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의 마지막 티 익스프레스(T-Express)

에버랜드 이야기(Ep.1)

by 샨띠정

"아, 진짜 무서워. 엄마, 우리 죽을 뻔했다. 그치?"

"눈 떴어? 감았어?"

"나 계속 눈 감고 있었어.. 헤헤."

타기 전에 딸아이에게 미리 귀띔을 해줬다.

"소리를 질러 그러면 안 무서워. 정말 무서우면 눈을 감고 보지 마."

괜찮다고 큰소리치던 샤이니는 처음부터 끝까지 눈을 뜨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내 생애의 마지막 티렉스(T-Express)를 탔다. 이제 다시는 이 무서운 걸 탈 일은 없을 것이다.

한국은 물론 세계에서 가장 무섭고 다이내믹한 스릴을 느낄 수 있는 나무로 만든 우든 롤러코스터가 바로 티 익스프레스(티렉스)다. 공룡 중에서도 가장 크고 무서운 티렉스를 닮아서 아마 별명으로 그렇게 부르나 보다. 이름만 들어도 후들후들 떨리고 무섭다.

티 익스프래스(이하 티렉스) 트랙의 전체 길이가 자그마치 1641미터, 높이는 56미터, 낙하 각도는 77도, 최고 속도는 시속 104킬로미터, 총 소요시간은 3분이 걸린다.

거꾸로 낙하하는 구간이 한 번만이 아니다. 계속 반복된다. 낙하할 때마다 엉덩이가 들려지며 거꾸로 뒤집혀 떨어질 것만 같은 느낌을 반복해서 느껴야 하는 건 잔인하기까지 하다.

위협적으로 보이는 티 익스프레스 (T-Express)

코로나로 인해 스마트 줄 서기 예약을 하고, 시간에 맞춰 가서 순서를 기다리는데 모두 20대 청년들 뿐이었다.


나 같은 중년은 아예 안 타는구나. 평일이라서 더 그럴 수도 있고, 이미 그 악명 높은 티렉스를 피해 가는 게 분명했다. 그렇게 나는 딸 덕분에(?) 티렉스를 내 생애 마지막으로 타게 되었다.

미리 예약힐 수 있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작년에 한국에 들어오면서 샤이니의 소원은 에버랜드에 가는 거였다. 하지만 코로나 시국에 엄두도 못 내고 딸아이에게 부도 수표와 백지 수표를 함께 날리기 일쑤였다.


"엄마는 왜 약속을 안 지키는 거야?"


이 말 한마디에 마음을 먹고, 학교 선생님께도 말씀을 드렸더니 흔쾌히 다녀오라시며 체험학습을 신청하면 된다고 하셨다.

"아이가 가고 싶어 할 때 가야 해요. 나중에 커서는 같이 가자고 해도 안 가니까요."


선생님의 말씀이 위로와 결심을 동시에 주셔서 더 더워지기 전에 우리는 에버랜드로 향했다.

오랜만에 가는 에버랜드는 예전과 많이 달라져 있었다.

다행히 초등학생 학생과 함께하는 엄마는 제휴카드로 할인된 가격으로 티켓을 살 수 있었다. 우리 둘이 51,000원이다. 남편은 KT 멤버십으로 25,000원에 살 수 있었는데, 그런대로 괜찮은 할인 가격이라 다행이다.

같은 자리 다른 느낌의 같은 딸아이(과거)

에버랜드는 우리에게 추억의 장소이다.

자연농원 시절부터 에버랜드로 이름이 바뀌었던 그때도 지금 현재에 이르기까지 너무나 많은 추억을 담고 있는 곳이다.


​인도에서 한국에 나올 때마다 샤이니랑 에버랜드에 한 번은 꼭 다녀왔다.

그래서일까? 사진을 보니 마치 아이가 에버랜드에서 성장한 것처럼 한눈에 아이의 성장 앨범을 보는 듯하다.


이젠 키가 쑥 자라고 몸도 자라서 키재기를 하지 않고, 성인들이 탈 수 있는 모든 놀이기구를 섭렵한다.


"엄마, 나 한 번만 더 탈 거야."


두 번씩 더 더 타러 간다.

엄마 아빠는 점점 지쳐가며 아메리카노로 버티고 있는데, 아이는 지칠 줄을 모른다.


"오늘은 최고야!!'

아이의 말에 기쁨이 넘친다.

아이가 행복하면 우리도 행복하다.​

다음 편에는 에버랜드 동물들 편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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