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모임과 프로젝트를 기획하며 예술을 확장
나는 늘 참여자의 자리에서 예술을 즐겨왔다. 전시를 보고, 수업에 참여하고, 북클럽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감각이 확장되는 기쁨을 누렸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나 스스로 작은 자리를 기획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누군가 마련해 주는 자리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예술을 매개로 자리를 만들고, 누군가와 그 경험을 나누고 싶어졌다. 그렇게 시작된 것이 동네 도서관에서 수업을 통해 만난 사람들과 함께 했던 북클럽이었다.
처음에는 단순했다. 좋아하는 책을 정해 함께 읽고, 논제를 만들어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 그런데 하나의 책 모임은 둘, 셋 늘어났고, 책 이야기는 그림과 연결되었고, 그림은 다시 글쓰기로 이어졌다. 마지막에는 전시까지 함께 보는 흐름이 만들어졌다. 작은 모임들이었지만, 참여한 사람들은 각자의 감정을 꺼내놓으며 서로의 세계를 확장했다. 나는 그 자리를 기획한 사람으로서, 모임이 끝날 때마다 스스로 더 많이 배웠다.
그 경험은 더 큰 도전으로 이어졌다. 2024년 여름과 가을, 나는 〈안양, 숨은 예술 찾기〉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여름에는 초등학생들과 함께 지역의 숨은 예술을 찾으며 지도를 만들었고, 가을에는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주민들과 수업을 진행했다. 그림을 감상하고 글과 그림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지역 작가와 직접 이야기를 나누며 예술을 가까이에서 경험하는 시간이었다. 아이들의 눈은 호기심으로 반짝였고, 성인 참여자들은 서로의 삶과 예술을 연결하며 깊은 대화를 나눴다. 나에게도, 그들에게도 “예술은 우리 삶 안에 있다”는 확신을 주는 자리였다.
이 과정을 통해 알게 된 건, 기획은 대단한 전문성에서 시작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나누고 싶은 것을 구체적인 흐름으로 짜고 함께할 사람들을 모으면 그것이 곧 하나의 프로젝트가 된다. 때로는 즉흥적인 대화 하나가 기획의 씨앗이 되기도 했다. 중요한 건 완벽함이 아니라, 마음을 모아 자리를 만드는 용기였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작은 기획자’로 살아가려 한다. 책 한 권, 전시 하나, 동네 산책길에서도 모임은 시작될 수 있다. 예술을 나누는 자리를 만든다는 건 관계를 잇는 일이고, 그 안에서 삶은 훨씬 넓어지고 깊어진다. 기획은 전문가만의 일이 아니라, 누구나 일상 속에서 할 수 있는 작은 확장이다.
– 작은 기획이 남긴 흔적 –
한 장의 책, 한 점의 그림,
짧은 대화 하나가
모임이 되고,
프로젝트가 되고,
예술이 삶을 넓혀가는 길이 되었다.
실천 질문
Q. 지금 내가 좋아하는 것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다면, 어떤 작은 모임으로 만들 수 있을까요?
Q. 지역을 새롭게 바라본다면, 어떤 예술적 기획을 떠올릴 수 있을까요?
작은 기획 시작하기 팁
좋아하는 것에서 출발하기
: 책, 전시, 산책 등 내가 즐기는 것부터.
함께할 사람 정하기
: 친구 한 명, 가족, 동료면 충분하다.
구체적 흐름 만들기
: 읽기 → 대화 → 글쓰기/그림 같은 단순한 구조.
기록 남기기
: 사진·글·지도·티켓을 모아두면 다음 기획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