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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ASY Mar 29. 2023

셀프웨딩 업체 선정기 - 예복

<함께하기 위한 준비 ep.15>

평소에 쇼핑을 잘하지 않아서 예복을 고르는 것이 가장 자신이 없는 분야였다. 다만 원하는 바는 분명했다.


과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드레스를 찾고 싶었다. 더불어 몽생이의 예복의 경우에도 야외식이니 어두운 색보다는 밝은 색으로 좋은 옷감으로 맞추고 싶었다.


드레스

야외 웨딩으로 길이감이 길지 않은 것이 가장 중요했다.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예식을 즐기고 싶었다.

그러던 중 인스타그램에서 아래 게시물을 보았다.

경쾌한 웨딩마치, 자유로운 걸음을 위한 드레스라니.

우리의 결혼식, 내가 원하는 드레스를 가장 정확하게 표현한 문장이었다. 이 문장만으로 포마이시스(@formysis_)에서 드레스를 하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알고 보니 포마이시스는 다비치의 이해리가 선택한 드레스 업체로 이미 꽤나 유명한 곳이었다. 네이버 예약으로 예약이 진행되는데 빈 날짜를 찾기 쉽지 않았다. 나는 누군가 취소한 자리를 운이 좋게 발견하여 내가 원하는 시기(결혼식 두 달 전)에 갈 수 있었다.


제주도에서 진행하는 예식이라 대여일정이 길었는데(4박 5일), 추가 대여료만 지불하면 길게도 대여가 가능했고, 드레스 자체 대여료도 매우 매우 저렴했다. 대여료가 사이트에 모두 공개되어 있는 점도 신뢰가 갔다. 셀링라인을 포함하여 총 4벌의 드레스를 입어봤는데 대여하는 드레스가 더 예쁘고, 가격도 합리적이어서 대여로 결정했다!


나는 굉장히 평범하고 통통한 체형의 사람인데 대부분의 드레스들이 별 무리 없이 잘 맞았고, 피팅을 도와주시는 분이 매우 친절하게 디자인을 함께 고민해 주셔서 여러모로 결정에 도움이 많이 되었다. ‘가볼까?’ 고민해 보는 사람들이 있다면 우선은 가서 직접 입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실제로 입어보니 사진으로 보는 것과는 확실히 달랐기 때문이다!


피팅룸
피팅해본 드레스들

231227 쓰는 후기

처음 원피스를 사서 입겠다고 했을 때, 엄마가 했던 말이 있다. "그래도 신부가 가장 화려해야지." 속으로 그런게 어딨어! 그냥 나다우면 되는 것이지 라고 생각했는데 ㅎㅎ 역시나 엄마의 말이 맞았다. 포마이시스에서 빌린 드레스 덕분에 그날 누가봐도 신부라고 느껴지게 화려했다. 그렇다고 움직임에 제약이 있지도 않아서 내가 원하던대로 결혼식 내내 자유로운 걸음을 누릴 수도 있었다.


밝은 자연광 아래에서 비즈가 반짝이던 드레스가 참 마음에 들었다.


사실 이 드레스는 다비치 이해리가 입어서 굉장히 유명해진 드레스이기도 하다!


맞춤정장

예복으로 실제 맞춤 정장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후기를 찾아보니 맞춤 정장을 재단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하는 경우는 드물고, 상담과 영업의 영역이 꽤 큰 것 같았다. 그럴 바에는 그냥 기성복을 사서 수선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들었다. 우리가 기대하는 맞춤정장은 장인이 한 땀 한 땀 지은 정성스러운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지난번 음향과 관련하여 조언을 해준 언니가 마니도로(@manidoro_official)를 추천해 주었다. 2대째 진행하는 테일러샵이라는 것에 신뢰가 갔다. 더불어 조상경 의상감독의 주요 거래처 중 하나라는 점도 눈에 띄었고! 전화로 바로 예약을 잡았다.


방문하여 상담을 받으며 느낀 것은 "아! 이것이 전문가구나!"였다. 몽생이에게 어울리는 색감부터, 원단의 질감, 핏을 꼼꼼하게 이야기해 주셨고 우리가 오랜 시간 고민하고 결정할 수 있게 기다려주셨다. 옷 외에 사장님과 재단사의 삶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꽤 오래 대화했는데, 업에 대한 사장님의 자부심이 물씬 느껴졌다. 가격대가 있지만, 그래도 몽생이가 원하는 몽생이에게 잘 어울리는 멋진 양복을 하나 가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마니도로로 바로 결정했다.


당일에 치수를 재고, 4월 중에 두 번 정도 가봉을 진행한다고 했고 양복이 최종적으로 완성되는 데는 약 40일 정도가 소요되는 것 같다. 어떤 양복이 나올지 너무 기대된다^_^


우리가 고른 최종 원단 & 사장님과 한 컷

231227에 쓰는 후기

가봉갈 때마다 친절하게 우리를 대해주셨던 마니도로 사장님 덕에 결혼식 준비내내 즐거웠다. 더욱이 완성된 옷은 몽생이 몸에 딱 맞게, 우리의 결혼식에 딱 맞게 만들어져 더할 나위 없었다. 양복을 전해주실 때 아래와 같은 태그가 함께 있었는데 이 옷을 만든 분들의 자부심과 자신감이 느껴졌다.


검정양복을 입고 싶지 않아 고민이 많았는데, 우리의 결혼식에 너무 잘 어울리는 양복을 갖게되어 그리고 그 양복을 만드는 과정에서의 새로운 경험들(원단을 살펴보고, 치수를 재고, 가봉을 하고 그 중간중간 설명을 듣는 경험들)을 하게 되어 참으로 소중하다.



피로연용 예복

결혼식 전에 제주도 지인 분들을 맞이하는 피로연을 따로 진행한다. 피로연을 먼저 진행하고, 본식을 후에 진행하는 특이한 결혼식이다 ㅎㅎ


그래서 피로연에서 입을 옷도 준비해야 하는데, ‘그냥 비즈니스 캐주얼로 입을 거야.‘라는 나의 말에 엄마가 절대 안 된다고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리 작은 결혼식이고, 사전에 진행하는 피로연이지만 신부는 신부여야 한다고 했다. '비즈니스 캐주얼은 너무한가'라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일반적으로 피로연에서 신부에게 기대하는 단정한 원피스를 사고 싶지 않았다. 원피스는 불편해서 이후에 내가 다시 입지 않을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합리적인 가격에, 피로연의 느낌도 나고, 그래도 내가 평소에 가끔이라도 입을 옷을 찾고 싶었다. 그러던 중 4월에 먼저 결혼을 하는 친구가 딘트(@dintofficial)라는 브랜드를 추천해 주었다. 피로연이나 스튜디오 촬영용으로 많이 구매하는 브랜드라고 했다. IFC몰에 오프라인 매장이 있어서 방문했는데, 내가 원하는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브랜드였다!


디자인이 독특하고 다양해서 기본적인 원피스부터 드레시한 느낌이 나는 블라우스, 바지, 치마까지 선택지가 많았다. 드레스도 역시 뻔한 디자인이 아니었고 색감도 매우 다채로웠다. 무엇보다 이 정도의 디자인과 분위기를 고려했을 때 가격이 합리적이었다. 대부분 20만 원 이하이다. 결혼식을 위해 구매하는 옷은 내가 평상시에 입을 일이 거의 없다. 그럼에도 어느 정도 이상의 퀄리티는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너무 저렴해 보이는 옷은 손이 가지 않았는데 딘트는 이런 여러 가지 상황들을 고려했을 때 “구매”를 고민한다면 가장 괜찮은 선택지로 보인다. 혼주 예복도 딘트에서 사면 어떨지 고민할 정도로 만족스러웠고, 실제 어머님들도 맘에 들어하셔서 5월 중에 재방문 예정이다!


피팅이 자유롭게 가능한 것도 큰 장점이다. 나는 랩블라우스와 머메이드 치마를 선택했다. 이 정도 디자인이면 자주는 아니어도 평상시에(적어도 일 년에 한 번은) 입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호오오오오옥시나 결혼기념일에 사진을 찍는 다면 그때라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딘트에서 고른 옷

231227에 쓰는 후기

저때는 정말 마음에 들었는데 집에 돌아와 입어보니 "너무 과한가?"하는 느낌이 자꾸만 들었다. 특히나 저 블라우스는 저 위의 이미지처럼 입기가 너무나 어렵고 나에게 컸다. 매번 몽생이에게 "제주도 피로연 분위기는 어때? 이런 거 입어도 돼?"라고 물었는데 몽생이가 "응! 좋은데?!"라고 했지만 불안했다.


결국 위의 블라우스는 TIME에 가서 새로가서 아래와 같이 입었는데 ㅎㅎ 딘트에서 산 블라우스대로 입었으면 큰일 날 뻔 ^^ 제주도 피로연 저런 옷입는 분위기 아니잖아 몽생아,,


결론적으로 딘트의 블라우스를 입지는 않았지만, 치마는 매우 마음에 들었고 전반적인 가격을 고려했을때 이만한 선택지는 없는 것 같다.

TIME에서 산 블라우스는 비싸기는 했지만 평소에 입기에 부담이 없는 디자인이라서 매우 마음에 들었고, 친구들 결혼식 갈때마다 아주 애용중이다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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