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한 듯 대충
유난히 멋이 좀 있어 보이는 사람을 유심히 보면 무심한 듯 대충 하는 것 같은데, 그 분야에 전문가인 경우를 볼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을 과거 이탈리아에서는 ‘스페라짜투라’라고 불렀다고 한다. 건축가인 카스틱리오네가 처음 표현했다고 하는데, 그가 바라본 스프레짜투라는 ‘가장된 무심함’이라는 뜻을 가진다. 사실 이 우아하고 세련된 재주를 갖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 흘리며 노력한 시간이 숨겨져 있다. 축척의 시간이 없이 천부적인 소질만으로 될 수 없다.
어려운 일을 아주 별거 아닌 듯 쉽게 해내는 사람은 생각보다 주위에 많이 있다. 예술가나 어떤 장인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 단숨에 일처리를 끝내는 우리 팀장님도 내 눈에는 그렇게 보일 때가 많이 있다.
겉으로는 티가 하나도 나지 않지만 인고의 시간이 쌓여 최고의 기량을 뽐내는 사람들. 언젠가 나도 스페라짜투라를 발휘할 수 있을까? 오늘 하루도 수많은 분야의 우아한 사람들을 만났다. 덕분에 오늘도 세상은 별일없이 무심히 지나가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