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알쏭달쏭 우리말( 4 )

[혼동하기 쉬운 맞춤법]

by 겨울나무

◆ '터울'


우리들은 흔히 나이 차이를 말할 때 ’터울‘이란 말을 쓰는 경우를 가끔 듣게 된다.


정확히 말하자면, '터울'이란 한 어머니에게서 먼저 태어난 아이와 다음에 태어난 아이의 나이 차이를 뜻할 때만 쓰이는 말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형제간의 나이 차이를 뜻한다.


그리고 ’터울‘은 한 어미에게서 난 동물에게도 쓰이는 말이다.


< 예문 >


- 형과 나는 두 살 터울이다.


- 내 위로는 한 살 터울의 누나가 있고, 두 살 터울의 남동생이 있다"


- 우리 형제들은 터울이 많이졌다’ 또는 많이 ‘떴다’ 등으로 쓸 수 있다.


이처럼 '터울'은 한 어머니에게서 난 자식 사이의 나이 차이를 가리키는 말이므로 형제간이 아닐 때 쓰는 것은 맞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의미를 무시하고 아무 때나 단순한 나이 차이, 또는 어떤 일의 간격이란 뜻으로 마구 쓰는 사람들을 가끔 보게 된다.


< 예문 >


- 그 부부는 네 살 터울이다.


- 한살 터울인 그들은 서로 말을 놓고 지낸다.


- 그 선수들은 한 살 터울로 고교 선후배 사이다.


- 며칠 터울로 송년 모임이 있다.


등의 경우가 '터울'을 잘못 쓴 경우라 하겠다.


이처럼 '터울‘의 뜻을 정확하게 모르고 사용하게 되면 상대방에게 실례가 됨은 물론, 그런 말을 쓴 사람의 신뢰도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서 '터울'이란 말은 한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자녀 간의 나이 차이에만 써야 한다.



◆ ’닭도리탕‘과 ’닭볶음탕‘

닭고기로 만든 요리의 종류는 다양하다. 삼계탕, 백숙, 튀김, 구이, 볶음 등이 그것들이라 하겠다.

그런데 닭고기로 만든 요리 중에 '닭도리탕'이란 것이 있다. 식사할 때도 좋지만 뜨끈뜨끈하면서도 얼큰한 맛 때문에 애주가들이 술안주로 자주 찾는 단골 메뉴이기도 하다.


그러나 '닭도리탕'은 일본어 '도리'가 들어간 말로 ’닭도리탕‘이란 말을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하겠다. 참고로 일본어 '도리(鳥)'는 새 또는 닭을 뜻하는 말이다.

한국인들이 오래전부터 초상이 나거나 가족과 친구들이 모이기만 하면 즐기는 놀이가 있다. 바로 ’고스톱(go-stop)'이라고 하는 화투 놀이이다.


고스톱을 하다 보면 약(約) 중에 '고도리' 라는 것이 있다. 이 역시 '도리'가 들어간 일본말인 것이다.

화투짝에 매조(한 마리), 흑싸리(한 마리), 공산(세 마리) 석 장에는 다섯 마리의 새가 그려져 있기 때문에 일본어로 '고도리(五鳥)'인 것이다.


일부 학자들의 말에 의하면 '도리'는 옛날의 우리말의 받침이 없는 표기가 일본으로 건너가 받침이 없는 일본어에서 ‘도리'의 변화 과정을 거쳤을 것이라고 추정하기도 한다.


아무튼 일본어 '도리'와 결합한 '닭도리탕'은 '닭+닭(도리)+탕(湯)'이 되므로 겹말이라 하겠다. 따라서 우리말 순화 용어로는 '닭볶음탕'이라 부르고 쓰는 게 바람직한 일이라 하겠다.


갑자기 ’닭볶음탕‘이라고 쓰기에는 좀 어색하겠지만 자주 쓰다 보면 익숙해지라 본다. ( * )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