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중요한 가치는?
나는 인생의 중요한 가치를 어디에 두고 있을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살면서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도구가 아닌가? 요즘 같은 한파에 몸을 누일 따뜻한 공간이 없다는 과연 어떻게 되겠는가? 음식을 섭취하지 않으면 생존이 가능하지 않고, 아플 때 약을 먹지 않으면 목숨을 보전하기 힘든 것은 뻔한 얘기가 아닌가?
한때 나는 돈을 삶의 중요한 가치로 두고 돈을 따라가는 사람들을 속으로 은근히 경멸했었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적어도 물질을 숭배하며 쫓는 삶을 살지 말아야 한다고 신념처럼 여기며 살았다.
하나님 앞에 삶을 드리기로 헌신하고, 나 자신을 위해 경제활동을 하는 일에 열심을 내지 않고 살았다. 물론 남편과 영국에서 유학생활을 하는 동안 학교 도서관 청소와 점심 식사 시간에 슈퍼비전을 하는 알바를 했다. 집에서 청년들을 데리고 있으면서 하숙을 하기도 하고, 영국 교회에서 피아노 반주를 해서 생활비와 집세를 해결했었다.
인도 델리에서는 주인도 한국문화원에 근무하며 한국어 강사를 했으니 경제활동을 안 한 건 아니지만, 돈을 버는 데에 목적을 두지 않고 일했다.
결혼 전에는 일찌감치 선교에 헌신하여 선교 훈련을 받고, 선교단체에서 간사로 일을 했으니 가난한 삶이 익숙하고 편안했다. 물론 부모님 댁에 얹혀살았으니 먹는 것과 입는 것은 자유롭고 풍족했다. 돈을 모으는 데는 별 관심이 없었다.
그렇게 살다 보니 50대가 되었다. 한국에 와서 북카페를 한다고 땅을 사서 겁도 없이 건축을 했다. 외국인들을 돕고 싶은 마음이 컸고, 사람들에게 좋은 공간을 열어주고 싶었다. 사업이나 수익을 내는 것에 문외한인 내가 북카페 영업을 잘 할리가 없었다. 주머니를 털고 터는 현실과 마주하고야 말았으니 말이다.
나는 인생의 중요한 가치를 사람을 돕고 살리는 일에 두고 살았다. 또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 순종하고 부르신 사명 따라 살기를 원하며 기도했다. 지금도 그러하다.
고뇌에 빠졌다. 나는 지금 북카페와 경제활동에 열심을 내서 돈을 벌어야 할지, 사역자로 자신의 삶을 드려야 할지 혼돈스럽다.
나는 인생의 가치를 어디에 두고 있을까?
아니 어디에 두어야만 할까?
주님은 내가 어떻게 하기를 원하실까?
집과 북카페가 정리되면 다시 선교지로 나가겠다고 기도하며, 때를 기다려 왔다. 하지만 여전히 눈에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현실은 이곳에서 북카페를 지켜야만 상황에 놓여있으니 나는 어떡해야 할까?
오전 10시 30분 수요 기도회, 기도의 자리로 나가겠다고 마음을 정했지만 가지 못하는 형편에 가슴이 아프다.
북카페를 운영하고 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주님은 이곳을 어떻게 쓰시기 원하실까? 나는 북카페를 어떻게 해야 할까?
돈을 벌러 일자리를 알아봐야 할지, 북카페를 지켜내야만 할지. 고뇌가 깊어진다.
마음은 다시 선교지로 나가고 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