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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ASY Jun 23. 2023

결혼식에서 우리만 할 수 있었던 것들

<함께 하기 위한 준비 ep.18>


제목이 아주 당돌하다.

근데 정말이다 ㅎㅎ 우리의 결혼식이 자택에서 진행되어 그리고 우리가 직접 준비해서 우리만 할 수 있었던 것들이 있다.


1. 보물찾기

어머님 아버님 댁은 제주에 있는 전원주택으로 아버님이 오랜 기간 직접 가꿔온 귤밭과 함께이다. 귤나무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곳곳에 아름다운 정원수와 꽃, 돌들로 총 5개의 테마 정원이 구성되어 있다.


이 정원 곳곳을 하객들이 돌아다닐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어떤 방법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보물 찾기를 떠올렸다. 정원의 주요 포인트에 보물을 숨겨두면 하객들이 자발적으로 곳곳을 돌아다닐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요즘 제주에서 사진용으로 자주 사용하는 감귤모자를 활용하여 보물의 위치를 표기하고, 결혼식 전날 직접 곳곳에 숨겨두었다 ㅎㅎ


하객들에게 보물 위치가 표시된 약도도 제공했다.


결혼식을 17시, 식전 행사로 보물 찾기를 16시로 안내했는데 15시 30분부터 하객들이 찾아와 “보물 어딨냐”라고 물으며 보물 찾기에 한창이었다 ㅎㅎ


더운 날씨를 고려해 커피차를 미리 준비해서 보물찾기 하며 음료를 즐길 수 있도록 하여, 더욱 즐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될 수 있었다!


식을 마치고 보물찾기 결과를 발표하니.. 10개의 보물 중 7개를 내 친구들이 찾았다. 몽생이와 나의 공통 지인이 2개를 찾았으니.. 대부분이 내 친구들이 찾은 것이다. 민망한 맘에 친구들에게 “아니 너네가 다 찾으면 어떡해!”라고 했더니 “이렇게 악착같이 찾은 거 보니 누가 봐도 네 친구 아니니? “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ㅎㅎㅎ


아직 어려서 보물 찾기를 좋아할 나이인 걸로^^


식전에 하객들이 일찍 와서 즐기고, 또 선물도 한아름 안고 갈 수 있는 좋은 이벤트를 어머님 아버님 덕에 할 수 있었다.


2. 하객의 이름이 새겨진 도자기 선물

스몰웨딩에서는 대부분 하객이 정해져 있어서 자리를 안내하기 위한 이름표가 있다. 우리 역시 하객의 자리를 안내하기 위한 방법을 한참 고민했는데, 요즘 도자기에 푹 빠져 계시는 아버님이 직접 도자기를 만들어주신다는 제안을 하셨다.


모두가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선물을 받고, 집으로 돌아가며 ‘오늘 많이 대접받았다’는 느낌을 받기를 원했던 우리는 아버님의 제안에 너무나 감사했다!


완성된 작품 수를 보니 거의 80개가 되었으니, 돌이켜 보면 정말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아버님 덕에 하나하나 이름까지 새겨서 새 모양 수저받침과 보관함을 만들어 하객들에게 선물할 수 있었고, 이 도자기 상자를 활용하여 하객의 자리를 안내할 수 있었다.


물론 이를 위한 박스주문, 스티커 제작, 포장 모두 우리가 직접 했다 ㅎㅎㅎ


3. 팜플렛

연극이나 공연에서 주로 출연진을 소개하기 위해 사용되는 팜플렛을 우리는 결혼식에서 만들었다. 식순, 약도 등 안내할 것이 많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들을 서로에게 소개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실 결혼식이 임박해 오며, 이것 저것 챙길 것들이 많아 팜플렛을 만들 여력이 없었다. 그래도 이건 꼭 해야 한다는 생각에 매일 퇴근 후 작업하고, 마지막에는 회사에서 점심시간까지 반납하고 완성하여 겨우 납기를 마칠 수 있었다.


하객들도 물론 좋아했지만 부모님들이 이 팜플렛을 너무 자랑스러워해 주셔서 깜짝 놀랐다 ㅎㅎ 가족들과 친구들에 대한 정성스러운 소개가 마음에 드셨던 것 같다. 가족, 친척, 친구의 순서로 각각 함께 찍은 사진+정성 어린 소개글로 모두를 소개했다. 아무래도 상세 내용은 개인적인 내용이 많아 우리의 짧은 글과, 바람을 적은 두 장표만 공유해 본다.




4. 끝없는 뒤풀이

자택 결혼식으로 식이 종료된 후가 아주 자유로웠다. 간단한 맥주로 시작한 뒤풀이는 바베큐와 위스키를 거쳐 긴 시간 이어졌다.


결혼식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을 꼽으라면 내 친구들과 몽생이 친구들이 함께 어울렸던 이때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나와 몽생이에게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다소 어색할 수 있었던 자리였음에도 MC 역할을 자처해 주었던 까치 언니오빠들 덕에 모두가 행복한 추억을 한 아름 얻어갔다.

친구들의 얼굴을 가리고자,, 바베큐를 제외하고는 모두 모자이크를 해본다 ㅎ

결혼식 준비로 체력을 소진해 막판에 앓아누웠던 몽생이는 하객들 호텔에 가서 한 잔 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할 따름이다 ㅎㅎ



이런 것들은 준비하느라 결혼식 전날 새벽 4시가 다되어 잠자리에 들었다. 새벽 5시에 메이크업샵으로 출발하는 일정이었으니 약 1시간 취침한 것이다 ㅎㅎㅎㅎ 몽생이 지쳐 쓰러질 만도해..


몽생이와 둘이 “내일 신랑신부님 도착 전까지 끝내야 하니 빠르게 마쳐주세요.”라는 농담을 주고받았는데 정말 일꾼의 마음으로 하루 종일 일했다 ㅎㅎ


이제 모두 끝나고 나니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하고 싶은 것들을 모두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ㅎㅎ 두 번은 못하니까^_^


중간중간 웃긴 에피소드들이 정말 많은데.. 글로 쓰니 별로 웃기지가 않아 모두 지웠다 ㅎㅎ 이 에피소드들은 나중에 친구들과 만난 술자리에서 풀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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