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는 외계인

개엄마

by 성희


친구는 진돗개 한 마리와 산다. 미혼과 비혼,
그리고 기혼의 중간 지대에 있다.
동물을 사랑하며 진돗개도 입양했다.
겁 많은 진돗개와 겁 없는 개 엄마.

우리는 만나면 아이들 자랑도 하고 흉도 본다.
흉이라기보다는 한탄이다.
이렇게 해주면 요렇게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서운함들이다.

이 친구는 운전하는 걸 좋아한다.

난 싫어한다.

이 친구는 여행 가는 길에도 자꾸 이탈을 한다.

‘저 마을 너~무 예뻐 보인다!’

‘저건 뭐지?’

‘이쪽으로 가도 길이 있을까?’

음. 나랑은 스타일이 다르다.


이 친구는 소설 속에서 나온 사람 같다. 소설 속 주인공들 중에 빨강 머리 앤이 떠오른다. 이제는 나도 익숙해져서 그러려니 한다. 나는 목표지향적이라 목적지에 빨리 도착해서 그다음에 무언가를 하는 편이다. 안 그러면 마음이 편치 않다. 이렇게 쓰다 보니 내가 더 이상해 보인다. (풋) 내가 이런 사람들을 좋아하나 보다. 나와 다른 사람한테 끌리는 본능이라. 우리 신랑도 자꾸 다른 데로 간다.


이 친구는 방랑자다. 대한민국 곳곳 안 가본 데다 없다. 어느 시기 어느 곳에 가면 산수유가 예쁘게 피어 있는 곳을 알고 있다. 이 친구는 사람들이 안 몰리는 시간에 다닌다고 했다. 나는 이 친구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모험 이야기를 듣는 것 같다. 자신이 좋아하는 곳에 나를 꼭 데려가 준다. 나에게 고마운 사람이다. 친구가 보는 세상은 나와 다르다. 더 낭만적이다. 친구가 묘사하는 장면은 그녀를 닮아 있다.


이 친구는 호기심쟁이다. 우쿨렐레를 배우고 캘리를 배우고 자꾸 배운다. 틈틈이 봉사도 한다. 나는 이 친구가 우쿨렐레 가르쳐 준다고 해서 우쿨렐레를 샀다. 영화 [HER]에 나오는 곡을 치고 싶었는데. 아는 꼬맹이가 필요하대서 줘버렸다. 아무튼 우리 둘이 만나면 자꾸 뭘 한다.


나는 개를 무서워하는 편이다. 변명을 하자면 이것도 나름 이유가 있다. 음. 사연이 좀 있어서 이 이야기는 일단 패스다. 친구가 많은 편이 아니어서 그런 가. 현재 자주 만나는 이 친구는 한 명이다. 이 친구는 회사 다닐 때 만났다. 회사 동료였고 어쩌다 보니 친구가 되어 있다. 회사 동료가 친구가 되는 경우가 많은 지 모르겠다. 초등학교 친구 1명, 중고등학교 친구 1명, 대학 친구 4명, 이 친구까지 7명이다. 학교 다닐 때는 떼로 몰려다녔던 것 같은데 지금은 남아 있는 친구 숫자가 생각보다 적은 것 같다. 잘못 산 건 아닌지.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지. 사람 성향마다 다른 지 궁금하다.


이 친구는 외계인 같다. 어디로 튈지 몰라서!

빨간 머리 앤을 닮은 이 친구랑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고 싶다.


<사진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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