놈은 밤낮이 없었다.


그렇게 꼬박 일주일을 고생하고 열이 좀 내려가는구나 싶었는데...

다시 열이 오르더니 아이의 숨소리와 기침소리가 이상해졌다.

컹컹 대는 기침소리와 가래가 끓는 듯한 숨소리.

병원에 다시 가니 '바이독시정'이라는 항생제를 써야 하는데...

만 12세 아이들은 잘 쓰지 않는 독한 약이며,

치아 색이 영구적으로 착색되어 변할 수 있다며,

보호자의 동의서까지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일반 항생제를 일주일 넘게 먹었지만 차도 없이 심해지기만 하니 다른 방법이 없었다.

할 수 없이 바이독시정을 처방 받아와 먹였고

약이 정말 독하긴 한 건지, 그 다음 날부터 열이 잡히고 서서히 숨소리와 기침소리도 잦아들었다.

꼬박 2주를 집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지내고 나서야 숨을 돌릴 수 있었다.

하지만 2주동안 아이는 입맛을 완전히 잃어버리고 먹질 않아 2킬로그램이나 빠져버렸다....

어떻게 늘린 몸무게인데...ㅠㅠ

아이도 아이지만... 나 또한 2주 내내 아이 옆에서 자면서 열을 확인하느라 입술 옆에 다 터질 정도였다.

정말 여러가지 감기, 열감기, 독감, 급성 후두염, 심지어 코로나까지 다 겪어봤지만...

이렇게 독하디 독한 바이러스는 처음이다...

약을 줄인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열이 내리질 않으니 경련이 올까 노심초사 하며 지옥같은 2주를 보내야 했다. 정말이지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이코 플라즈마 폐렴... 네 놈 이름도 안 까먹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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