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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ASY Jun 22. 2023

셀프웨딩 프로그램 구성하기

<함께 하기 위한 준비 ep.17>

셀프웨딩의 가장 좋은 점은 식순을 마음대로 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날 하루 그 장소를 우리만 사용하니 시간도 내용도 모든 것을 맘먹은 대로 할 수 있다.


우리 역시 결혼을 준비하며 가장 기대되었던 부분이 이것이었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하객이 참여자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었다. 그래야 이 결혼식이 모두에게 추억으로 남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모두가 한 마디를 해볼까?!

첫 아이디어는 하객들 모두가 한 마디씩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우리와 어떤 인연이 있는지 우리와 관련한 에피소드를 하나씩 공유하도록 프로그램을 짜봤다. 인당 1분씩만 말해도 60분이 넘게 소요되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직설적인 대학원 동기 언니들의 잔소리를 한 바가지로 들었다.

“사람들이 그게 궁금하겠니?!"


하지만 이 욕심도 포기하지 않고 팜플렛으로 초대한 사람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풀어냈는데, 이 이야기는 추후 제작물에 대한 글에서 자세히 설명하겠다.


어느 정도 사람들 익숙한 식순이어야 한다

잔소리를 했던 언니가 전해준 말이다.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식순 내에서 소소한 변화가 있어야 사람들이 흥미를 느끼고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너무 새롭기만 하면 다들 “대체 언제 끝나지?”에만 집중하게 될 것이라는 조언이었는데 공감이 되었다.


그래서 우선 어느 정도 익숙한, 그리고 꼭 필요한 순서를 넣었다.


입장, 성혼선언, 축사가 그것이다.

다만 입장은 양가 부모님 모두가 주인공으로 느껴질 수 있도록 몽생이 부모님 입장, 우리 부모님 입장, 우리 입장으로 나누었고, 각자가 좋아하는 노래를 배경음악으로 깔았다.


입장 루트가 짧아서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 않았고, 양가 부모님을 공식적으로 소개할 수 있어서 아주 좋았다!

입장


이후에는 우리 둘이 준비한 다짐을 아주 짧게 전달하였고, 이를 통해 성혼 선언을 대체했다. 우리의 결혼식 자체가 성혼 선언이라 생각했기에 굳이 이 부분에 많은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

성혼선언


그리고 몽생이의 친동생과 나의 친언니의 축사를 각각 들었다. 언니의 축사가 너무나 감동적이라서 이때부터 눈물이 줄줄 흘렀다 흑..


여기까지가 약 15분 정도 소요되었다!

감동의 축사


감사의 마음을 재밌게 전해보자!

모두가 한마디를 하지는 못해도, 고마운 사람들에게는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그들의 이야기는 꼭 듣고 싶었다!


그러다가 몽생이가 아래 결혼식 영상을 발견했다!

https://youtu.be/ngQeKCP4uK0


시상식이라니.. 너무 적절했다! 영상에 댓글을 남기고 이 방식을 우리도 활용했다!


오작교상, best supporter상, 부모님상, 대상으로 구분했고 각각의 상장 멘트를 쓰고, 상장은 아래 업체를 통해 직접 제작했다.


https://m.smartstore.naver.com/prevey/products/6829238223


첫 시작은 오작교 상이 었는데, 몽생이가 상장 내용을 잘 써서 웃음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 ㅎㅎ

오작교 상 시상중

분위기가 어색하면 어쩌나 고민했는데 생각보다 하객들이 더 많이 즐거워했고, 더 많이 감동받아서 아주 성공적인 이벤트로 마무리되었다! 내가 제일 감동받은 건 안 비밀…


시상식은 약 20분이 소요되었다. 상장을 전달하고, 기념사진 촬영, 수상자 소감 한마디로 구성하니 시간이 빠르게 흘렀다 ㅎㅎ


다시 익숙하게 마무리

마무리는 다시 익숙하게 했다.

우리 아버지의 감동적인 축가와 기념사진 촬영 후 신랑신부 행진!

축가와 기념사진 촬영

이렇게 식을 모두 마치고 나니 약 50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사실 이 모든 공로는 몽생이에게 있다.


모든 프로그램 구성과 스크립트, 상장 문구들은 몽생이가 짰기 때문이다. 연극 연출해 봤다는 몽생이를 믿고 맡겼는데, 아주 훌륭히 해냈다 ㅎㅎ


사회자 역시 몽생이가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로 섭외했는데 우리의 요구를 완벽하게 실현하되, 적절한 위트까지 섞어 주어 단 하나의 딜레이도 없이 식이 마무리 될 수 있었다.

고마움의 포옹




식순이라는 용어 대신 프로그램 구성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그만큼 더 디테일한 연출과 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순서를 짜고 멘트를 쓰는 것을 넘어, 하객들의 반응을 예측하고 익숙함과 새로움을 적절히 섞어서 집중을 이끌어 내야 한다.


셀프웨딩을 준비하며 식순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우리의 최종 식순을 남겨본다.


뒤풀이는 밤 12시에 종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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