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다양성의 나라이다. 지역마다 풍습과 문화, 음식과 언어까지도 다르다. 우리나라 국토의 30 배에 이르는 큰 땅덩어리도 한몫하겠지만, 영국이 200년 동안 식민지배를 하기 전까지는 500 여개의 왕국이 존재했던 곳이었으니 각 왕국 별로 가진 특성들과 문화가 다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 후로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인도 땅에는 오래된 전통과 문화가 이어져 오는 걸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아그라 포트(Agra Fort)
이런 다양성이 존재하고 그 다양성을 인정하는 인도에서 딸아이를 인도 학교에 보냈다. 물론 처음 KG(1학년 전 단계) 때는 국제학교를 보냈다가 1학년 때 인도 학교로 전학을 시켰다.
딸아이가 다녔던 인도 학교는 꽤 좋은 현지 사립학교였다. 우리나라 대사관 직원이나 대기업 주재원들이 미국 학교나 영국 학교에 보낸다면,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의 대사관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였다.
엠비언스 퍼블릭 스쿨(Ambiance Public School)이다. 퍼블릭(Public)이 들어가니 아마도 공립학교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인도에서 퍼블릭이 들어가는 학교는 사립학교를 의미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공립학교는 인도에서 정부 학교, 즉 가버먼트 스쿨(Government Schoo)이라 칭한다.
엠비언스 퍼블릭 스쿨(Ambiance Public School)
이 학교를 선택한 건 학비가 그리 비싸지 않으면서도 학생들에게 체벌을 가하지 않으며, 에어컨 설치가 되어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보통 명성 있는 좋은 학교일지라도 인도에서는 아직 에어컨이 없는 학교가 대부분이다. 에어컨을 생각해야 하는 이유는 여름이 유난히 긴(9개월) 델리의 사막기후는 기온이 50도가 넘어가기 때문이다. 또한 학교에서 체벌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에 딸아이의 학교를 정하면서 내가 정한 나름의 조건이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 학교에 보낸 건 잘한 선택이었다고 자부한다.
교복을 입어야 했고, 신발과 양말, 머리핀과 고무줄까지 무조건 검은색만 허용되었다. 여자 아이 입장에서는 불평을 할만했지만, 그 부분은 4년 동안 아이가 학교를 다니면서 큰 어려움이 되지 않았고, 도리어 마음이 편했다.
교장선생님과 모든 대부분의 학교 선생님들은 인도 전통 의상인 사리나 슈트를 입으셨다.
하지만, 언어의 문제는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이었다. 수업과 교과과정은 영어로 진행되었지만 학생들과 교사는 힌디어로 대화를 나누어서 두 개의 언어가 동시에 필수 언어로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학생들은 고향이 다른 배경을 갖고 있기 때문에 딸아이처럼 집에서 사용하는 언어가 따로 있었다.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 다양한 언어에 노출되어 교육받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엔 여러 장단점이 있다고 본다. 학생들 각각의 타고난 재능과 기질에 따라 좋은 점과 힘들고 어려운 점들이 따라온다고 볼 수 있다.
아무튼 그 결과적으로, 딸아이는 영어를 가장 편안하게 받아들이며 공부를 했지만, 한국어에 대한 어려움까지 맞닥뜨려야만 했다. 결코 쉽지 않은 학교 생활이었으리라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맺히고 마음이 아파온다. 어린아이가 감당하기에는 얼마나 무거웠을지 지금 생각해보아도 마음이 찡하다.
하지만, 외국인이 별로 없는 인도 학교이다 보니 한국인인 딸아이에게는 여러 좋은 기회가 많이 돌아왔다. 또한 선생님들도 외국인인 딸아이에게 특별한 사랑과 관심을 갖고 돌봐주신 덕분에 아이의 자존감이 쑥쑥 자라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샤이니는 학교에서 여러 무대나 행사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여러 번 있었으니 아이에게는 운이 좋았던 거 같다. 더 좋은 학교에 보내주지 못해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었지만, 도리어 주님이 부어주시는 은혜가 더욱 컸다.
학교 행사 후 선생님과 함께 (인도식 메이크업)
지금은 한국에 와서 시골 작은 학교에서 나름대로 잘 적응하며 새로운 학교생활을 하고 있는 딸아이를 더 응원한다.
그동안 인도 학교에서 배우고 경험했던 소중한 것들을 몸은 기억하고 있으리라 믿고, 앞으로 딸아이가 살아가는 날들 동안에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 기대하며 오늘도 나는 희망을 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