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소리를 수용하며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기
마음은 ‘피부 안의 세상’에서 생각, 감정, 그리고 기억들을 속삭이고, 나는 ‘피부 밖의 세상’에서 지금-여기를 살아갑니다. 마음은 마음의 일을 하고,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 또는 해야 하는 것을 하면서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갑니다. 지금 이 순간, 두 맥락에서 동시에 살아가고 있음을 경험할 수 있는 연습을 소개합니다.
<경험적 연습 – 마음과 나>
1. 친구와 짝을 짓습니다.
2. 한 명은 ‘나’의 역할을, 다른 한 명은 ‘마음’의 역할을 합니다.
3. ‘나’는 선생님을 따라서 책상 사이를 지나 교실을 한 바퀴 돕니다. 이때 최대한 책상과 의자에 부딪히지 않아야 합니다.
4. ‘마음’은 ‘나’가 책상 사이를 돌 때 옆에 따라다니면서 ‘나’가 집중하지 못하도록 계속 말을 겁니다. 주제는 상관없습니다. 단, 쉬지 않고 말을 거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때, '나' 역할을 맡은 친구는 '마음'이 하는 말에 대답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5. 준비가 다 되었으면 활동을 시작합니다. ‘나’와 ‘마음’은 선생님을 따라옵니다. ‘나’는 책상과 의자에 부딪힐 때마다 손가락으로 세어보고, ‘마음’은 끊임없이 ’나‘에게 말을 겁니다.
6, 활동이 끝난 후 ‘마음’이 계속 나에게 말을 걸어올 때, ‘나’는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는지 이야기해 봅시다.
7. 소감을 말한 후 끝나면 역할을 바꿔서 한 번 더 해봅니다.
<경험적 연습 – 마음과 나> 활동을 하고 나면, ‘나’ 역할을 맡은 친구들은 ‘마음’ 역할을 하는 친구들이 하는 말에 대답하지 않고 목적지로 가는 것이 어려웠다고 이야기합니다. '마음'이 끊임없이 속삭이는 말들을 무시하려고 할수록 그 소리들이 더 신경 쓰여 책상과 의자에 부딪히기도 하고 선생님을 놓치기도 했다고 합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우리는 ‘피부 안의 세상’과 ‘피부 밖의 세상’을 동시에 살아갑니다. ‘피부 안의 세상’에서는 끊임없이 어떤 생각, 감정, 그리고 기억이 떠오르며, ‘피부 밖의 세상’에서는 객관적으로 관찰 가능한 삶이 우리를 기다립니다. 문제는 ‘피부 안의 세상’에서 불편한 생각, 감정, 그리고 기억이 떠오를 때, ‘피부 밖의 세상’에서 하는 것처럼 그 생각, 감정, 그리고 기억을 해결하려고 하는 경우에 발생합니다.
‘흰곰 실험’에서 알 수 있었듯이, 최선을 다해 흰곰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할수록, ‘피부 안의 세상’에서 흰곰은 더 많이 떠오릅니다. ‘피부 밖의 세상’에서 흰곰을 만나면 마주치기 전에 도망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피부 안의 세상’에서 만난 흰곰에게서는 도망치거나 피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피부 밖의 세상’에서 흰곰을 만났을 때는 도망치는 것이 살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피부 안의 세상’에서는 흰곰에게서 도망치는 것이 오히려 흰곰에게 잡아먹히는 방법이 됩니다. ‘피부 밖의 세상’에서 흰곰을 대하는 방식으로 ‘피부 안의 세상’의 흰곰을 대할 때 우리는 불편한 생각, 감정, 그리고 기억에 사로잡힙니다.
‘피부 밖의 세상’에서 흰곰을 만날 때와 ‘피부 안의 세상’에서 흰곰을 만날 때,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흰곰을 대해야 합니다. ‘피부 밖의 세상’에서 흰곰을 만나면 무섭고 떨리더라도 있는 힘을 다해 도망쳐야 살 수 있습니다. 반대로, ‘피부 안의 세상’에서 흰곰을 만나면 그 흰곰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흰곰이 우리 삶을 통제하는 것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피부 밖의 세상’에서는 ‘전념’과 ‘행동 변화’가 필요하며, ‘피부 안의 세상’에서는 ‘수용’과 ‘마음챙김’이 필요합니다. 만약 ‘피부 밖의 세상’에서 흰곰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피부 안의 세상’에서 흰곰에게서 도망치면, 우리는 흰곰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됩니다.
<경험적 연습 -마음과 나> 활동으로 ‘피부 안의 세상’과 ‘피부 밖의 세상’의 흰곰의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마음’은 ‘피부 안의 세상’에서 어떤 생각, 감정, 그리고 기억들을 ‘나’에게 속삭이고, ‘나’는 그 소리를 들으면서 ‘피부 밖의 세상’에서 선생님을 따라 책상과 의자 사이를 지나 목적지를 향해 갑니다. 목적지에 도착해서 돌아보면 의식하지 못하고 지나친 길들이 보입니다. 그 길들은 그 순간 ‘나’가 책상과 의자가 아닌 ‘마음’이 속삭이는 말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마음’이 하는 말에 주의를 빼앗겼더라도 ‘나’가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던 것처럼, 불편한 생각, 감정, 그리고 기억이 떠올라서 그것들에 주의를 빼앗기더라도 ‘나’는 지금 이 순간 하고 싶은 것 또는 해야 하는 것을 하며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마음'이 속삭이는 말들을 들으면서 '나'는 가고자 하는 곳에 도착할 수 있음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